[re] 기타를 사려고 하는데요...

by okday posted Mar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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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1년8개월 정도 치셨으면 이제 음감도 잡히셨을테니 기타 고르는데는 별 무리가 없으시겠네요.

저는 기타 레슨 3개월에 벌써 3대나 샀습니다. 기타를 제가 배우기 시작했고 또 아들(초등학교3학년)이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15만원정도의 기타를 고려한다고 말씀하시는 뉘앙스가 제게는 "어쩔 수 없이 싼 기타를 구입해야만 한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제 생각과는 조금 다릅니다.

15만원이 클래식기타를 구입하기에는 매우 작은 금액이라는 생각에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타의 음질 또는 음색을 좌우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타현입니다. 정말 엉터리로 만들어진 기타가 아닌 한은 좋은 현을(적당한 현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 장착한 기타는 좋은 소리가 납니다. 바꾸어 말하면 기타현만 잘 선택하면 기타는 님이 듣고자 하는 음색을 표현해 줍니다. 다만 님이 싸구려 기타라서 좋은 소리가 안 나나보다 하고 생각하는 한 영원히 님은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합니다.

둘째, 고가의 부속품들은 사람의 눈은 즐겁게 해줄지는 모르지만 정작 좋은 소리를 내는 것에는 그리 기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비싼 헤드머신(줄감개)은 그냥 줄을 감는데 잘 작동하고 안하고 여부이지 소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너트(상현주)도 마찬가지이고, 나아가 지판이 에보니-어원은 블랙(검은색)에서 온 것인데 영어로 하니 그럴듯해 보임- 어쩌구 하는 재질도 음질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브릿지가 12홀이니 6홀이니 하는 것도 사실 음질과는 별 관계가 없을 것 같구요.
다만 새들(하현주)은 음색과는 관계가 있다고 사료됩니다.(제가 만난 어느 믿을만한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말씀드립니다)

셋째, 공장 나온 제품이든 수제품이든 소리를 만들어 내는 공명통의 매카니즘은 대개 비슷하리라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것은 기타의 바디(몸통)의 재질이라 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소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분은 기타의 앞판이라고 하며 어떤 분은 스프루스가 좋다, 어떤 분은 시더가 좋다고 하십니다.
국내에서는 스프루스 원목이 좋다는 분들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측면이나 후면도 가급적 합성목보다는 원목이 좋다고들 하십니다.

왜 좋으냐고 물어봤더니 원목은 합판에서 나오는 소리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비싸니까 좋은 거 아니냐는 반문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네에....많이 납니다. 많이 난다고 생각하는 한 절대로 많이 납니다.
많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하나도 안납니다.  


대충 판단이 되시죠?
다만 비싼 기타는 연주하기에 보다 편리하게 되어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물론 좋은 소리가 날 가능성도 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기타에서는 그 차이점을 전문가가 아닌한은 발견하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이런 실험을 해 보면 어떨까요?

(실험1) **연주자는 일반인으로 함**
고급 재질이 아닌 그렇고 그런 기타에, 적당히 비싼듯해 보이는 부속품을 끼워서, 한 1만원이상 가는 기타현 끼워놓구요. 다른 한대는 정말 비싼 재질로 만든 바디에 싸구려 부속품 끼워놓고 줄도 시원찮은 거 감고...연주자보러 쳐보라고 한다면 비싼 기타를 딱 꼬집어 낼까요? 의문입니다.

(실험2)
비슷한 기타에 하나는 기타의 호수를 한 300호쯤 매기고 또 하나는 20호라고 해 놓으면 어떨까요?
이 실험에서 연주자에게 연주하기 전 먼저 기타의 호수를 보여주는 겁니다.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아마도 어떤 기타가 더 좋으냐고 물으면 똑 같다고 대답할까요?


(실험3)
이번에는 녹음만 합니다.
같은 호수의 기타를 초보자와 기타리스트에게 맡깁니다.(같은 제품도 달리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주하는 기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손가락의 힘, 손톱의 길이 등등....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면 최소한 곡목은 달라야겠다.^^)
그리고 녹음된 것을 일반인들에게 들려줍니다. 아니 전문가에게 맡겨도 될 겁니다. 두 기타중 하나는 비싸고 하나는 아니라고 말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실험4)
..........

(실험5)
.......

제가 무슨 의도로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 아시죠?
님이 경제적 여건이 맞지 않아 저가의 기타를 사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해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 거니 조금 비논리적이더라도 이해하세요^^

님! 기타 소리는요 매우 주관적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엉터리 기타가 아닌 한은 기타 연주자의 감성과 실력에 달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15만원이면요...정말 괜찮은 기타를 구입하실 수 있어요. 15만원 정도면 기본적인 부속품은 갖추었을 것이니 충분하고, 다만 기타 구입하셔서 줄은 좀 좋은 걸로 팍 갈아주세요..

중고수제품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25호나 30호 정도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타는 신품도 좋지만 한 2-3년 지나면 소리가 더 좋아진대나 어쨌대나 그러대요^^ 일석이조 아닙니까? 싸게 구입해서 좋고 시간이 지났기에 음질도 향상되었다니 말입니다. 음질이라고 해야 하나 음색이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네요.
또. 현악기는 관악기 등과 달리 중고라고 해도 불결하거나 하지도 않잖아요.

중고악기는요 대충 관리해도 된다는게 장점입니다. 저처럼 아들 친구들이 와서 가지고 장난쳐도...너그러운 척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 300호 정도 했으면 눈을 부라리고...막 야단치고 할 일 없어 좋습니다요..

지금까지 님보다 훨씬 늦게 기타를 시작한 초보자의 허접한 글이었습니다.


>
> 이제 기타를 배운지도 1년 8개월이되어서 고지가 거의 보이는 듯 한데... 이제 목표이든 트레몰로도 레슨받았고, 무엇 보다도 개인 사정상 이제 기타학원을 그만두고 기타를 장만해서 독학을 할까 합니다.
>
> 그런데 비싼 기타를 사기에는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가 않네요. 그래서 15만원정도 하는 것을 사서 쓸까하는데... 크게 불편하거나 문제점이 있지는 않을까요?
>
> 일단 인터넷에서 돌아보고 카와사미 KC-20이나 야마하 C-40을 생각하고 있거든요.
> 어서 돈 벌어서 좋은 기타 사야할텐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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