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4 04:02
올겨울엔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149.24.100) 조회 수 6551 댓글 3
눈이 정말 많이 왔으면 좋겠어. 첫눈이 싱겁게 내려서도 안돼, 이제나 저제나 눈이 와줄까 하고 있다가, 꾸무럭한 회색하늘 한가득 갑자기 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어.
눈이 오기 직전의 하늘은 정말 맘에 들어, 사실 더 좋아하는건 비오기 직전의 하늘이지만, 눈이 오기 직전의 하늘은 가장 가까이 있게 느껴지거든. 구름들은 묵직하게 가라앉고 엄청나게 두꺼워보이지. 그런 구름들이 계속 연이어 하늘을 덮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하늘이 가장 가까이 있게 되는거야. 손을 뻗어보면 만져질것처럼, 아마 일년 중 가장 하늘이 가까운 건 큰 눈이 내리기 전 날일거야.
그래서 나는 눈이 오면 일단은 창문을 열고 봐야겠어. 얼른 뛰어나가고 싶지만, 조금은 아껴야만 하잖아. 사랑하는 사람 생각나서 자꾸 전화하고 싶어도 조금만 있다가 하자 또 조금만 있다가 하자 하는 것처럼 얼른 나가서 뒹굴고 싶은 마음도 억눌러야해. 그리고 한참 본 후에 창문을 열고 공기를 마셔보는거야. 눈 오는 날의 공기는 맛이 다른 것 같아. 가슴가득 크게 들이마시면 꼭 뭔가 먹은 것처럼 든든한 그런 공기야. 그리구선 손가락을 내밀어 보고 손바닥도 내밀어 보고 그리고서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뛰어나가야지.
금새 눈이 쌓이기 시작해서 아무도 밟지 않은 뽀얀 곳은 가만히 보기만 하고, 조심조심 걸어야지. 방금 내린 눈은 뽀드득 소리가 안나구 포근포근 가라앉거든. 사실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은 늘 있지만 용기가 안나. 신발로 걸어도 충분히 포근하니까 그냥 생각만 하자. 만약 정말 눈이 많이 내린다면 우산을 쓰는 것도 재미있어. 장마철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다가 몸을 굽히면 빗물이 앞으로 촤르륵 쏟아지잖아, 글쎄, 우산이 둥그렇게 생겼는데두 빗물들이 거기 고여있는거야. 눈이 많이 올 때 우산을 쓰면.. 우산이 점점 무거워지지롱. 것도 알게모르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리구 하룻밤을 자구 다음날 눈 쌓인 곳에 가서는.. 뽀드득 소리를 즐겨야지. 뽀드득뽀드득 눈이 조금 얼었다가 가라앉는 소리야. 어린아기들 오동통한 팔을 만져보면 얼마나 속이 꽉 찼는지 뽀드득 소리가 날 것 같잖아. 뽀득뽀득 뽀드득 하면서 한참을 걸어다녀야지. 그리고 눈 온 다음날은 또 햇살이 굉장히 밝잖아. 한겨울이지만 썬그라스를 써도 좋아. 완전 재미있어. 내린지 하루지난 눈은 잘 뭉쳐지진 않지만 뭉치는데 성공만 하면 완전 아파. 거의 얼음덩어리가 되거든..
그렇게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녹는 모습이 조금은 맘에 걸리지만.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 하지만 너무 많이 와서 지붕 무너지구 하면 안되는데. 그래도 많이 왔으면 좋겠어. 눈이 와서.. 내가 좋아하는 국도의 양 옆 비탈이 하얀 빙벽으로 깜짝변신한 것도 보고싶고, 눈이 많이와서 강물 위에 눈이 거짓말처럼 쌓이는것도 보고싶고. 또 눈이 많이 쌓인 곳에 햇빛이 강렬하게 비춰서 어이없게도 눈이 조금씩 날아가면서 땅이 드러나는 것도 보고싶고..
언젠가 그랬지, 나이가 들면, 눈이 오면 거추장스럽게 생각될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눈 오는 것, 기다리잖아. 아직 나이든다는 건 죽을 때까지도 먼 일이야, 눈을 기다리는 맘이 있다면야. 난 호호할머니가 되어서도 강아지처럼 뛰어다닐래.
