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연주와 산에 오르기

by 칸타빌레 posted Dec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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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연주(녹음)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가 산 정상에 오르면 거의 항상 어떤 통쾌한 희열(기쁨)을 느끼게 마련인데

그 기쁨에 중독되어 매주 산에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등산 다니는 사람은 산에 가면 항상 하나의 봉우리를 오르게 마련인데 정상을 밟지 않고

도중에 내려오면 어떤 성취감은 없이 걍 오늘 운동 좀 했구나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음악(연주)를 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어떤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서 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것은 하나의 곡을 악보대로 음정 박자틀리지 않고 연주했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똑 같은 악보를 보고 객관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 없게

연주를 해도 어떤 연주자의 녹음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을 일으키게 하고 또 어떤이의

녹음은 아무런 감흥을 일으키지 않기도 한다. 그 이유는 연주녹음은 작곡자에 의한 예술이 아니라

연주자에 의한 예술이기 때문이다. 연주자에게 악보는 하나의 재료에 불과하다. 최종적으로 하나의

녹음 파일을 만들어 내기 까지 필요한 재료들... 악보, 악기, 녹음공간, 녹음장비, 녹음 소프트웨어등의

여러 재료중 주재료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명곡이라도 악기가 허접하다면

혹은 녹음 장비가 허접하다면 감동적인 녹음파일을 얻을 수 없다. 필요한 모든 재료들이 좋아야 함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녹음 작품을 만든는  연주자의 역량에

의해서 녹음의 성공여부는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연주자의 녹음이라도 얼마나 그 곡을 연습하고 또 몇번을 녹음했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예전에 매냐의 유명한 칭구(매냐 최고의 인기)하나가 자신은 녹음 할 때

녹음만 한 백번정도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연습은 비교적 많이 하고 녹음하는 편이지만

언제나 녹음은 한 두번만에 끝내버리는 나로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참 부끄러웠는데 아직도 나는 녹음은

딱 두세번 만에 끝내버린다. 그래서 언제나 녹음이 만족스럽지가 않고 2% 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생각되는데 ...

뭔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냐 하면 ...

내가  처음에 녹음을 등산에 비유를 했는데 많은 칭구들이 하나의 곡을  악보를 이론적

으로 틀리지 않게 연주했다면  자신이 하나의 봉우리를 올라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녹음에서 하나의 봉우리를 올라간다고 함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일으켰는냐? 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

이다. 그것은 같은곡의  반복적인 연습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도 있으나 연주자의 현재의 내공이 약하다면

어려운 곡을 아무리 반복해서 연습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려면 테크닉적으로

쉬운곡을 가지고 녹음을 목적으로 연습을 해야한다.

산에는  해발 500미터의 청계산, 800미터의 북한산 , 2000 미터의 지리산 , 8000 미터의 히말라야등의 여러등급

의 산들이 있듯이 연주곡들에도 정복하기에 필요한 기량에 따라 여러등급이 있다. 그런데 가끔 2000미터의

지리산 정도 등정하면 적당한 기량의 사람들이 8000미터의 히말라야에 도전하는 것과 같이 어려운 곡에 도전하

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실패할 확율이 100 퍼센트이기 때문이

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감동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해발 500미터의 청계산을 올라가도

정상을 밟을 때 감동을 얻을 수 있듯이 아주 쉬운 곡이라도 그 곡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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