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지 이야기

by 친구 posted May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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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두 사람의 거지가 있었다.
그들은 남달리 불행한 그들의 처지를 한탄하며
유독 그들에게만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지 않은
신의 불공평성에 늘 불만하고 있었다.

신은 그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하여
남들보다 더 많은 좋은 조건을 주기로 했다.
어느 날 신은 그들을 찾아와 말했다.

“ 나는 결코 너희들을 다른 사람보다
  더 불행하게 하려고 한적은 없다.
  그러나 너희들은 지금의 너의 처지를
  내가 내려준 저주처럼 생각하여 나를 원망한다.
  그래 나는 너희들에게 특별히 새로운 기회를 주려고 한다.
  세가지 소원을 말하라.
  무엇이든 그 소원대로 될 것이다.”

그들은 이 엄청난 허락에 당황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더 큰 것을 구하기 위해
당장 소원을 말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할 기회를 요청했다.

그들은 소원을 골똘히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어데선가 구수한 찰떡 냄새가 풍겨왔다.
그 냄새는 침을 삼키게 했다. 그래 무심결에
“저 찰떡 하나 먹어 봤으면.....” 하고 중얼거렸다.
그랬더니 당장 김이 물씬 나는 찰떡 한개가
그들의 앞에 떨어졌다.
벌써 하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아까운 소원
무엇을 바랄 것인가도 아직 정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귀중한 소원이
찰떡 한덩이로 이루어진 것이 너무도 분하여
다른 친구는 악을 썼다.
“그 떡이 내 코에나 붙어 버렸라.”
그러자 어김없이 “철썩”하고
찰떡은 다른 친구의 코에 붙었다.
벌써 두개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소원은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그 소원을 무엇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인가는
설명하지 않아도 빤한 일이다.

그들은 결국 찰떡 하나를 나누어 먹고
그 전처럼 여전히 신세를 한탄하며
구걸하는 거지로 살았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소원에 대해 분명한가.
오늘은 이런 소원, 내일은 저런 소원.....
이렇게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때로 우리는 몹시 억울한 일을 당한다.
그때 우리의 소원은 무엇이겠는가.
때로 우리는 분개한다.
그때 우리의 소원은 무엇이겠는가
만일 우리에게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질 소원이 있다면
그 순간 우리는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그 소원을 말해 버리고 말것이다.

사실로 우리의 역사에는 새 가능의 길이 열려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선조는 그 기회를
가장 시시하게 사용해 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처럼 우리
또한 오늘의 우리에게 허락된 귀한 기회를
단순한 감정의 충족이나, 기분 전환이나
일시의 안일을 위한 하찮은 일에
사용하고 있은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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