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지속되는 전세대란으로 신혼부부들에겐 집 구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전세대란 속에서 과연 국내 미혼남녀는 신혼 집 마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5일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은 국내 미혼남녀 803명(남성 363명, 여성 44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신혼 집 장만'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은 부모와 함께 살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모가 권유할 경우, 부모와 함께 살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혼남녀 43.5%가 '그렇다'에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 43%, 여성 44.1%로 남녀 모두 비슷한 응답률을 보여 결혼 시 집 장만에 대한 부담은 남녀 모두에게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혼 집을 따로 장만할 경우 '신혼 집 마련은 누구의 몫인가'라는 질문에 있어서 는 남녀가 각기 다른 의견 차를 보였다. 남성은 '누가 마련하든 상관없다'가 39.1%로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해 여성의 경우 무려 71%가 '남들 그렇듯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에 응답한 것.
뒤를 이은 답변에서 남성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32.2%)', '남녀 동등하게 마련해야 한다(28.4%)'가, 여성의 경우 '누가 마련하든 상관없다(18%), '남녀 동등하게 마련해야 한다(10.5%)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집 값으로 결혼마저 어려운 요즘 '간소화 할 수 있는 결혼절차'에 대해선 남녀 모두 '예단/예물'을 1위로 손꼽았다. 남성은 '예단/예물(73%)', '웨딩촬영(11.6%)' , '결혼예식(9.1%)', '신혼여행(4.1%)'의 순이었으며, 여성은 '예단/예물(62.7%)', '신혼여행(17.7%)', '웨딩촬영(13.4%)', '결혼예식(1.7%)의 순이었다.
임은주 닥스클럽 매칭팀장은 "결혼 후 부모와 분가해 사는 것이 당연시 되는 요즘, 비록 설문이지만 미혼남녀들의 이러한 의견은 의외의 결과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산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부모를 모신다'는 뜻은 아니다. 또 다른 분가를 위한 준비의 기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신혼부부가 우리나라에서 살 곳을 마련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날로 증가하고 사회진출을 장려하는 여러 법안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여자들은 현모양처가 꿈이다. 이를 지지하는 연구 결과가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 데일리메일은 런던 대학 경제학과 캐서린 박사가 주관한 `여성들의 결혼관`에 대한 연구결과를 9일 보도했다.
18세에서 65세까지 922명의 여성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는 자신보다 더 많은 월급을 버는 배우자를 만나 집에 머물고 싶어한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배우자의 지식수준은 응답자의 62%가 자신과 비슷하길 원했으며, 19%만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난 지식수준의 배우자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상은 1940년대 이후로 뚜렷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49년 이뤄진 연구에서는 20%의 여성들만이 자신보다 뛰어난 지식수준을 가진 배우자를 원했으나 1990년대의 연구에서는 무려 18% 오른 38%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는 여성들의 결혼관이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을 규정하는 고정관념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캐서린 박사는 "집에 머물고 싶어하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여성과 회사에서 돈을 벌어오는 남성의 모습은 당연한 조합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에 반문하는 학자들도 있다.
캠브릿지 대학의 성역할 연구센터 쥬드 브라운 교수는 "아이를 돌보는 여성과 돈 벌어오는 남성과 같은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은 남성의 월급이 한 가족의 생계를 모두 책임질 만큼 넉넉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