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days with Angela - 첫째날

by 달맞이길 posted Oct 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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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벙덤벙 기타제작 마스터 클라스 參加記
Two Days with Fraulein Angela
Angela Waltner Classical Guitar Master Class

첫째 날

전 날 저녁 금호아트홀의 장대건 연주에 다녀온 관계로 늦은 잠에 들어서, 컨디션은 중간.
장대건은 나의 스승이다. 이상하다고? 고쳐 말하자. 장대건CD ‘Songs of the Guitar’가 나의 스승이라고! 교향곡 같은 오케스트라를 필요로 하는 음악은 당연히 실제 연주회가 좋다. 현장감과 몰입 면에서 아무리 좋은 오디오기기라고 하더라도 표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기타음악 자체의 청취는 연주회보다 CD가 더 조건이 좋다.
기타연주는 기타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조건이 좋은 연주회장의 매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몇 번의 실수, 소품들의 서정성에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기술과 음악성에 있어서 대부분 훌륭했다. 약간의 아쉬움은 CD 에 너무 젖은 나의 귀 탓일까?

수업시작!
Angela 선생님에 대한 첫 인상은 키가 조금 작고 매우 단단한 아가씨였다. 눈 색깔이 무엇이었는지, 머리 색깔은 어땠는지는 지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특징적이지는 않은 것 같고, 전체적으로 귀엽게 생기신 분이다. 독일인이라는 선입감에 비하면 말이다.
(콩쥐님과 김중훈 선생님이 올려 놓으신 사진참조, 이러니까 편하네요)

확인된 간단한 신상명세서: 나이는 서른다섯, 여섯? 결혼은 안했고, 기타 때문에......
15년 동안 만든 총 기타 댓수는 50대정도(이 정도로 해도 밥은 먹고 사나?) 자신의 기타에 매는 줄은 독일제 ‘피라미드’ 아니면 알리앙스 사바레즈 코룸.

작업대는 넓게 두줄로 배열되어 있었고, 개인 작업대마다 오픈 스타일의 쏠레라가 놓여 있었다. 곽 선생님은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다. 이것을 다 혼자 준비하시다니.
(콩쥐님이 올려 놓으신 폭탄 맞은 작업 현장사진 참조, 처음에는 깨끗 단정했음)

Angela 선생님은 이른바 강의안을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으로 준비해 오셨다. 그것도 OHP용으로! OHP가 준비 안 되어 있다고 하니까 그냥 oral로 설명하시는 데, 토레스 이전 기타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나온다. 독일어보다는 아무래도 덜 유창한 영어로! 그것을 멀리서 오신 ‘블루제이’님이 다시 통역을 하시니 시간은 두 배로! 속으로 ‘저 준비해온 강의 안을 다 이야기 하려면 오늘 날 새겠구만’ 하는 데, 전체 진행을 책임지고 계시는 곽 선생님이 제지하신다. Practice!!! 거 다 들으려면 몇날 며칠 걸리고, 네가 만드는 기타의 특징을 이야기 해주고 바로 실습에 들어가자꾸나. Angela 미소~.
화이트보드에 앞판이 그려지고 부채살 구조와 뒷판 구조 등이 그려진다.(요것도 밑에 올려 놓으신 사진 참조요~) 사실 이 부분은 건성 들었다. 내가 만드는 것은 플레타이니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냥 대충 듣기로 7개 팬 브레이스에 대각선으로 가로 지르는 비대칭구조, 7개의 팬브레이스를 가로지르는 한 개의 바를 터널 모양으로 만들고, 뒷판은 전통적인 3개의 브레이스중 가운데 하나를 대각선(diagonal)으로 비틀었다.
실제로 Angela 모델을 따르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으므로 그 분들이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실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제작실습!

각자의 앞판과 뒷판 그리고 측면이 주어졌다. 앞판과 뒷판은 이미 두 개의 판재가 붙어 원하는 기타 몸통 모양대로 오려져 있었다. 앞판의 로제트도 곽 선생님께서 잊지 않으시고 플레타모델의 로제트를 얌전하게 심어 놓으셨다. 아마 로제트를 직접 만드는 일로부터 하기로 하면 그것만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 옆판도 재단되어 두 장 다 허리가 날씬하게 구워져 있었다. 앞판과 뒷판의 정밀 가공을 위해서 공동 작업대로 가져가 사포로 원하는 두께로 만드는 thicknessing 작업이 이루어진다. 대충 책에서 본 대로 사운드 홀 부근과 브릿지부분은 2.7mm , 가장자리는 2.3mm로 하기로 한다. 플레타 모델은 앞판 두께를 다른 것보다 조금 두껍게 가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속으로 쾌재를 부fms다. 왜냐하면 이 thicknessing 작업이 만만찮게 힘이 든다. 두께를 재는 측정기로 수시로 재 봐가면서 하지만 전체 판의 두께가 들쭉날쭉하다. 앞판 가공을 천천히 한 일주일 시간을 주면 모를까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는 작업환경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형범선을 하나 만들 때에도 몇 달씩 걸리는 것이 보통인데 말이다. 그러나 준비하시는 분이나 참여하는 우리나 전제조건이 있는 만큼 어쩔 수 가 없다. 그래도 즐겁다.
옆에서 보시던 김중훈 선생이 내 것을 보시더니 많이 얇아졌다고, 더 얇으면 오히려 소리가 벙벙거릴 수 있다고 조언하신다. 나중에 김중훈 선생님은 통 조립할 때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첫날의 작업은 여기에 브레이싱(부채살 작업) 작업으로 끝났다. 나는 주로 곽 선생님께 물어 작업을 진행했고, 의심이 가는 것은 두 번씩 확인하면서 다시 물었다.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데 힘드실 텐데도 일일이 자세하게 알려주시고, 필요한 작업지시를 해주셨다.
플레타모델은 브레이싱의 높이나 넓이가 비교적 큰 치수로 되어있다. 앞판도 상대적으로 두껍고, 브레이싱마저 투박하게 얹어 놓았으니, 나중에 곽 선생님께서 보시고 ‘튼튼하군요’라는 평을 하셨다.

Angela 선생은 매우 성실하신 분이다. 처음에는 약간 서먹하게 시작하였지만, 브레이싱 작업이 시작되면서 많은 분들이 그의 모델을 따랐기 때문에 여기저기 활기차게 도와주셨다.
내게 와서 하는 Angela 의 말 ‘모 도와 줄 것 없니?’ 나 ‘아니 없어’ 플레타 모델을 따른 9개의 부채살을 보고는 ‘무슨 모델이니?“ 나 ’플레타!‘ 어깨를 으쓱하더니 시큰둥하게 돌아선다. 그 뒤에도 몇 번인가 내게로 와서는 ’도와줄까?‘ 하였지만, 그 때마다 나는 곽 선생님을 가리키며 저분이 도와줄 거라는 사인을 보냈다. 첫날 Angela에게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마 내가 유일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다음날 화근이 될 줄은 이 날은 몰랐다.

첫날은 원래 6시까지 작업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선생님들이나 마스터 클래스 참가자들이 너무 열의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바람에 저녁을 짜장면 등으로 하고 밤 10시 넘어서 까지 더 작업을 하고 끝이 났다. 아이고 중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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