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nn McFarlane의 Lute연주와 마스터 클라스

by bluejay posted Nov 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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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에 있는 맥팔레인의 사진을 보면 가죽옷에 검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중세의 산적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는 수염을 말끔히 다듬고 안경을 낀 전혀 다른 '현대인'의 모습으로 La Guitarra California에 나타났습니다. 그의 인상이나 말하는 태도는 마치 마음씨 좋은 시골 초등학교 선생님 같았습니다.

그는 10대에 16불짜리 쇠줄기타를 독학으로 시작하여 기타연주를 시작하였답니다. 피바디 음악원을 나온 후 그가 류트로 전향한 것이 1978년 이니까 류트연주는 이제 15년 되었군요. 그러나 그는 고음악에 대하여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하고 또 많이 알고있는 듯 했습니다.

마스터 클라스엔 한사람만 류트를 들고 나왔고 나머지는 모두 기타로 르네상스나 바로크음악을 가지고 나왔는데, 갈리아드를 설명하며 갑자기 모두에게 일어나라 하고는 갈리아춤 강습까지 있었습니다. 그 춤을  알아야 갈리아드의 느낌을 잘 살릴수 있다고 하면서... 페스티발의 또 다른 연주자는 피아졸라의 곡을 연주하기위해 몇달동안 탱고를 배웠다고하니 그런 진지한 자세는 본 받을만 합니다.

지금까지 가물에 콩나듯 들어본 류트연주는 대체로 현간의 음색이 고르지않고 소리도 매끄럽지 않은 편입니다. 아마도 음역이 넓은 다현악기 인데다가  스틸현에 지두탄현을 하기에 그런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소리에서 때묻지않은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마치 푸른 들판에 핀 야생화를 보는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맥팔레인의 연주는 음색이 전에 듣던 연주와는 좀 다른것 같았습니다. 물론 다른 연주가의 음악을 별로 들은 것도 아니지만 연주가에 따라 주법이 다르지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마스터 클라스에서도 "옛 주법을 어떻게 알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시의 류트연주 그림에서 많은 단서를 찾는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류트가 쇠퇴하면서 정통적인 주법의 전수가 많이 단절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연주가는 나름대로의 조금씩 다른 주법을 구사하지 않나 짐작됩니다.

마스터 클라스에서 류트주법의 한가지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Thumb-out 주법과 Thumb-under 주법이 그것인데, Thumb out 주법은 기타를 연주할 때와 같이 엄지가 앞으로 나오게하여 치고 Thumb under 주법은 i를 현에 비스듬하게 앞(헤드쪽)으로 내밀어 p가 i보다 뒤(브릿지쪽)에 위치하여 연주합니다. 이렇게하여 p와 i로 같은 현을 교호탄현하는데 이때 새끼손가락은 앞판에 기대어 손을 안정시킵니다.

옛날에는 류트를 피크와 같은 Plectrum을 사용하여 연주하다가 손가락으로 탄현하기 시작하면서 플렉트럼을 모방하기 위한 주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손목을 움직이지는 않고 손가락의 움직임 만으로 탄현하는 듯 했습니다. 이 Thumb under 주법으로 상당히 빠른 스케일도 연주하는데 p와 i의 중량감 차이로 스케일에 리듬이 강하게 실립니다. (Scott Tennant의 Pumping Nylon에도 플라멩고 주법에서 따온 엄지를 이용한 연습이 있습니다.)

전부터 류트에 관하여 한가지 궁금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왜 류트의 헤드는 저렇게 직각으로 꺾어져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흔히 헤드의 각도가 장력을 강하게 한다고 믿지만 현의 장력은 구부러짐에 관계없이 현의 어느 위치에서나 일정합니다. 단지 달라지는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현의 장력이 너트에 가하는 압력'입니다. 다시 말하면, 헤드가 직각이면 너트에는 현의 장력이 100% 그대로 걸리고 30도 꺾였다면 장력의 50%만이 너트에 걸리겠지요. 그러나 너트에 걸리는 압력이 소리에 영향을 줄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자회로를 아시는 분이라면 증폭회로의 Bias가 커진다고 동적신호의 증폭이 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의 설명은 저의 궁금증을 단번에 해결해 주었습니다. 헤드의 각도는, 류트의 몸통이 매우 가볍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잡아주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테오르보 같은 거구는 중심이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 지더군요. 사실 악기의 무게중심은 연주의 편이성에 큰 영향을 줄것 같습니다. 그의 악기는 2000년 캐나다에서 제작된, 만돌린보다 조금 커보이는 작은 크기의 10현 류트였습니다.

연주회의 전반은 저도 모르는 옛날 곡들로 채워졌습니다. (저, 음악 잘 모릅니다. 하물며 고음악이야... ㅠㅠ) 그러나 후반은 그의 자작곡들로 채워졌는데, 시작하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지난 200년간 류트를 위한 곡은 새로 씌여진게 거의 없다. 이를 시정(웃음)하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곡들을 만들었다."

정말 사람들이 맛이 가게 좋아한 것은 이 후반부의 곡들 이었습니다. 어떤 곡은 16,17세기의 옛스러운 분위기로 만든 것도 있지만 어떤곡은 현대적인 느낌이 고풍의 표현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특히 벤죠를 연상시키는 경쾌하고 미국적인 곡들도 있었는데 역시 미국인들인지라 이런 곡을 더욱 좋아하는듯 했습니다.

제가 전에 그가 류트를 훌륭히 현대화 시켰다고한 이유는 연주도 연주지만 이 자작곡들에 더 비중이 큽니다. 연주가로서 저렇게 작곡을 할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현대와 과거를 접목시켜서... 그의 인기는 연주가 끝나고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류트주법에 관심이 가서 연주전에 입구에서 보았던 비디오를 살까 했더니 비디오는 커녕 음반이 모두 바닥날 정도로 순식간에 다 팔려버렸습니다. 그의 자작곡이 음반으로 나올 날이나 기다려야겠습니다.


이것으로 어설픈 La Guitarra California 2003 후기를 마무리 할까합니다. 밑천도 딸리고 연주곡에 대하여 이렇쿵 저렇쿵 말할만한 수준도 못되는지라...
읽어주신 칭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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