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이사회 회의록에 나타난 실태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시이사회장.

공단 측이 성희롱을 당하거나 자녀를 입양한 직원에게 각각 7일의 휴가를 주도록 하는 안건을 내놓자 일순간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김영배(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사외이사는 “이미 1년에 쉬는 날이 150여 일이나 되는 상황에서 민간에서 대부분 금지하고 있는 ‘목적 휴가’의 신설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면 퇴장하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발상에 대해 “민간 기업이라면 기자회견감”이라고 분개했다.

이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공단 측은 일단 안건 처리를 보류했으나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28일 이사회에서 자녀 입양에 따른 휴가는 접어 두고 성희롱 휴가는 일수를 줄여 5일간의 휴가를 준다는 안건을 결국 통과시켰다. 일부 공기업 등 공공기관들이 이처럼 이사회의 비판과 제지도 무시한 채 각종 명목을 붙여 휴가 등 후생복지를 남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방만한 경영의 뒷감당은 국민의 혈세(血稅)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관련 법 개정 등 특단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사회봉사하려고 휴가 간다

기획예산처가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통해 밝힌 ‘공공기관들의 2006년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많은 기관이 이사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간기업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방만한 경영을 해 왔다.

특히 일부 기관의 기관장과 감사는 정부 여당에서 흘러 들어온 ‘낙하산 인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해당 기관의 경영혁신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5·31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로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공단으로 자리를 옮긴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다.

지난해 8월 근로복지공단 이사회에서는 공단 측이 창립기념일 대체휴가 1일, 사회봉사의 날 대체휴가 1일, 태아검진휴가 8시간을 추가로 인사복무규정에 반영시키려다 이사진의 제지를 받았다.

당연직 이사를 대신해 이사회에 참석한 김재훈 예산처 노동여성재정과장은 사회봉사의 날 대체휴가와 관련해 “유급(有給) 휴가를 주는 것이 과연 사회봉사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사회봉사 휴가는 윤리경영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단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키지는 않았지만 현재 단체협약을 개정해 이들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 공단의 감사는 노무현 대통령인수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이다.

○ 배우자 외할머니 사망에도 위로금 200만 원

일부 기관은 다년(多年) 휴직제 신설을 남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30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이사회에서는 직원의 배우자가 외국에서 근무하거나 유학하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최대 4년까지 휴직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규정 개정안이 논란이 됐다.

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 실장을 지낸 온기운 사외이사는 “4년씩 휴직을 허가하면 조직운영이 느슨해질 우려가 있을 텐데 다른 회사의 사례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몇몇 공기업은 5년까지도 휴직을 허용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공사 측은 이와 관련해 22일 “4년간의 휴직기간에는 급여는 물론 복리후생 혜택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공사의 감사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외협력특보를 지낸 장남진 씨다.

지난해 6월 한국철도공사의 이사회에서는 직원 배우자의 외조부모 사망 시에도 기본급(평균 200만 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김동건 사외이사는 “민간기업들은 부모가 사망해도 30만 원 안팎을 지급하는 데 그친다”며 비판했고, 공사 측은 이를 받아들여 배우자의 모계(母系) 조부모부터는 사망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후생복지 규정을 수정했다. 이 공사의 사장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철 전 의원이다.

○ 부족한 돈은 채권 찍어내 충당

지난해 9월 지역난방공사 이사회에서는 과도한 상여금 지급이 문제가 됐다.

최종연 사외이사는 “성과등급이 최하위인 11등급 직원에게도 기본급의 330%를 상여금으로 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성과상여금은 보수의 성격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예산처가 상여금 지급 상한을 기본급의 200% 이하로 낮추라고 하기 전 난방공사는 기본급의 500% 안팎을 상여금으로 지급해 와 한꺼번에 조정하기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 이사회에서는 채권 남발을 통한 재원 조달이 지적됐다.

당시 김병도 사외이사는 “2006년에 쓰겠다는 4조8939억 원 중 28.4%인 1조3917억 원을 채권으로 조달하겠다고 하는데 원리금 상환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사립학교 교직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강원 설악산 오색호텔 등에 대한 무리한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이 비판 대상이 됐다. 이 호텔 부지의 감정가격은 2003년 평당 93만 원에서 지난해 5월 현재 83만 원으로 떨어졌다. 공단은 이 호텔에 매년 2억 원 이상의 유지비를 쏟아 붓고 있다.

