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엄태창 선생님!!!

by 오모씨 posted Sep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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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낮에 강남역에 있는 엄태창 선생님 공방에 다녀왔답니다.^^

갈 일이 있어 방문을 한다 하였더니 흔쾌히 놀러오시라네요^^
3시 30분에 가서... 거의 6시 30분까지 얘기를 나눴습니다...ㅡㅡ;;;;;;;;;

한 이년만에 뵈었는데 여전히 기타와 기타계에 대한 열정이 뜨거우셔서(아뇨, 더 뜨거워 지신거 같아요) 제가 한 3도 화상 입고 돌아왔습니다...ㅠ.ㅠ

한 말씀 한 말씀 너무나 주옥과 같아 녹음이라도 해둘걸 그랬어요...ㅠ.ㅠ



엄태창 선생님을 모르는 애호가님들은 아마 없을꺼에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클래식 기타를 제작하신 고 엄상옥옹의 자제분이시고,
엄태창기타를 만드시는 분이시고, 기타 사랑을 자제분에게까지 물려주셔서 따님인 엄지수양은 기타 연주자과정을 밟고 있죠.


오늘같이 길게 그분과 얘기 해 본적이 없었던지라 그 분에대해서 잘은 몰랐는데,
오늘 짧으면 짧고 길면 긴 그 시간을 얘기 나누고 난 뒤 제 느낌은 그야말로
'기타를 위해 사시는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과거를 다지고 미래까지 내다보시면서 현재를 살고 계신 분이라 생각되었죠.



얼굴을 뵌지는 10년이 넘었지만, 그간 간간히 그분이 주최하는 초정 연주회, 제작발표회 등과 지인을 따라 공방에 놀러가서 인사드렸던 기억이 전부입니다.
아주 드문드문이지만 그떄마다 그 분의 악기도 연주를 해 보았는데, 기타를 만드는 가문 답게 매우 완성도 있는 악기라는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양반집안 출신이라(조선후기떄 샀는지 몰게찌만..ㅋ 조상님 죄송!ㅡ,.ㅡ^) 빈 손으로 갈 수 없어
비타 씨리즈의 원조 '비타 500'을 한박스 사들고 갔습니다.

오늘 공방에 도착하자 제자두분이 제작을 하고 있었으며, 선생님도 분주히 일을 하고 계시데요^^
그리고 이쪽 테이블에서는 렛슷을 하는지 예쁜 여자분이 성실해 보이는 선생님께 개인렛슨을 받고 있는 것 같구요. 그 작은 공간에서 다채로운 일이 동시에 볼어지고 있어 흥미로왔습니다...^^

마침 제작이 되어 줄을 끼고 세팅을 하는듯한 악기가 있어 한번 연주해 볼 수 있냐고 물었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오해는 하지 말아줘요... 일본에 보낼 악기이기 떄문에 손을 씻고 와서 만져 보도록 하세요~" 하시는거에요.
(선생님의 악기는 일본, 중국 등으로 고급악기들이 꾸준히 수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렇죠. 제가 한참 기타 연습 할 때 내 악기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생각이 확~~ 들데요...
선생님은 자신이 만든 악기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 그리고 구매하실 분을 위해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를 하고 계신지를 그 한마디로 느낄 수 있겠데요.

"아.선생님..당연하죠! 얼릉 씻고 와서 볼께요~~^^" 하고 씻고 오니 수건을 준비해주시네요^^




선반에는 악기가 8대 가량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가격대를 물었더니 이런 말을 여기서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400만원인가 500만원하는 악기라고 하네요^^

그 중 세다 앞판에 하까란다 뒷판인 악기를 먼저 보았습니다.

튜닝을 하면서 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역시나.....  찹살떡 같은 소리를 세다 악기가 뿜어내길래 매우 놀랐습니다.
악기 소리를 글로 묘사하는건 참 힘듭니다. ㅡㅡ;;
특히 오른손 맛이 어찌나 좋은지 그 찰진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고전적인 기타의 틀에 독창적인 현대미가 가미된 디자인,
구석 구석 완벽한 마무리, 애틋한 정인정신미 물씬 풍기는 차마 손대기 어려운 고급스러움이 악기에서 느껴집니다.



또 한 악기는 스프러스 앞판에 하까란다 뒷판의 악기였습니다.
그런에 이 악기는 앞 악기와 현장은 같았으나 통과 제작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악기였습니다.

