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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46.3.42) 조회 수 3447 댓글 16
"이 시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논의에 대한 답글일 수도 있습니다. 제목에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이라고 붙였습니다. 그냥 제 생각이 이렇다는 것이지 ... 이것이 옳다는 말이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 물리학자, 수학자, 언어학자, 육상 선수, 권투 선수, 기업인 등등등 -- 아주 매력적인 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동시에 매우 가치있는 논의 거리이기도 하고요. 특히나 자기 분야에서 "세계 제일"을 꿈꾸는 야심찬 젊은이들에게는 무엇이 "세계 최고"인지에 대해 명확한 "관"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계 최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 사람이 없었다면 ... 그 사람이 그 일을 안 했더라면 ... 그 분야가 지금과는 현저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 성립하면 ... 그 사람은 "세계 최고"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세계 최고"가 좀 많아집니다. 하지만 아주 많지만도 않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결과이죠. 소르가 없었다면, 쥴리아니가 없었다면, 타레가가 없었다면, 토레스가 없었다면, 세고비아가 없었다면 ... 어쩐지 기타 음악계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그들의 영향이 그토록 컸다는 소리이지요. 그런 점에서 그들은 세계 최고의 작곡가, 연주가, 제작가였습니다.

저 ... 야마시다 별로 안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가 없었다면 ... 이 세상 그 누구도 기타로 연주하는 신세계 교향곡이나 전람회의 그림을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테크닉이 조금 더 뛰어나다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수 십 명이 했음직한 샤콘느를 한 번 더 편곡해서 연주했다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아니고, 눈이 부신 기량으로 국제 콩쿨을 휩쓸고 멋진 연주 들려 줬다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나는 예페스의 샤콘느가 좋아, 나는 배아무개 씨의 샤콘느가 좋아"하는 등식은 성립하겠지만 ... 특정 개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그것이 그 연주자를 "세계 최고"로 만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의외로 "이 사람이 없었다면 이 분야가 지금과는 확~ 달랐을 것이다"라고 말하기가 쉽지만 ... 음악 연주에서 그런 판단을 내리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 제가 말씀드린 기준을 가지고 생각한다면 ... 비록 러셀이 바루에코가 윌리암스가 세계 최고인지를 얼른 판별하기는 쉽지 않을지라도 ... 적어도 자신이 혹은 한국 사람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어느 정도 분명해 집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가는 물론 뛰어난 음악성과 테크닉을 갖춰야 하겠지만 ... 궁극적으로는 기타 음악계를 변화시킬만한 ... 혹은 기타 음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만한 ... 창의성, 통찰력, 도전 정신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점에서 야마시다를 높이 평가합니다. 제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는 ... 야마시다는 뛰어난 테크닉에도 불구하고 음악성은 매우 떨어지는 것 같지만 ... 그의 창의성, 통찰력, 도전 정신은 그를 "이 사람이 없었더라면 기타 음악이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경지에 올려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를 꿈꾸신다면 ...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 되겠다는 생각보다 ... 어떻게 하면 기타 음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 JS

PS> 옛날에는 연주회 티켓이 S석, A석, B석이었는데, 요새는 R석, S석, A석이더군요. 실제로 변한 것은 없고 이름만 기분 좋게 바꿔 준 것이죠. 1류, 2류, 3류도 "대가-초절정고수-고수" 하는 식으로 바꿔 말할 수 있을테니 ... 야마시다를 3 류라 하건 고수라 하건 ... 부르는 사람 맘이겠죠 ^^.
Comment '16'
  • 반문... 2004.10.19 14:06 (*.216.117.132)
    기타로 연주하는 신세계 교향곡이나 전람회의 그림이 없었다면 과연 기타계의 판도가 달라졌을까요?
  • JS 2004.10.19 14:19 (*.46.3.42)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냥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 어느 특정인의 -- 그것이 야마시다건 누구건 간에 -- 공헌을 생각할 때 계산하기 힘든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도 무지 많다는 것이죠.

    야마시다의 음악 때문에 평생 기타랑 상관없이 살아갔을 사람이 기타를 전공하고 기타 음악 보급에 앞장서게 되었을 수도 있고, 야마시다의 신세계 교향곡에 자극을 받아 더 방대한 작품에 도전하는 연주자/작곡가가 나왔을 수도 있는 일이고, "기타의 한계는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야마시다 덕분에 기타의 한계를 다시 정의하고 더 많은 가능성을 기타 음악에 부여했을 수도 있는 일이고 ... 또 이런 변화가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야마시다가 없었다면 기타계의 판도가 달라졌거나 혹은 적어도 앞으로 일어날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 제 관심은 ... 그리고 제 글의 핵심은 ... "어느 특정 연주자가 세계 최고냐 아니냐?"는 지협적인 주제라기 보다는 ... "우리 나라에서 세계 최고가 나오려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입니다. 제 제안은 "창의성, 통찰력, 도전 정신"이라는 것이고요.

