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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85.253.99) 조회 수 3570 댓글 31
제가 기타매니아에서 좀 웃기다고 생각하는 것이 ... "마에스트로, 대가, 명기, 천재"의 기준이 참 낮은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소사 마에스트로"로 촉발된 어마어마한 길이의 리플 때문이지만 ... 정작 저는 소사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니 소사 논쟁 자체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이곳 매니아의 글을 읽다보면 ... 아무 악기나 천 만원만 넘으면 명기 소리를 듣는 분위기를 쉽게 발견합니다. 또 ... 여기서는 유명한 음반 한 두 장 내고 방송이나 콩쿨 등에서 좀 유명세를 타면 금방 대가, 천재 소리를 듣습니다.

제 생각에 ... "명기"는 "명공"이 만든 악기 중에서도 일생에 한 두대 나올까 말까한 것입니다. 담만이나 스몰맨이 명공이라면 (근데 정말 명공 맞어?) 이들이 만든 악기가 다 명기가 아니라 ... 이들이 일생 동안 만든 악기 중 한 대나 두 대 명기가 있을까 말까한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대가, 마에스트로, 천재" ... 다 마찬가지겠지요. 일단 대가나 마에스트로는 천재보다 좀 많을 수 있겠죠. 뭐 사람따라 다르겠지만 ... 기타의 세고비아, 피아노의 호로비츠, 첼로의 카잘스, 혹은 카라얀/토스카니니/푸르트벵글러 같은 사람들이 대가나 마에스트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머지 수많은 최고 기량의 연주자들은 그냥 "프로"죠. 천재는 더 힘들어서 ... 아마 몇 세기에 한 명 정도를 천재라 부르겠죠.

사실 대가, 명기, 천재 ... 이런 단어들은 굉장히 상대적입니다. 웃기고 황당한 얘기 같지만 ... 저도 삽십몇년 살면서 천재라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가령 우리 나라에서는 공부 좀만 잘 해도 천재 소리 가끔 듣걸랑요~. 근데 이렇게 보면 대한민국에 천재가 무지무지 많습니다. 뭔 놈의 천재가 이리도 많은지~. 요즘 이건희 회장이 한 사람의 천재가 몇 만을 먹여 살린다고 자꾸 떠드는데 ... 이건희 회장도 눈이 참 낮은가 봅니다. 이건희 회장이 생각하는 천재는 제가 볼 때는 "그냥 똑똑한 사람"일 뿐이거든요.

저는 미국 유학 시절 ... 석학이니 노벨상 수상자니 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다 왔습니다. 우리 나라 대학교 강의실에서 소위 천재로 추앙받는 사람들이죠. 근데 웃기는 건 ... 이 사람들 세계에서는 천재의 기준이 엄청 높아서 ... 노벨상 받은 누군가가 천재라 그러면 다들 비웃습니다.

인문학을 좀 아는 분들은 익숙한 이름일텐데 ... 춈스키와 더불어 세계 제일의 언어학자로 꼽히는 인물이 재켄도프입니다. 또 데넷은 오늘날 철학계의 최고 거물 중 한 명이고요.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노벨상 수상 생물학자. 이 분들과 밥을 먹는데 ... 그날의 화두는 우연히도 "천재"였습니다. 사실 이 분들이 모두 세상에서 천재라 추앙받는 분들 아닙니까. 근데 ... 이들이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떠들면서 내리는 결론 ... 20 세기 지성의 역사에서 최고의 천재는 위대한 수학자, 철학가, 소설가인 버틀랜드 러셀이고 ... 그 다음에 아마도 아인슈타인과 춈스키가 간신히 천재 소리를 들을만 하다 ... 였습니다.

