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기타를 배우는 홍병장님이 계시다. 선임인데, 너무도 착하고 고운 마음씨를 가진 분. 세상에 천사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아마 홍병장님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홍병장님은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부르시던 "개똥벌래"가 치고 싶다고 하셔서, 저저번달부터 나에게 기타를 배우는 중인데, 마침 기타가 한대 더 필요하던차에 엊그저께 자당께서 생전에 치셨던 악기를 부대로 가져 오셨다.
갈색 기타주머니에 넣어 들고 온 악기를 꺼내보니 20년도 더된 엄태흥씨가 제작한 수제 기타였다. 앞판은 시더, 측후판은 하카란다 합판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방치 되어 있었는데 나무가 갈라지지도, 넥이 휘지도 않았다. 뜻밖에도 명공이 공들여 만든 악기 였던 것이다.
세월이 오래되어 검은색으로 변한 줄을 퉁겨 보니 소리 또한 예사롭지 않다. 나직하고 차분하게 깔리는 저음, 따스하고 예쁜 고음이 훌륭했다. 요즘에 합판으로 만든 악기들은 억세기만 하고 이렇게 깊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
찬찬히 조율을 하고 카바티나, 알함브라를 연주해 보았는데, 연주를 하면 할 수록 손에서 놓고싶지가 않았다. 이런 느낌을 주는 기타를 만난건 정말 오랜만이다. 단 10분을 연주 했는데 마치 오랫동안 치던 기타처럼 편하고 정이 갔다.
세월의 흔적이 켜켜히 묻어있는 이 기타를 찬찬히 들여다 보며, 전 주인은 과연 어떤 분이었을까 생각해 봤다. 아마도 이 기타처럼 따스하고 정감있는 분이었을 것이다. 악기는 주인을 닮아 가니까.
오랫동안 치지 않은 기타라 이곳저곳 손볼곳도 좀 있고, 소리도 아직은 좀 먹먹한데가 있다. 내가 몇달 가지고 있으면서 줄도 갈고, 새들도 새걸로 바꾸고, 연주도 해 주면 본래 소리를 찾을 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우리 홍병장님이 그 기타로 개똥벌래를 연주하게 해 드려야지. 하늘나라의 어머니도 들으실 수 있게....
홍병장님은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부르시던 "개똥벌래"가 치고 싶다고 하셔서, 저저번달부터 나에게 기타를 배우는 중인데, 마침 기타가 한대 더 필요하던차에 엊그저께 자당께서 생전에 치셨던 악기를 부대로 가져 오셨다.
갈색 기타주머니에 넣어 들고 온 악기를 꺼내보니 20년도 더된 엄태흥씨가 제작한 수제 기타였다. 앞판은 시더, 측후판은 하카란다 합판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방치 되어 있었는데 나무가 갈라지지도, 넥이 휘지도 않았다. 뜻밖에도 명공이 공들여 만든 악기 였던 것이다.
세월이 오래되어 검은색으로 변한 줄을 퉁겨 보니 소리 또한 예사롭지 않다. 나직하고 차분하게 깔리는 저음, 따스하고 예쁜 고음이 훌륭했다. 요즘에 합판으로 만든 악기들은 억세기만 하고 이렇게 깊은 소리를 내지 못한다.
찬찬히 조율을 하고 카바티나, 알함브라를 연주해 보았는데, 연주를 하면 할 수록 손에서 놓고싶지가 않았다. 이런 느낌을 주는 기타를 만난건 정말 오랜만이다. 단 10분을 연주 했는데 마치 오랫동안 치던 기타처럼 편하고 정이 갔다.
세월의 흔적이 켜켜히 묻어있는 이 기타를 찬찬히 들여다 보며, 전 주인은 과연 어떤 분이었을까 생각해 봤다. 아마도 이 기타처럼 따스하고 정감있는 분이었을 것이다. 악기는 주인을 닮아 가니까.
오랫동안 치지 않은 기타라 이곳저곳 손볼곳도 좀 있고, 소리도 아직은 좀 먹먹한데가 있다. 내가 몇달 가지고 있으면서 줄도 갈고, 새들도 새걸로 바꾸고, 연주도 해 주면 본래 소리를 찾을 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우리 홍병장님이 그 기타로 개똥벌래를 연주하게 해 드려야지. 하늘나라의 어머니도 들으실 수 있게....
Comment '7'
-
아직 군에 다니셧구나.....어쩐지 만나기가..
-
넹.. 내년 3월에 제대랍니다 -_- v
-
7개월, 200여 일 정도 남으셨네요, 휴, 제가 신병일 때 제대 100일도 안 남은 못된 고참이 매일 아침마다 "000 병장님, 이제 제대 00일 남으셨습니다!"를 보고하라고 해서 가슴 저민 기억이 새롭네요...