고른 음들, 윤기와 찰기가 좌르륵 흐르는 음들, 내 깊은 아포얀도를 흔쾌히 받아 길로독 울어주는 ....
악기가 음악을 만들어주는 그런 명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눈치를 못채었는데 연주를 해 보고 매우 놀래서 악기에 대해서 물어보니 선생님은
악기를 2가지 스타일로 만들고(남성적인 맛의 악기와 여성적인 맛의 악기)그리고 자재를 하나는 세다, 하나는 스프러스로 만들어, 결국 서로 다른 4가지의 악기를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번쨰 본 악기로 연주를 할 떄의 맛은 내가 만져본 700만원대의 악기와 비교해 나았음 나았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불과 몇년 사이에 우리나라 기타계에서 가장 많은 발전을 한 분야는 바로 제작 분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주로 본 악기는 수님의 브라만이었는데, 이미 브라만은 외국 연주자들에게 까지 오더가 올 정도로 훌륭한 악기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로드리고 선생님이 연주할 서대영님의 악기 또한 그렇게 칭찬을 많이 받았다죠?

연주와 마찬가지로 악기 또한 개성의 차이가 있고, 끊임없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분야입니다.

제 생각에 수님이랑 엄태창 선생님이랑 노하우 교류 한번 하고 나면 세계 명기사전에 21세기를 풍미한 최고의 기타로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이 중심에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결심한 것이 이 두분을 어떻게든 자주 교류하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ㅋㅋ

선생님 또한 다른 분들과 흔쾌히 교류를 하시고 싶다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기타계의 앞날이 굉장히 밝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애호가들, 동아리들의 활동은 위축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 묻자 그건 그렇다고 하셨습니다만,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타 애호가들을 만들어내고, 기타라는 악기가 일반인에게 고급스러운 문화로 인식되게끔 연주자들, 관련인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한 예로 선생님의 악기를 구매 하셨던 분들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연주자와 레파토리를 연주하는 기회를 공방 아래층에서 가졌는데, 그 좁은 전통찻집에 80명이 꽉찼다고 하네요. 무료도 아닌 유료 공연에요.

그것은 제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기타매니아에서의 공연은 작은음악회 등, 대다수 무료인데, 무료라 해서 결코 사람들이 많이 오는것은 아니었거등요. 오지 않을 사람은 차비를 준다해도 오지 않을겁니다.
받을건 받고, 연주자에게 책임있는 연주를 준비시키고, 돈을 낸 이가 그만큼 고급스러운 저녁시간을 즐겼다고 느끼게 해 주는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 기타계의 침체 원인중 하나가 '선생님, 혹은 연주자'들에게 있음도 지적하셨습니다.
사적으로 하신 말씀이고, 매우 민감한 사항이라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로 그분께 누가되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저 또한 그리 생각하므로 그냥 할 말 하겠습니다.




비지니스 세계에서 이런 말을 배운적 있습니다.
"새로운 피가 없으면 죽을 일만 남았다."




기타계에서의 새로운 피란, 바로 기타 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일 것입니다.
얼마전 갈브레이스 토론 때 일반 클래식 애호가들이 갈브레이스 음반을 좋아라 산다 들었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연주용 악기로 인식이 되어 이제 에지간한 레코드샵이 한 켠에 떳떳이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아리와 학원 등은 위축되어 있습니다.
반면 동아리, 학원등이 번창하던 10년 전에는 지금같이 풍요로운 음반들.레코드 샵에 없었습니다.
저런 클래식 애호가들이 기타 음악을 쉽게 배우려 뛰어들지 않음은 어떤 이유일까요?
클래식 기타란 악기가 너무나 어렵게 인식되어 그런 이유도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뭐 다른 이유들은 더 많겠지만요.



오늘 로드리고 선생님의 연주회입니다.
제 동호회에 이 공영 또한 똑같은 방식으로 홍보를 하였으나 찾는이가 김성훈님때부다는 못하네요.
상식적으로 두 연주자 중 로드리고 선생님을 더 대단하다고 봐야하겠지요. 김성훈님 같은 연주자들을 수없이 키워 내신 분일테니까요.
그러나, 그런것을 보지 않는 일반 대중들은 김성훈님 공연 티켓 예매가 108장, 로드리고 선생님 예매율이 10장 인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대중적인 감성으로 연주자를 고릅니다.
마스크되고 젊은 김성훈님이 더 인기가 있다는 것은 제게 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왜 일본에서 무라지가오리를 그 어린나이에 키워 미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연주자들이 대중을 위한 연주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왜 로망스와 라그리마를 독주회에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십니다.
이뿐 여자친구 데리고 기타 연주회에 간 일반 애호가가 호세소나타 들으면서 감동할까요?
그 친구는 예쁜 여자친구의 감성이 흔들릴 로망스나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을 더 기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서 그러겠죠. '기타음악 너무 아름답지?'


그렇다고 무작정 대중을 위한 음악만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신의 기량을 나타낼 곡과 대중이 원하는 곡,
즉 자신이 원하는 곡과 관중이 원하는 곡으로 레파토리를 잡고 연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예일지 모르겠으나 얼마전 있었던 배장흠님의 독주회에 대한 평입니다.
기타애호가들은 그날 공연에 있었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반면,
주변에 일반 관중들은 에쁜 소리와 익숙한듯한 멜로디에 감동했다 하더군요.