쩝~ 저도 참 할 일 없죠. 이런 글이나 쓰고 있으니. 암튼 제 생각은 ... 뭐 듣는 사람 듣기 좋으라고 아무한테나 대가, 천재라 불러주고 ... 아무 악기나 명기라고 불러주는 건 나쁠 게 없지만 ... 그래도 엄밀한 의미의 진짜 대가, 진짜 천재, 진짜 명기는 좀 더 혹독한 기준에서 정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추가한 얘기>>
아! 하나 더 있네요. "명품" -- 그 압구정이나 강남 진출의 기본 요건인 명품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명품 사 모으는 게 취미라서 명품계도 들고 ... 명품 사려다 카드 빚 져서 패가망신하고 뭐 그러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군요. 제가 보기엔 ... 명품은 그냥 "비싼 물건" 내지는 "사치 허영품"일 뿐입니다. 사실 언론도 문제에요. 옛날에는 방송등에서 "사치품"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 요즘은 다 "명품"이라 그러더군요. 한심한 방송들~~~. 저야 뭐 ... 명품 같은 건 관심도 없고 ... 명품 살 돈도 없고 ... 가짜 명품 사러 돌아다닐 생각도 없고 ... 그냥 대충 입고 대충 걸치고 사는 주의인데 과히 부족한 것도 불편한 것도 없네여.

