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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6.11.24 06:18

사랑할만한 사람 11

(*.54.70.195) 조회 수 3061 댓글 1
사실 그 때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할 필요는 없었어. 내가 막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지금 시간이 몇시인줄 아냐고 화내었었지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막히는듯 아파와요

이유를.. 글쎄 이야기해주면 더 맘 아플지도 모르는데

해줘요, 이야기해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하고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랬어

...

사실 반가웠어, 한동안 너가 연락이 없었잖아, 근데 알잖아, 누나가 먼저 연락 안하는거

그랬죠, 누나가 먼저 전화한 적은 거의 없어요

응 나는 내가 먼저 연락하면 안된다고 뭐 이유는 없지만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거든

...

그 때 시간이 늦었긴 했지만, 나는 내가 너무나 죽을만치나 사랑하는 사람하고 함께 있었어. 그래서 반가웠지만, 그것보다는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중요했고, 소중해서 너한테 그렇게나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그 사람은 그런 전화로 충분히 맘상할 수 있는 사람인걸 내가 알고 있었어. 그렇게 해서 너를 잃더라도, 나는 그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어.

...

...

그럼, 앞으로

...

내가 만약 전화했는데, 누나가 화를 내면.. 그렇게 알면 되나요..

...하, 바보구나.

그냥 그렇게 알게요..

바보야, 누나가 이제 좋은 사람이 생기면, 이젠 너에게 먼저 이야기를 해줄게.. 그렇게, 다른 무엇을 위해 너에게 마구 상처주는 일은 하지 않을게. 알겠지, 너도 나를 축하해주면 되고, 그렇지? 꼭 이야기해줄테니 그런 일은 이제 없을거야.

그래요..









나는 사실 알고 있었어요. 다른 무엇을 위해 너에게 마구 상처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서도, 좋은 사람 생기면 축하해줘라는 그 말 자체가 또 이 아이의 맘을 헝크러지게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운전을 하면서 흘낏 옆으로 보았어요. 앞을 똑바로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래요 라고 대답을 했어요. 나는 이렇게 선을 그었다고 생각했어요. 절대 너랑 나는 될 수가 없다고, 나는 마치 선생님이 애를 가르치듯, 그렇지? 라고 확인까지 하고 반복해서 메세지를 전달했어요. 강아지 같은 그 애 검은 눈에 물기가 약간 비쳤어요.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파왔어요, 스물두살의 아이는 역시 스물두살 때의 나와 너무나 닮았어요. 울음을 삼키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원한대로 잡지도 못했던 바보같이 그래요 같은 대답이나 했던 그 때의 나와. 그리고 내가 이렇게나 착한 아이에게 모질게 굴면서까지 그렇게나 사랑했던 그 사람이 지금은 없다는 사실도, 참, 모든게 너무나 슬펐어요, 그냥 그렇게 알게요 라는 그 아이의 말, 나도 이 아이를 이렇게 좋아하지만, 그건 왠지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아끼는 감정이라는 거, 그리고 그냥 아끼는 감정이어야만한다는 걸 내가 이미 안다는 사실도.



- 너무 오랫만에 이 씨리즈 올려봅니다.. 하이틴 만화 분위기죠? 아하하 동방을 좋아하는 으니는 정신연령이 십대이기를 고수!!


* 정신연령에 대한 실태조사

학생 : (질문한다) 그러니까요, 3번이 답인건 확실한데, 5번도 이렇게 생각하면 답이 되잖아요.. #(%ㅕ&(!@

으니 : 아, 원래 사회가 총체성이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다 답이 되어버리죠, 그런데, 사실 수능은 십대가 푸는 거거든요. 본인이 대학생활했고 한 경험이 있어서 사탐과목이 더 잘될 수도 있지만, 수능은, 사회경험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것도, 1년 재수생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예요, 해마다 몇십만명의 수능을 처음치는 고3을 대상으로 한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주제는 반복해서 시험에 나오는거죠. 그러니까 정신연령을 고3에게 맞춰요. 그래야 답을 맞힐 수 있답니다.

학생 : 그러네요.. 너무 깊이 생각하면 오히려 틀릴 거 같아요

으니 : 그렇죠? ㅋ 내가 몇년 째 이 일을 하다보니, 나도 정신연령이 고3에 고정되어 있는 거 같아요.. 하하하

학생 : -_-;; 선생님은 초딩이잖아요

으니 : -_-;;;

학생 : 동방 좋아하시잖아요.

으니 : 아하하;;;;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

학생 : 아하하하하;;;;;;


(그녀는 장수생, 나보다 한살이 어린데 재수학원에서 만나서 나를 선생님이라 부를 수 밖에 없는 운명)





















    
Comment '1'
  • 좋은날 2006.11.26 10:15 (*.147.224.244)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뜬금없지만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이 뇌리에 박힌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기타 사이트이긴 하지만,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인지라...계속해서 글을 쓰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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