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과연 존재하는가?

by gmland posted May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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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과연 존재하는가?


천재는 과연 존재하는가, 문자 그대로의 天才는 진정 존재하는가. 하늘이 준 인재, 천부적/선천적 재능은 과연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천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바로 ‘천재’라고 들었다. 오랫동안 남몰래 학습해온 피눈물 나는 노력이 천재라는 말 한마디로 바뀌는 게 싫어서 그랬을 게다.

모차르트는 과연 천재인가? 베토벤은 과연 천재인가?

당시만 해도, 설령 지금의 음대에 해당하는 음악원이 더러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대부분 양친으로부터, 또는 여러 스승으로부터 가정교육/개인지도를 통해 음악 이론 및 실기를 전수 받았다. 그뿐인가. 그들은 창작을 위해 수많은 열정을 홀로 불태웠다. 연구와 사색을 통해.......

그렇다! 천재라는 수식은 독자, 관객, 청중이 보내는 찬사일 뿐이다. 그 피눈물 나는 노력에 대한 갈채일 뿐이다. 학습과 사색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바로 그 천재들이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내가 여러분보다 많이 아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모른다는 의미일 뿐이며, 그만큼 미지의 세계와 접점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편곡, 작곡이 진정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악이론을 더욱 더 열심히 학습해야 할 것이라 본다. 그건 그것을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그건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일이다. 그건 보다 넓은 미지의 세계와 접촉하는 길이다.

멀리서 보는 숲은 숲일 뿐이다. 길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아니,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가 보자. 빼곡히 들어선 나무 사이로 오솔길이 하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멀리서 보는 숲은 푸를 뿐이다. 하지만 숲속에 들어서 보자. 이젠 온갖 생명과 색채가 만발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멀리서 보는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길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가보자. 이리저리 불거져 나온 바위 사이로도 좁디좁은 자취가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높이 올라가보자. 발 딛고 서있던 곳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딴 세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자. 정상에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 한결 더 할 것이다. 더 멀리 보기 위함이리라.......

혹시 다른 방법은 없는가. 좀 더 재미있고 편안한 방법은 없는가?

있다! 그러나 그건 평생이 걸리는 일이다. 경험론적 독학과 같다. 연주경험을 통해 그것을 깨우치는 방법은 훨씬 더 오래 걸리고, 훨씬 더 어려우며, 훨씬 더 가혹하다. 그것마저도 이론적 기반이 있다면 차라리 간단하다. 수많은 연주자 중에서 이론적 토대 없이 작곡만으로 알려진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오로지 작품 그 자체만으로써 알려진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그들은 과연 전혀 이론적 기초가 없는 것일까? 하다못해 화음론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진 않았을까? 설사 순전히 연주경험만을 토대로 했다 하더라도 대중적 인기와 작품에 대한 평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정통 음악사와 대중 음악사는 또 다르다.

게다가 곧 한계가 엄습해온다. 한 사람의 연주경험이 어찌 수많은 음악사적 대가들의 집대성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양적/질적인 문제는 또 어찌할 것인가. 그게 만일 클래식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백층 건물은 단순히 백 개의 단층집을 합쳐놓은 것이 아니다. 그 설계는 아마도 그 제곱, 세제곱에 비례할 것이다. 단층일 때는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내진, 강풍, 화재, 대피 등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할 것이며, 본연의 기능, 기초, 디자인 등도 차원이 달라지고 만다. 30분짜리 클래식 설계가 단지 3분짜리 소품 10개에 비견될 것인가? 60분짜리 클래식 설계가 단지 3분짜리 소품 20개에 비견될 것인가? 3분짜리 소품이라 해서 그게 그건가?

단층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고층도 얼마든지 아름답다. 그렇지만 단층도 단층 나름이고, 고층도 고층 나름이며, 그 사이에는 또 평가와 우열이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음이 현실이기도 하다.

진정 편곡, 작곡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음악이론을 더욱 더 열심히 학습하자.

천재라는 말은 게으른 자들의 반어법적 변명일 뿐.......

부지런하다면 누구든지 천재가 될 수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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