Comment '31'
  • 기타건달 2003.06.27 01:20 (*.201.202.238)
    대단하시네요..그런분들이랑 식사를 하시다니! 참 공감되는 글입니다.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공동저작인 <수학개론>은 아는 사람은 누구나 논하지만 정작 다 읽은 사람은 셋명뿐이라죠.
  • 기타건달 2003.06.27 01:21 (*.201.202.238)
    그 세명은....버트러드 러셀, 화이트 헤드, 그리고....괴델...-_-;;최근에 괴델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나오더군요..ㅋㅋ
  • 기타양아치 2003.06.27 01:29 (*.237.119.117)
    이미 세계의 유명한 연주인들은 혹독한 기준에서 정의되어서 대가라고 불리우는 것입니다..."최고 기량의 연주자"...이 말 자체는 대가라는 의미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됩니다.
  • 옳습니다 2003.06.27 01:29 (*.190.147.108)
    그게 우리나라의 현실이고 더구나 기타매니아에서는 더 하지요. 또 그걸 특별히 부추기는 사람 있쟎습니까? 그 이유를 짐작할만 히지만요.
  • 단지 2003.06.27 01:30 (*.237.119.117)
    최고 기량이라는 것이 물리적 기교에서 끝나는 것만은 아닌 한에서는..
  • 그리고 2003.06.27 01:33 (*.237.119.117)
    천재가 몇세기에 한번 나온다는 얘기엔 동감할 수 없습니다. 라벨,바르톡,로드리고,드뷔시,스트라빈스키...이 천재들은 불과 한세기 안에 다 출현 하지 않았습니까?
  • 2003.06.27 01:38 (*.80.33.39)
    어라...저는 모든사람이 다 천재라고 생각하는데....다만 모를뿐이지...
  • 2003.06.27 01:40 (*.80.33.39)
    혹독한기준은 혹독하게 추운날 마련한거 아닐가요? ..하하 농담입니다.
  • 2003.06.27 01:41 (*.237.119.117)
    비도비치,롤랑,슈미트,아사드...등 이들이 세고비아보다 낮게 평가될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다 엄청난 노력과 재능을 겸비한 대가들입니다.
  • 2003.06.27 01:41 (*.80.33.39)
    또님이 이 늦은시간에 가운데로 끼어드셨네..어라 내가 끼어든건가?
  • 2003.06.27 01:41 (*.80.33.39)
    이런식으로 기준이란 고무줄인뎅...
  • 세상에 2003.06.27 01:42 (*.237.119.117)
    타고난 천재가 몇세기에 하나밖에 없다는 건 좀 억울한 일 아니여요?
  • JS 2003.06.27 01:43 (*.85.253.99)
    이외수 선생님이 아주 오래전부터 독자들 모임을 집에서 가지신 것은 알고 계시죠? 아주 오래 전 이외수 선생님 집의 벽면에 써있던 낙서를 하나 소개합니다.
  • JS 2003.06.27 01:43 (*.85.253.99)
    "나는 오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위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나는 위대하다 (이외수)."
  • JS 2003.06.27 01:44 (*.85.253.99)
    저는 그냥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수님 말씀대로 또 이외수 선생님 말씀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위대하고 천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계하는 것은 자신을
  • 2003.06.27 01:45 (*.237.119.117)
    이외수의 <괴물>이라는 책의 표지를 보니 이외는 이시대의 천재...로 불린다하네요...천재란 정말 흔한가보죠.
  • JS 2003.06.27 01:46 (*.85.253.99)
    범인으로 보면서 ... 혹은 우리 민족, 우리 형제들은 범인이라 보면서 외국 사람, 외국의 유명 인사들, 외국의 상표 등은 명품, 대가 등으로 띄워주는 세태랍니다.
  • 왜요? 2003.06.27 01:48 (*.237.119.117)
    한나도 있고 영주도 있잖아여....^ ^
  • 으니 2003.06.27 03:14 (*.117.221.175)
    아.. JS님..
  • 2003.06.27 10:53 (*.80.8.35)
    하하하...아스님글 오래만에 잼있어요...백만한삽...하하
  • 토토 2003.06.27 10:54 (*.215.214.29)
    애당초 천재란 정의자체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닌가요.. 사람들마다 맘속에 가진 가중치가 다를 듯.. 옳고 그름의 대상이 아닌
  • 토토 2003.06.27 10:56 (*.215.214.29)
    저도 한번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천재란 특정분야에서 상위 몇%(사람들마다 다르겠죠.)이내면서 대다수의 분야에서도 몇% 내에 드는.. 사람 중에 창의성있는 발견을 해낸 사람..
  • 토토 2003.06.27 11:01 (*.215.214.29)
    몇%라고 정의한 것 자체가 상대적인 개념이죠. 전 특정분야 0.001 %, 일반분야 5% 정도로 생각하는 중인데,,, 천재의 자질을 가진사람이 그 자질을 발현하지 못한 경우도 있
  • 토토 2003.06.27 11:03 (*.215.214.29)
    겠지요. 제 경우는 실현된 천재만을 천재로 간주하죠.. 천재 = f(특정분야 a%, 일반분야b%, 창의성, 실현성) ㅎㅎ
  • 토토 2003.06.27 11:05 (*.215.214.29)
    사람에 따라 저 함수에 변수 몇가지를 더 추가하거나 빼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어쨌든, 그 가중치가 높고 낮은 것은 개인차니까..
  • 견이 2003.06.27 13:34 (*.208.182.163)
    왜, 천재가 반드시 최고의 찬사가 되라는 법은 없잖습니까? 수재도 있고..아니면 `기타의 신(좀 오버지만)' 정도...? 솔직히 여러분들도 기타 좀 잘친다고 천재라고 하지만 그들이
  • 견이 2003.06.27 13:35 (*.208.182.163)
    가장 최고라고 말하진 않을거 아녜요. 우리들은 그정도는 다 각자 기준이 있다는 얘기죠
  • 견이 2003.06.27 13:35 (*.208.182.163)
    그리고 제 생각이지만, 최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인가요;)
  • 궁금이 2003.06.27 19:12 (*.39.104.161)
    세고비아가 지금시대에 태어나도 그렇게 연주를 할까?아님 비도비치같은 애가 옛날에 태어나도 그렇게 연주를 할까?
  • 천지대야망 2003.06.28 00:17 (*.49.222.242)
    예술, 그 중 음악이라는 특성상 분명 천재가 있긴 하지만 간단히 찾아낼수 없지 않을까요? 전 근 몇세기 동안은, 천재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없는것 같습니다만..
  • 피아노 2003.06.29 02:44 (*.224.184.137)
    의 호르비츠를 대가라 할 수 있을까요? 인기와 예술성은 일치하지 않지요. 또 천재와 음악성도 별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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