배국환 예산처 공공혁신본부장은 “지금까지 공공기관의 이사회는 허울뿐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4월부터 시행되면 이사회 지적이 실제로 공공기관 운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38 [펌] 남자가 차는 이유vs여자가 차는 이유 5 토토 2006.02.25 4091
6337 [펌] 내 생애의 엽기브랜드들.. 2 궁금이 2003.12.28 7058
6336 [펌]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이름을 가진 성당들 8 오덕구 2010.08.19 6002
6335 [펌] 미녀-추남 커플 갈수록 늘어난다 "왜?" 11 =_=; 2006.04.22 5396
6334 [펌] 방귀 많이끼면 팬티에 구멍이 잘나나요? ㅋㅋ 오모씨 2005.02.01 10513
6333 [펌] 아~~~앆~~~~~~~~~~~~~~~~~~~!!!!!! 2 바실리스크 2009.06.23 5493
6332 [펌]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3 그놈참 2004.03.18 6101
6331 [펌] 어제 축구 경기 후 이란 현지 반응이랍니다. 14 jazzman 2005.10.13 4465
6330 [펌] 우주인이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 7 일랴나 2003.09.12 4234
6329 [펌] 웃기는 수수께끼...^^.... 3 pepe 2004.04.10 4687
6328 [펌] 있다 없다 문제. 29 석재 2003.09.17 5307
6327 [펌] 초딩들 답안지. 4 오모씨 2004.11.28 4249
6326 [펌]간식먹다가 좌절의 순간들... 6 file 토토 2005.05.20 3428
6325 [펌]메신져 연가 6 독학맨 2005.04.20 2814
6324 [펌]미국 쇠고기 수입업체는 왜 1년도 지난 지금, 연예인 발언에 소송을 걸었을까요? 1 초심 2009.08.20 4574
6323 [펌]어린왕자와 나의 신경전, 그 전반부 4 토토 2003.09.24 3935
6322 [펌]여러분의 성향 테스트..-잘맞아요~ 5 석재 2003.09.12 4087
6321 [펌]우리나라 사람들의 단합심.... 3 그놈참 2004.02.12 4027
6320 [펌]월드컵 G조에서 제일 먼저 탈락할 국가...... 2 file =_= 2005.12.15 3006
6319 [펌]충격!!!!!!....뉴라이트 국민세금 받아 운영!!! 5 file 2008.06.12 3883
6318 [펌]커피매니아 분류법 5 토토 2006.02.20 3746
6317 [펌]투명 바탕화면 인기.. 4 토토 2005.03.30 3650
6316 [펌]투표 하러갔다가 들은 할머니들의 대화... 10 트라제 2010.06.02 4201
6315 [펌]헤이즐넛 커피의 진실..... 18 토토 2006.02.04 4190
6314 [펌글] 각국의 의료보험 제도와 한국 비교 1 ... 2008.08.30 5106
6313 [펌글] 저는 이런 강아지를 원한게 아니었습니다. 2 오모씨 2004.07.18 5083
6312 [펌글]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나가야 할 때 2 2008.06.02 4369
6311 [프로아트에게 고한다]디용 다시 초청해주세요 2 file 매냐일보 2004.03.29 4014
6310 [플래쉬]하늘을 날아보세요! 2 토토 2005.11.17 5992
6309 [플레쉬겜]박주영 키우기 2 토토 2005.11.18 5595
6308 [피겨]할렐루야...... 2 file BACH2138 2010.07.18 4920
6307 [필독 18금] 당신은 아십니까? 4 금모래 2010.05.20 4858
6306 [한마디]1. 안녕하세요! 2 citara 2004.10.22 6332
6305 [한마디]2. 아주 이쁘시군요! 2 citara 2004.10.24 5327
6304 [한의학 및 양의학]에 대한 생각 13 gmland 2009.06.18 4357
6303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하여] 부부 애정계좌 확인하라 상담사 2003.10.18 4284
6302 [현대음악] 히나스테라의 현악4중주 2번 1악장 3 이승현 2009.12.14 3964
6301 ^^ 드디어 시작이군요. 1 금모래 2011.11.18 4054
6300 ^^ 세고비아 이렇게 보니까 정겹네요.. 1 file 뉴에라 2008.03.25 2855
6299 `광우병 소`로 번역한 적 없다 3 실수아니다 2008.06.25 3544
6298 ‘파리학과’ 박사의 비애 2 2009.03.26 5105
» “국민세금 물쓰듯…” 최하평가 직원에 330% 성과급 대체로 2007.01.24 2943
6296 “미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 뜻 있었다” 1 괴담아니네! 2008.05.29 3842
6295 “한·미, 신의주 중국 떼주고 통일 추진” 폭로 파문 file 꽁생원 2010.12.01 4101
6294 ┏(^^)┛┏(^^)┛┏(^^)┛┏(^^)┛┏(^^)┛┏(^^)┛┏(^^)┛┏(^^)┛┏(^^)┛ 뒹굴뒹굴 2008.09.28 3605
6293 └ 열받아서 이거 샀어요. 크하하하~~ 9 file 오모씨 2004.05.18 4129
6292 └ 제가 찍은거 ㅋㅋ 계기판 3 file 오모씨 2004.05.18 4289
6291 └ 제가 찍은거 ㅋㅋ 측후모습 2 file 오모씨 2004.05.18 4574
6290 ▶◀노무현대통령 서거 음모론? (이런주장도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4 하울 2009.05.26 4728
6289 ▶근조◀ 뉴스속보 45 file 섬소년 2009.05.23 5445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