남은 군생활, 몸 건강히 잘 마치시길... -
아~ 참 좋은 글이다....^^
-
기타라는 악기는 품에 품고서 직접 손끝으로 튕기는 악기라 그 어떤 악기보다도 친밀감을 가지게 되고 자주 의인화 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애인에 비유하시는 남자분들도 많고... 그래서 웬지 그 악기를 지녔던 사람의 혼이 스며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 같네요. 기타도 가르쳐 드리고 어머니가 치던 기타를 잘 손질해서 소장하게 해드린다면 차칸 홍병장님이 아주 좋아하시겠군요. 훈훈한 스토리... ^^;;;;
-
좋은글. "샘터" 같은 잡지에 투고해 보세요.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한 예감이..
-
글을 읽고나니...
가슴속이 싸~리 한것이 마치 속세의 더러운 것들이 깨끗이 씻어진 듯한 기분이 드네요..
-
말
Date2010.07.14 By친구 Views3666 -
프로그래머의 주기도문
Date2003.08.06 By신동훈=eveNam Views3667 -
대통령 "촛불배후는 주사파와 한총련"
Date2008.06.07 By과객5년차 Views3667 -
대구는 지금 페르시아유물전이 한창......3.
Date2008.10.26 By콩쥐 Views3667 -
自家撞着(자가당착)
Date2009.06.02 By磨者 Views3667 -
테니스는 어떠세요?
Date2001.04.19 By셰인 Views3668 -
아~~ 하늘이 무너집니다.
Date2004.02.14 Bypepe Views3668 -
술 산 드 라 !!!!
Date2005.07.07 By뽀로꾸기타 Views3668 -
질문이 있읍니다
Date2008.10.08 By노내임 Views3668 -
살아있는 전설 허본좌님의 call me
Date2009.08.17 By앨리스 Views3668 -
한국인들 대거 독일로 망명...일주일에 150만명.
Date2014.10.12 By콩쥐 Views3669 -
[re] 남의일같지 않네요...
Date2003.06.03 By차차 Views3669 -
대세는 트롯팝
Date2009.05.02 By구름에달 Views3669 -
[re] 토론..
Date2003.07.31 By........ Views3670 -
그림자 예술입니다...
Date2003.10.05 Byseneka Views3670 -
대화명 특허냈습니다.
Date2004.04.28 ByQ(-_-Q) Views3670 -
립싱크? (19금!!)
Date2004.05.24 By옥모군 Views3670 -
그래도 미국을 선진국이라 평하는데
Date2008.05.03 By양식 물고기 Views3670 -
해도 너무해!
Date2008.10.19 By루팡 Views3670 -
배모씨님 러시아로 출국...
Date2008.12.26 By콩쥐 Views3671 -
이곡 제목이?
Date2009.11.25 By훈 Views3671 -
단일화?
Date2010.07.26 By11 Views3671 -
말
Date2010.08.02 By친구 Views3671 -
일루미나티에게 선전포고하는 트럼프 장면
Date2016.11.10 By트럼프맨 Views3673 -
"지구를지켜라"..........일요일밤12시 sbs텔레비젼에서도 한데여...
Date2004.03.13 By수 Views3674 -
저녁하늘님, 오모씨님... 그 음반의 표지들 이미지로 스캔 뜬거에요.
Date2004.03.27 By옥용수 Views3674 -
야단법석
Date2010.03.23 By콩쥐 Views3674 -
그냥요...영화 Contact를 보면...
Date2003.07.24 By세곱이야 Views3675 -
[re] [펌] 웃기는 수수께끼 2...^^....
Date2004.04.11 By각시탈 Views3675 -
OECD "한국 식품물가 상승률 최고수준"
Date2009.07.01 By궁금이 Views3675 -
또 다른 문제~
Date2003.09.18 By석재 Views3676 -
사생활공개....내방
Date2006.11.19 By콩쥐 Views3676 -
pd 수첩 반박문 1
Date2008.06.17 By퍼옴 Views3676 -
자랑스러운 우리 대통령.
Date2010.03.17 By쏠레아 Views3676 -
조선총독부 최후의 25일
Date2015.08.15 By총독부 Views3676 -
저 또 다녀왔습니다 동영상 꼭보세요
Date2008.06.02 By봉봉 Views3677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Date2008.06.15 By웃겨 Views3677 -
슈베르트 콜렉션
Date2009.05.17 Bycho kuk kon Views3677 -
벙어리컴.......
Date2003.09.18 By무사시 Views3678 -
멋진 대한민국~!
Date2006.06.24 By혁 Views3678 -
대한민국은 친GMO 국가
Date2014.07.24 ByGMO Views3678 -
누구일까요?
Date2004.02.22 By조모씨 Views3679 -
제가 이사가서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바뀌었어요...(개인적인글입니다.)
Date2004.07.14 By수 Views3679 -
[김대중 대통령] 하지 못한 추도사를 대신하여
Date2009.07.06 By하울 Views3679 -
가을엔....
Date2009.10.10 By앨리스 Views3679 -
아파트 사시는분들
Date2015.09.11 By삶 Views3679 -
감정과잉 ^^
Date2008.05.27 By훈 Views3680 -
생각해보니...
Date2009.11.15 By콩쥐 Views3680 -
조희연 교육감 인터뷰
Date2014.06.13 By교육 Views3680 -
쇼로 연주
Date2004.12.19 By수 Views368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