- 겨울이 제일 행복했던 거 같아요, 늘. 눈 오는 날엔 좋은 추억도 많구. 갑자기 막 겨울이 그리워져서. 전 왜 한여름만 되면 막 크리스마스 캐럴도 올리고 싶고 막 그러지. 아무래도 호주로 이민가야하나봐 ㅠㅠ
눈이 오기 직전의 하늘은 정말 맘에 들어, 사실 더 좋아하는건 비오기 직전의 하늘이지만, 눈이 오기 직전의 하늘은 가장 가까이 있게 느껴지거든. 구름들은 묵직하게 가라앉고 엄청나게 두꺼워보이지. 그런 구름들이 계속 연이어 하늘을 덮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하늘이 가장 가까이 있게 되는거야. 손을 뻗어보면 만져질것처럼, 아마 일년 중 가장 하늘이 가까운 건 큰 눈이 내리기 전 날일거야.
그래서 나는 눈이 오면 일단은 창문을 열고 봐야겠어. 얼른 뛰어나가고 싶지만, 조금은 아껴야만 하잖아. 사랑하는 사람 생각나서 자꾸 전화하고 싶어도 조금만 있다가 하자 또 조금만 있다가 하자 하는 것처럼 얼른 나가서 뒹굴고 싶은 마음도 억눌러야해. 그리고 한참 본 후에 창문을 열고 공기를 마셔보는거야. 눈 오는 날의 공기는 맛이 다른 것 같아. 가슴가득 크게 들이마시면 꼭 뭔가 먹은 것처럼 든든한 그런 공기야. 그리구선 손가락을 내밀어 보고 손바닥도 내밀어 보고 그리고서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뛰어나가야지.
금새 눈이 쌓이기 시작해서 아무도 밟지 않은 뽀얀 곳은 가만히 보기만 하고, 조심조심 걸어야지. 방금 내린 눈은 뽀드득 소리가 안나구 포근포근 가라앉거든. 사실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은 늘 있지만 용기가 안나. 신발로 걸어도 충분히 포근하니까 그냥 생각만 하자. 만약 정말 눈이 많이 내린다면 우산을 쓰는 것도 재미있어. 장마철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다가 몸을 굽히면 빗물이 앞으로 촤르륵 쏟아지잖아, 글쎄, 우산이 둥그렇게 생겼는데두 빗물들이 거기 고여있는거야. 눈이 많이 올 때 우산을 쓰면.. 우산이 점점 무거워지지롱. 것도 알게모르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리구 하룻밤을 자구 다음날 눈 쌓인 곳에 가서는.. 뽀드득 소리를 즐겨야지. 뽀드득뽀드득 눈이 조금 얼었다가 가라앉는 소리야. 어린아기들 오동통한 팔을 만져보면 얼마나 속이 꽉 찼는지 뽀드득 소리가 날 것 같잖아. 뽀득뽀득 뽀드득 하면서 한참을 걸어다녀야지. 그리고 눈 온 다음날은 또 햇살이 굉장히 밝잖아. 한겨울이지만 썬그라스를 써도 좋아. 완전 재미있어. 내린지 하루지난 눈은 잘 뭉쳐지진 않지만 뭉치는데 성공만 하면 완전 아파. 거의 얼음덩어리가 되거든..
그렇게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녹는 모습이 조금은 맘에 걸리지만. 눈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 하지만 너무 많이 와서 지붕 무너지구 하면 안되는데. 그래도 많이 왔으면 좋겠어. 눈이 와서.. 내가 좋아하는 국도의 양 옆 비탈이 하얀 빙벽으로 깜짝변신한 것도 보고싶고, 눈이 많이와서 강물 위에 눈이 거짓말처럼 쌓이는것도 보고싶고. 또 눈이 많이 쌓인 곳에 햇빛이 강렬하게 비춰서 어이없게도 눈이 조금씩 날아가면서 땅이 드러나는 것도 보고싶고..
언젠가 그랬지, 나이가 들면, 눈이 오면 거추장스럽게 생각될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눈 오는 것, 기다리잖아. 아직 나이든다는 건 죽을 때까지도 먼 일이야, 눈을 기다리는 맘이 있다면야. 난 호호할머니가 되어서도 강아지처럼 뛰어다닐래.
- 겨울이 제일 행복했던 거 같아요, 늘. 눈 오는 날엔 좋은 추억도 많구. 갑자기 막 겨울이 그리워져서. 전 왜 한여름만 되면 막 크리스마스 캐럴도 올리고 싶고 막 그러지. 아무래도 호주로 이민가야하나봐 ㅠㅠ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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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 언제나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을 그리워하며 산답니다...
언제나 함박눈이 내리는 그 산길을 걸어나 볼 수 있을까?? -
으흠 ... 여름만 되면 겨울을 그리워하는 으니님 ...
겨울은 환상입니다.
차라리 여름을 즐기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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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이제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