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전 그동안
자기가 보고싶은데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을
시인인줄 알았쟝아여....
술도 마시고, 여행도 하며 적당히 방랑을 하는....
근데 아니도만, 뭐.
사치라 생각하고 통 시집은 손에 잡아본적없는 내가
어제 첨으로 기형도 전집이 서가에 있길래 무심코 꺼내 읽다가
시인은 객관주의자라는거 불현듯 느끼게 되네요.
"창가의 노을이 붉다".....이게 도데체 시가 될수있겠습니까?
"창가의 노을이 내게 붉게 보인다".....이래야 시인이지.
기형도님께서 "시인"이라는 글에서 그러시데여,,,
일만개 물결중 1000개가 물고기떼가 되고
1000마리중 몇마리는 뭍으로 올라가
그중 한마리는 새가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고.
..........중략............
하여간에 그동안 시인이 뭔지 맨날 가물가물했는데
기형도 전집보면서 환해진거 같아요.
시인은 자신의 술취한감정을 그리는사람이 아니고
칼같이 날카로운시선으로 속까지 깊이 베는사람.
그는 자연주의자 그리고 객관주의자.
객관...........미래의 과학도 덩달아 손들어주는 사적감정에 물들지 않은 진실.
이젠 시인을 만나도 그동안처럼 무서워 도망가지 않고
술한잔 권하며 친하게 지낼수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