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를 친다는 것...

by 이상 posted Aug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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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알고 살아온지 어언 3년이 좀 지났습니다.
이제야 겨우 기타의 멋을 아주 조금 알아가는 중이지요.

얼마전까지만해도 현직업외에 기타나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투잡 생활을 꿈꾸고 있었지요.
그만큼 음악을 정말로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게 과해서 일까요.. 뭐랄까...
기타, 아니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약간의 회의감 같은게 생깁니다.

타고난, 천성적인 음악성이 없어서인지
처음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노력할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별로 실력이 늘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기타 연주 실력 이외에 음악적인 것들을 도저히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하루하루가 좀 무기력해지는군요.

그렇다고 음악이 싫은건 아닌데...
마치 몇년동안 지독한 짝사랑을 하고있는 기분입니다.
나 혼자서는 미칠듯이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눈길하나 주지 않는 그런 짝사랑이요.

아마 글렌 굴드의 바하 연주곡들을 듣고 난 뒤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 굴드의 가슴 깊숙히 파고드는 피아노의 음색과 음악을 위한 음악을 보여주는 바하의 곡들을
듣고서 경외감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지요.

이렇게 음악에게 사랑받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음악에 선택받지 아니한 사람인가...
내가 원하는곳에 도달하는 것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인가...

저도 참 큰일이네요.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한
마음속 고충도, 짝사랑의 실연도 받아들여야 하는건가요...

한밤중에 술을 먹지도 않았는데 밤에 취해서 이런 푸념을 늘었네요.
답답한 마음을 그동안 눈팅만하던 매냐에 좀 풀어봅니다.

영국의 가수 스팅이 버클리 졸업식에서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음악가로서 우리가 성공을 거두어
매일밤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거나,
혹은 그리 성공하지 못해서
바(bar)나 작은 클럽(club)에서 연주를 하거나,
또는 전혀 성공하지 못해서
아파트에서 홀로 고양이한테나 음악을 들려준다 해도,

우리는 영혼을 치료할 수 있는,
우리 정신이 고장났을 때 그걸 고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수백만달러를 벌거나 혹은 단 일센트도 못벌거나 간에,
음악과 고요함은 값을 따질 수 없는 선물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항상 그 선물을 지니고 다닐 수 있기를 빕니다.
그 선물이 여러분을 항상 사로잡고 있기를 바랍니다.

                                                                           -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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