김성훈님의 연주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 동호회 실 참석자 70여명에게 제가 문자로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보내니, 갖가지 감동의 사연을 담아 보내 옵니다.
그들이 감동한 곡은 기네스트라소나타가 아니라 마적, 바하등이었습니다.




요즘같은 불황의 시대에 가만 생각해보면 기타를 연주하고 렛슨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은 사법고시 패스하는 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
과연 몇이나 이 일에 도전하여 연주자가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나오겠지요.
대다수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합니다. 굶주리는 길이라고...


그러나 기타를 통해서 얼마든지 돈을 많이 벌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들어온 제 후배 중 한명은 기타로 밥 벌어먹는게 가능하긴 하냐고 하다가, 모 군들이 벤츠 몰고 다닌다는 소리에 적극적으로 홍보 지금은 바빠서 함 보기도 힘듭니다.
가난을 예술탓으로 돌리는 것은 게으름에 대한 변명입니다.
누군가를 돈을 받고 가르친다든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공연을 한다든지 하는 순간, 이미 마케팅이 결부된 것입니다.
이왕 하는 마케팅 잘해서 많은이가 학원생으로 들어오고, 많은이를 공연장으로 이끌게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지만, 렛슨생 없다 고민 말고 살고 있는 구청 강당에 무료 공연해주겠다고 하고 개인홍보 팜플렛 놔두고 로망스 치라고 하십니다.
사실 국내 기타리스트들의 공연장에 가보면 매니아라고 불리는 이들(제가 모르는 매냐님들이 더 맣겠지만) 별로 안보입니다.
그런데 레파토리는 매니아들이나 이해함직한 그런 어려운 레파토리입니다.. ㅡㅡ;;; 이게 뭡니까~


기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연을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감동한 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이 일이 직업으로서 어떤 일 보다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쁜 무대들이 자주 생겼으면 합니다.
그런 공연이 있으면 저도 제가 할 수 있는대로 힘껏 밀어드리겠습니다.^^





문화원의 운영건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제 일과 문화원 세팅 일을 함꼐 하는지라 지지부진해져 문화원의 활동이 적극적이지 못한 책임이 제게 있습니다.
선생님은 문화원을 고급스러운 컨셉으로 나가라고 하십니다.
고급스럽다 해서 돈이 없는이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릴 때 우리가 클래식 기타 연주자들에게 품었던 환상.... 그 범접할 수 없는 신비감, 경외로움을 지켜나가는 곳이 문화원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때문에 이 곳에서의 렛슨은 프로페셔널한 렛슨이어야 하고,
악기를 팔아도 고급 악기쪽을 컨셉으로 하여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 예로 일본의 문화원의 예를 드시는데, 그 곳은 이런 구조로 되어있다 하십니다.
전국 각지에 프로페셔널들이 모여 합주단을 만들고, 그 개개인이 전국 각지에서 또 작은 합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모든 정보는 취합되어 문화원에 모이고, 그곳을 통해 모든 인적인 관리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즉, 뿔뿔이 흩어져 생기고 없어지는 형태가 아닌 하나의 체계적인 조직이 짜 져 있기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문화원에서 해 주기에 바쁠 수 밖에 없다 하시네요.

우리나라가 일본 같이 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많은 말씀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예전부터 엄태창선생님읜 몇년에 한번 정도 제작 발표회(돈이 천만원은 들어간다는)를 하시거나,
외국으로 부터 연주자들을 초빙하여 공연을 하시거나, 작은 하우스 콘서트 등을 하시곤 하셨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저는 그저 악기 홍보를 하기 위함이겠지...했지만,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제 생각이 너무나 짧았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기타음악을 좋아하게되고, 기타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 제작가들도 악기가 팔리는것 아니겠느냐..'
하는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냥 악기 판매에 열을 올리시는게 아니라
연주자 , 혹은 선생님 후원과(그런 행위를 통해 많은 렛슨생들이 선생님들과 연결이 되고 있더군요. 아까 위에 말한 공방내 렛슨 광경도 그렇구요..)
애호가들을 위한 기타 사랑이 깊어질 수 있는 무대를 만드시는 그런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씨를 뿌려야 가을에 수확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한 순리를 몸소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너무나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지만, 정리를 하기가 너무나 힘에 부치는군요.



얼마 전 삐약이님 덕분에 디씨인사이드 악기 갤러리에서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 zm  고전기타는 명인 엄태창 원츄 218.53.37.239 2004/08/15 '

http://kr.dcinside7.imagesearch.yahoo.com/zb40/zboard.php?id=instruments&page=1&sn1=on&divpage=1&banner=&sn=on&ss=off&sc=off&keyword=삐약이&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5

엄태창님은 또 다른 한 켠에서 국내 기타계를 위해 애쓰시는  명인이십니다.





우리도 슬슬 작은 음악회 다시 시작해 봐야겠는걸요? 매냐님들 보다 일반인을 타킷으로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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