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0 12:10
그때를 아십니까? 통금별곡
(*.92.51.167) 조회 수 3955 댓글 7
Commen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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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금위반,
절친한 친구와 모처에서 잔뜩 취해서 나오다가 통금 위반으로 걸렸습니다.
우린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고 내일 즉심에 넘긴다고 들었습니다.
새벽에 친구의 약혼녀가 면회를 왔습니다.
그녀의 부친이 경찰 고위직이라서 즉심 대신 시말서만 쓰고 나왔습니다.
근처 식당으로 가서 해장국을 사주는데 다 먹도록 저의 눈길을 피하더군요.
40여년 지난 지금도 그 친구 집에 초대받으면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합니다.
-
아, 이놈의 호기심.
왜 눈을 맞추지 못하는데요? 혹시? 약혼자보다 너무 잘생기셔서?
아니면 약혼자 술 잔뜩 먹였다고 원한에 차서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건가???
-
염치불구하고 저도... 호기심.
선생님.. 왜요?? -
그녀가 왜 눈을 마주치기를 꺼려 했느냐구요?
얘기 보따리를 조금만 풀어 볼까요?
다 지난 얘기이지만 저의 친구들은 4월 18일날 종로거리를 휩쓸어 419를 일궈낸
민주화의 주역이었지요.
이글을 그분께서 읽으시면 실소를 자아내실 겁니다.
우리가 잘 아는 분이 강원도 어디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드디어
당선이 되었습니다.
거기서 3일간 당선사례를 하고 서울로 돌아오셨습니다.
제 친구도 그 분을 수행하여 함께 상경하였습니다.
그날 밤 우리는 축하주를 진탕 마시고 당시 유명한 충무로 3가의 아스토리아
호텔에 묵었지요.
새벽녘 비몽사몽간에 빵! 빵! 빵! 빵! 총소리가 거리에서 들리는 거예요.
516군사 구테타가 일어난 겁니다.
순간 우리의 야심과 희망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린 그 울분을 술로 달래곤 하였습니다.
요새 것들은 갈만한 곳이 널려있는데다 컴퓨터 등 할 짓도 많아서 이해 못할 겁니다.
매일같이 친구들과 다방에 모여앉아 시국을 토론하고 세상을 한탄하기도 하였고...
저녁나절에 발길 닫는대로 거닐다보면 어김없이 단골술집 앞에 멈추곤 하였지요.
김유신장군의 애마처럼 허름한 신발이 우리를 그리로 인도하는 겁니다.
그뿐 아니지요.
우린 그때도 누구에게 빚지고는 못사는 의리의 사나이였으므로,
다음날 오후에 돈을 추렴하여 외상값을 갚으러 가면 주인 할머니가 고맙다고
서비스로 한잔을 따라 줍니다.
그걸 도화선으로 마시고 또 마시고... 하루가 멀다 하고 그곳을 들락거리게 된겁니다.
나중에는 주인인 함경도 할마이가 저를 어찌어찌 잘 봤는지 하나밖에 없는 손자의
가정교사를 삼더군요.
그 이래 술은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2년간을 허구헌날 취직은 고사하고 밤낮으로 술만 퍼마셔대니 친구 약혼자의
눈에 가시 같았겠지요. 어허허허
직장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던 그 시절 결국 그분의 도움으로 취직도 하게 되었습니다.
-
친구들과 술마시고..당구 치다가 통금에 걸리게 되면 여관방 하나 얻어서 함께 투숙하여 밤새 또 술마시고..
또 숙박계도 꼭 서야 하고..
여관비가 없으면 다음날 아침 한명이 나가서 전당포에 시계잡히고 여관비 내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없던 시절을 보낸것 같네요.!! -
휴 이렇게 힘든나날을 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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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잔뜩 먹고 인천행 전철 막차타고 가다 도중에 소변 마려워서 할 수 없이 내렸다가,
추운 날 돈 한 푼 없이 오도가도 못하던 기억.
비슷한 케이스로 자진해서 파출소 들어갔다가,
라면도 얻어 먹고, 소파에서 잠 잘자고 나온 기억.
그래서 다음 번에 파출소 또 갔다가(다른 파출소)
"여기가 여관인 줄 알아!!"라고 엄청 욕먹고 쫒겨난 일... 등등.
남들처럼 여친이랑 만리장성 쌓기 위한 묘책으로는 한번도 못 써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