  • 2004.10.19 14:24 (*.168.105.40)
    우선 올인이네염..ㅎㅎ
    야마시따,바루에꼬..등등 몇 기타리스트 제가 좋아하진 않지만 천재라구 해야 하죠..아니 대가들이죠..
    야마시따가 음악적 표현력이나 곡 해설법이 제 마음에 와닿지않는다고 그는 3류다!!! 하는건 정말 우습기 짝이 없죠.. 그의 음악적 표현력이랑 그의 속주와 테크닠은 별개니까여.. 잘 분류 해야죠.. 하나 못하구 하나잘한다..그럼 잘하는것을 우선으로 봐야겠죠..그분야에 1인자라면 세계최고죠.. 물론 야마시따 그분 인간성도 상당히 괴팍하다 들었어여.. 기타연주자하곤 상관없는일이죠..ㅎㅎ
    무대,녹음.. 이런걸루 누굴 평가하는건 어려운일이에여.. 사실 문닫구 집에서 혼자 잘치는 사람들도 많아여..그분들이라구 무대가 만만할까여? 감안한다면 대가!! 란말밖엔 안나옵니다..
    누구던 무대에 올라가서 한명이라도 감동시킬수 있는연주자는 세계최고입니다..
    그거 쉬운거 아니거등여..ㅎㅎ
    야마시따가 3류라뇨..ㅎㅎ 초특급 천재죠..
    그분 흉내낼수있는기타리스트 별로 없을듯해염..
  • 2004.10.19 14:30 (*.80.25.175)
    새로운 패러다임............멋진말이네요.
  • ZiO 2004.10.19 14:48 (*.227.108.22)
    저 밑의 3류 어쩌고 하는 얘기 듣다가 이 얘기를 들으니
    귀가 정화 되네요.
    새로운 패러다임...
    올인~
  • 아따보이 2004.10.19 16:09 (*.110.61.91)
    머찌다.. .. . 올인
  • 꿈틀이.. 2004.10.19 22:56 (*.204.248.125)
    세계최고가 되려면..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책임질 수있는 사람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와 함께..현재 이 순간에도 청중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며..후에도 후학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그런 사람..이면 좋겠죠?
  • niceplace 2004.10.20 00:58 (*.75.75.45)
    음악가를 평가하여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이 쫌 가당치 않다는 느낌이 드네여.

    뭐..."세계 에서 가장 음반이 많이 팔린 사람"... 이런건 가능하겠지요.

    그 누가 아무리 세계 최고라 우겨도 내가 싫으면 그만 아닌가여?
  • esteban 2004.10.20 02:23 (*.15.137.184)
    I agree with your opinion 97%.
  • esteban 2004.10.20 02:25 (*.15.137.184)
    J.S. - I agree with your opinion 97%.
  • 차차 2004.10.20 03:58 (*.243.224.149)
    동감~~ 저두 올인~~

    저도 세계최고에 대한 새로운 파라다임이 생겼어요..
    감사드려요 JS선생님~~ ^^
  • 1000식 2004.10.20 16:04 (*.232.52.37)
    음악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세계 최고?
    음악에 있어 세계 최고라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은 음악이 창조를 중시하는 예술임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한 측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굳이 세계 최고라는 단어에 연연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음악에 있어 제가 생각하는 보다 더 큰 가치는 다양성과 완성도라고 봅니다.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니까요.
    다양성은 새로운 미적 심미안에 따른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것이고, 완성도는 아름다움을 고도화시키는 것이지요.
    다양성은 개성과 자유로움을 양식으로 하고, 완성도는 성실함을 양식으로 합니다.
    하이든은 소나타 형식을 새로운 기악양식의 표준으로 제시하였고, 모짜르트는 이를 고도화시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솓아냈지요.

    하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는 다양성과도 통하는 측면이 있군요.
    기타음악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칭구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야마시타처럼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고 높은 완성도를 지닌다면 더욱 좋겠지요?
  • 2004.10.20 23:16 (*.80.25.175)
    예술에서는 언어선택도 얼마나 까다로운지 몰라요...
    그럴수밖에 없는게 예술이란 출발자체가 얼마나 신비한지.......

    100미터 달리기나 최고층건물등등 일상에서의 최고를 결정하기는 너무 쉬워도
    예술에서는 줄자나 시계가 아니고 인간의 감동이 기준이라서......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더 신나고 잼져.
  • 사래 2004.10.21 18:11 (*.230.45.191)
    JS님의 의견에 동의를 하면서도 왠지 서운한 느낌이 있습니다.
    대체로 뚜렷한 무언가를 남겨야 최고라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연주가는 작곡가에 비해 매우 불리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가수나 연주자도 그 시대가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인데 반해 작곡가는 그의 작품으로 해서 오래도록 남을 수 있으니까요. (웅..요즘은 녹음으로 생명이 좀 길어질 수는 있겠군요..ㅎㅎ)
    마찬가지로 다른 학문(예; 수학, 물리)에서도 제아무리 그 분야 전체에 정통해도 독창적인 이론을 내놓지 못하면 그냥 지나가게 되겠지요.
    그냥 조용히 살다가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어서 세상 돌아갑니다..^^)
  • 오모씨 2004.10.21 19:08 (*.117.210.165)
    사래님.
    롱펠로우가 그랬어요.
    젊은날 부른 노래는 먼 훗날 늙은 친구의 마음속에 남아있더라구요.
    롱펠로우가 요즘 시인이었으면 이랬겠죠...
    "내가 부른 노래는 친구집 CD에 남아 있었네~"
  • Mui 2004.10.22 01:11 (*.139.188.26)
    피카소, 고갱, 뱅고, 모내 등둥의 화가를 생각하면 기타라는 예술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유사한것 같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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