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를 그리워하는 끊어지지 않는 헌화- 화환과 꽃다발

by 아리랑 posted Jan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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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존경하는 인물들 중에 외국인으로는 청나라 순치제(順治帝)를 꼽는다.
그는 만주 여진 야만족을 이끌고 그 할아비와 아비가 못한 만리장성 격파와 중원재패에 성공하여 대륙(북부)의 주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문물과 제도를 정비하여 세계 최강의 통일국가를 만들었다.
그런 그가 환갑이 넘자 미련없이 황제 자리를 물려 주고는 스스로 삭발하여 승려복을 입고 수도인으로 입산하였다.그가 입산하며 남긴 시 귀절에 멋있는 내용이 있다.

百年世事 三更夢 萬里江山 一局碁
백년의 세상살이는 한밤의 꿈과 같고
수만리에 펼친 역사는 한판의 바둑이었다.

내가 그를 더욱 존경하는 점에서는 인간세의 "꿈을 이룬데다 그 꿈에서 깨어나는 두가지"를 다 해내었기 때문이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레리우스는 위대한 철인 황제였으나 로마황실의 전통을 깨고 친자식에게 제위를 물려주어 로마멸망의 제일원인을 제공한 사람이었다. 그때까지 로마황제는 로마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양자로 만든 후 제위를 물려주어 국가가 번창일로에 있었다. 동양의 영웅이 서양의 영웅보다 더 위대한 점이 바로 이런 비교에서 찾아 볼수 있다.

국내적으로 현시대에 존경하는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과 그를 견제한 정강 장군이다. 일찌기 좌익적 사상을 가진 박정희였으나 그는 호지명. 주은래 처럼 부패하지 않았기에 통치권을 장악할수 있었고 수재들이 가는 사범학교, 사관학교 둘을 거치며 독서광으로 공부했기에 짧은 시간내에 경제성장을 선도할 수 있었다.
그의 경제개발계획도 자유당시절 신현확 총리가 만든것이였음으로 전부 박정희가 성공시켰다고 볼수 없어나 그가 아니고 부패한 정치꾼 귀족(투사)들이 과연 해낼수 있었을까?

박정희는 소위때 부터 소장으로 제대하는 그날까지 이사갈 때마다 책과 옷가지만 챙기고 나머지 세간살이는 후임자에게 모두 주고 갔다. 나는 화분과 신발장까지 갖고 이사를 다녔다. 내가 죽을 때까지 그의 스케일을 따를수 없는 점이 여기에 있다. 박정희는 이나라의 경제도 그렇게 물려주고 떠났다.

그의 유고시 우리나라 외채는 1억불, 농가부채는 1조원에 불과했다. 도전하는 딸이라고 결혼식때도 청와대도 단 한번도 찾지 않았던 그의 장인에게 육여사는 모범인생으로 답신하고 본때를 보여 주었다. 지방 토호 알부자인 아비에게 어떻게 사는 게 바른 인생이냐고 저항했던 여걸이었다.

5.16 혁명당시 박정희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정강 장군이었다. 그는 이북이 고향이고 공산당을 쳐부는 데 앞장서겠다며 일선 사단장을 지망하였고 유사시에는 누구 보다도 앞장서는 군대를 만들겠다는 포부에 따라 그는 정말 뛰어난 전술과 교육 훈련으로 국내 전투력 최강의 부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에게 악취미가 있다면 구덩이에 뚜꺼비와 뱀. 고양이와 개, 오소리와 개 등 을 넣고는 그들의 싸움을 보며 전술의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었다. 5.16 혁명 소식을 듣자 즉각 군단장에게 진압명령만 내리면 당장 제압시키겠으니 명령을 달라고 했지만 대기상태에서 명령은 오지 않았고 이어 체포되어 구속되었다.
몇달간의 옥고를 치른 후  그는 술로 나머지 삶을 살아 갔다. 나중에 그의 죽음을 안 박정희는 참좋은 친구를 놓쳤다며 뒤늦게 후회하고 그 가족을 돌보도록 했다고 한다.

국립묘지에 있는 정강의 무덤은 공교롭게 박정희와 마주보는 위치에 있다. 박정희 묘소에는 소형, 대형 화환이 있을 때가 많으나 정강의 묘소에는 오직 생화 한묶음이 일년 내내 꽂혀 있다. 젊은 시절 부터 그를 사랑한 여배우가 일주일에 한번씩 와서 꽃을 갈아 주었는 데 나이들어 병이 생겨서는 사람을 시켜서 계속 꽃을 갈아 주었다.

한결 풀린 날씨에 나뭇가지에 다시 움이 터는 것을 보니 세월이 무심해도 박정희의 웅지가 부럽고 정강의 여복이 부럽다.

    *  오래 전에 동창 홈에 올린 글인데 박정희의 다른 이면을 알려드리기 위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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