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

by JS posted Dec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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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만년필"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장갑" 얘기를 하겠습니다. 제 옷차림은 제가 봐도 우스꽝스럽습니다. E-마트에서 구입한 중국산 구두, 싸구려 양복, 싸구려 와이셔츠 ... 그런데 지난 번에 말씀드렸듯이 양복 안주머니에는 몽블랑 만년필이 꽂혀있습니다. 이제 unbalance의 극치를 달리는 품목이 바로 "장갑"입니다. 저는 사진에 나오는 목장갑을 끼고 다닙니다. E-마트에서 2천원 쯤 주면 5 켤레를 살 수 있는 최저가 장갑입니다. 목장갑이 아니라 막장갑에 가깝습니다.

예전에는 양복 차려 입고 손바닥에 빨갛게 고무코팅이 된 목장갑을 끼고 다녔는데, 아내가 하도 난리를 쳐서 요새 좀 더 고급 장갑으로 선택한 것이 사진 속의 막장갑입니다. 이 막장갑의 장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장갑의 기본 기능인 "방한"에 상당히 충실한 편이다.

(2) 오리털 파카, 무스탕, 군대 야상 가리지 않고 모든 외출복 주머니에 한 켤레씩 넣어둘 수 있다.

(3)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고, 누구를 줘도 아깝지 않다.

(4) 콧물이 날 때 장갑낀 손가락의 2 관절을 이용해 콧물을 닦으면 콧물이 장갑에 살짝 스며들면서 깨끗하게 처리된다.

(5) 장갑이 충분히(!) 오염되면 버리면 그만이다.

(6) 버리기 아까우면 세탁기에 돌려서 빨 수 있다.

(7) 손의 감각이 70% 정도 보존이 되어 어지간한 손작업을 할 수 있다.

(8) 어지간한 손작업 중에는 기타 연주도 포함된다. 참고로 알마 공방 게시글을 보면 목장갑을 끼고 기타 연습을 하면 실력이 엄청 좋아진다는 얘기도 있다.

(9) 디지탈카메라 액정을 닦거나 안경을 닦을 때도 참 좋다.

(10) 양복 입고 목장갑을 끼면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이 정도. 그런데 ... 제가 실은 제법 값나가는 가죽 장갑이 한 켤레 있는데, 그냥 옷장에 쳐박아두고 안 낍니다. 이유는 ... 이놈의 비싼 장갑이 위 조건들 중 (2)-(10)번까지를 모두 위반하기 때문입니다. 까다롭게 따지다 보면, 비싼 것보다 싼 것이 더 좋을 때가 많습니다.

-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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