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모래님께 보내는 추석선물

by 콩쥐 posted Sep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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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래님의 시를 보며 즐거웠던 추억으로
올 추석에는 감사의 마음에  책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저도 조금있다가 서점에 가서 사려고요....
저자가 온몸에 전기가 통할만한 이름 "김기협"이네요.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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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몇년에 한번 명문을 만나게 되는데
제가 퍼온글이 그런거 같습니다.
도데체 김기협이라는 분은 누구실까요?
이렇게 글 잘쓰는분은 처음봅니다.
정말 오래만에 지식인을 만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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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협의 글에서 조금 길게 인용합니다.

'전통 질서의 형태는 지역과 문명마다 달랐지만 어디서나 공통되는 것은 엘리트 계층의 도덕성이다.
어느 사회에도 무력과 재력과 정보력을 집중적으로 보유한 엘리트 계층이 존재하고,
엘리트 계층은 다른 계층보다 강한 도덕성을 가지고 소속한 사회를 지키는 역할을 맡는다.
도덕성은 질서 구조의 핵심적 요소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가 이 도덕성을 표현하는 주된 통로가 된다.
엘리트 계층이 사회경제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도덕적 실천을 통해 사회 자체를 지키려는 자세가 보수주의다.


한국 사회의 엘리트 계층은 한국 사회 고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박약하다.
보편적 가치인 재물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미국 등 다른 사회에 편입하는 데 대한 저항감이 약하다.
한국 사회의 특성에 대한 애착이 적고, 안보에 대한 의식도 피상적이다.
내부적 안보에 대한 경계심이 약하기 때문에 양극화 등 불안 요소를 걱정하지 않고
고도성장에 집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 식민지인의 의식구조다.
대한민국은 명목상 독립국이지만 엘리트 계층의 의식구조는 독립국가의 정체성에 맞춰져 있지 못한 것이다.


‘국치’의 의미에 대한 인식의 허점도 이 의식구조에서 말미암는 것이다.
왕조의 개폐는 이민족 지배 없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00년 전에 우리 사회가 입은 피해의 본질은 전통의 단절에 있었고,
전통의 단절로 잃어버린 것이 도덕성이었다.
전통과 도덕성에 집착한 사람들을 대거 도태시키고 도덕성이 박약한 집단에게 사회의 주도권을 맡긴 것이
식민 통치의 가장 큰 죄악이었다.


19세기 후반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인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큰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인식의 속도가 상황 변화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망국에 이른 것은 사실이다.
이 실패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하나는 조선 왕조의 국가 기능이 퇴화해 있어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또 하나는 일본의 야욕이 상황을 급박하게 만든 것이었다.


조선 왕조가 망하고 일본이 식민 지배를 펼치게 된 사실은
당시 상황으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볼 측면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망하고 어떤 식의 식민 지배가 펼쳐졌느냐 하는 것이다.
일본은 식민지가 된 조선이 쉽게 독립하지 못하도록 지배를 펼쳤고,
조선의 전통을 말살하는 것이 그 핵심 내용이었다.
조선의 재물을 빼앗아가는 것보다 조선인들을 식민지인의 의식구조에 빠뜨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한국인들, 특히 엘리트 계층 한국인들의 도덕성 수준이 20세기에 들어와 형편없이 떨어진 것은
국가가 망하고 이민족의 악질적 지배를 받은 때문이었다.
그런데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 우리는 엽기적 수준으로 부도덕한 정치-경제 시스템에 빠져 있다.
앞장서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몇몇 사람만 처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능한 진보보다 부패한 보수가 낫다”, “도덕성이야 어쨌든 경제를 살릴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국민의 사고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야욕은 조선 망국의 원인 중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일본의 야욕이 패전으로 좌절되었다고 해서 한국이 독립국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식민지인의 의식구조를 벗어나야 독립국이 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
한국은 아직도 식민지 사회다.
정해진 식민 지배자가 없는데도 미국이든 국제 거대자본이든 상전을 모시고 싶어 하는 식민지 사회다.'
  

출처
http://www.enjoyaudio.com/zbxe/?mid=freeboard&document_srl=278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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