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by 넨선생 posted Mar 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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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고 나서 느는 건 한숨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3학년 담임에 주당 21시간 수업을 맡았습니다.
하루가 수업하다가 다 지나가죠.
의식적으로 안 그럴려고 해도 남몰래 교무실에 앉아 내뱉는 건 한숨 밖에 없어요.
아이들 앞에선 늘 밝고 강해야 하니까요.

여러분 자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있는 학교에서는 자퇴생이 참 많습니다.
사실 아이 입장에서나 자퇴지,, 부모님은 어쩔 수 없는 자식 때문에 눈물로 도장을 찍고 가시지요.

제가 작년 2학기 때 학적담당을 했었는데... 정말 자퇴 꾸준하더라구요.
처음엔... 어떻게 자퇴를 시키나.. 아이를 보면 참 답답하고 안쓰럽고 그랬는데...
한 샘이 그런 말을 해요.
이미 학교에 마음이 떠난 아이를 끌어다가 앉혀놓고, 앉혀놓고, 또 앉혀놓아 봤자
아이는 또 나가고, 나가고 나가고,,,
그럴 바엔 자퇴를 하고 1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것도 좋아.
언제든지... 재입학의 길은 열려 있으니까... 다시 돌아와서 잘하는 아이들도 많고,,,,

그러나 다시 돌아오기도, 또 돌아와서도 힘들지요..

개학하고 오늘로서 3번째 무단결석을 한 학생이 있어요.
이 학생의 전적이 화려하기에 제가 참 걱정스러워요.
작년 출결을 보니 사고결석이 55회 사고지각이 81회입니다.
교과담당샘들의 말로는 오전에 이 학생을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라네요.

작년 담임 선생님이 제 손을 꼭 잡으며 미안해하시더라구요 -_-

2번째 결석을 했을 때 아주 엄하게 혼쭐을 냈어요.
눈두덩이가 시뻘겋다 못해 시퍼렇게 될 정도로 눈물을 쏙 뺐었죠.
그리고 한 5일 잘 나오더니 오늘 또 결석을 했어요. (선생님들 말로는 5일 연속 나온 건 기록이라고 -_-)
이 아이 얘기를 들어보면 밤에 잠이 안와서 1시쯤에야 잔대요(그 정도면 정상인 거 아녜요?-_-)
그리고 아침에 계속 잔대요.
이걸 믿으시겠냐고요. 전 못 믿겠다고요. 이건 그 아이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 것이거나 본인의 의지 문제이지..
난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요. -_ㅠ
작년 담임 말로는 아버지 학교에 좀 오시라고 해도 안 오신대요. 생업에 바쁘셔서...
그래서 몇시에 나가시냐 했더니 아침 6시반에 나가신다대요. 그럼 내가 6시까지 너희 집앞으로 갈께 했더니
눈물콧물 울면서 안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마지막 한번을 믿어줬건만 이렇게 약속을 저버리니... 참 속상해요.

오늘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자꾸 이런 식이라면 학교도 더이상 아이를 끌어안고 있을 수 만은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 역시 마음이 무거우셨을 거에요.
내교약속을 잡았고,, 아이에게도 자퇴 및 퇴학에 대한 언질을 주었어요.

제가 요즘 정말 소화가 안되요. 활명수를 달고 사는데.. 얘를 어찌 해야 할까요.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오죽하면 우리 집에 데리고 와서 출퇴근을 같이 해볼까? 란 생각도 해봅니다. -_-

요즘 같아선..체력도 정신력도 안되고...
진짜 사슴 목에 빨대 꽂는 사람들 이해가 간다니까요.. ㅠㅠ(난 마무리가 꼭~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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