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동기, 방법과 성과

by 지우압바 posted Oct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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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iz님의 정성어린 장문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답변에 어린 님의 성의가 너무 깊어서
글 재주 없는 저까지 다시 자판을 토닥거리게 만드시는군요..)

저 또한 님의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 글을 이런 토론은 의미없는 "철학적"인 논쟁이다라는...주제로 받아들이셨다면
제 사과드리구요.

1) 음악미학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접해본 일이 없는 문외한인지라 님께서 말씀하시는
    스케일의 음악적 함축에 대해....정면으로 반박할 의사도 없고...능력도 없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스케일은 영어의 알파벳과 마찬가지인 역사적인 유물이라는 점입니다.
    각각의 문화권마다 다른 음악과 음계(scale)가 존재하고 어느 문화권에서든지 자신들의
    음계를 가장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음계 자체가 갖고 있는 절대적인
    완성보다는 경험적인 체득을 이해함으로서 음악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일겁니다.
    장음계의 스케일을 ((온-온-반음) x2)로 분석하는 글을 저도 오래전에 읽어본일 있지만
    이 것은 2박자의 리듬을 가진 서양 문화의 산물이 아닐런지요? 제 귀에도 이 음계가
    다른 (책에서 봤던 열몇가지 종류의 중세 음계와 국악음계 및 인도 음악의 미분음계를
    포함해서) 음계들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이 음계가 "완성"되었다기 보다는
    저 또한 이 문화권에 익숙해져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2) 음계(혹은 멜로디)의 표현에서 각각의 인토네이션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데
    공감합니다. 언어를 배울때 각각의 단어와 문장에서 자연스러운 길이와 악센트를 배우는
    것을...."문학"을 배운다고 하지는 않죠.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음계와 음정의 표현을
    배우는 것을 저는 음악의 "문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 문법을 열심히 배우면 문학을 잘하나요?  물론 도움은 됩니다.

3) 건반악기류 보다 현악기에서의 SCALE의 중요성은 더욱 큽니다. 정확한 음정을 배우려면
    현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당연히 스케일 연습을 먼저 해야합니다. 피아노와 같은 건반
    악기류에서는 "음정"을 체득하는 의미로서의 스케일 연습의 중요성은 떨어집니다.
    두가지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첫째, 플렛과 같은 보조도구가 없는 현악기의 지판에
    정확한 음계와 음정을 짚어내려면 음계 위치에 대한 정확한 감각이 필요하고 스케일 연습은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둘째, 건반악기와 같이 이미 음계의 위치가 고정된
    악기보다는 인토네이션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즉 건반악기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scale에 있기 때문이죠.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Guitar는 그 형태로는 바이올린족에 가깝지만 연주방법이나 표현에는
    건반악기쪽에 가깝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만..)

4) 음계 연습을 통해서 화성(harmony)및 음정의 기본이 되는 "음들 사이의 관계적 의미"를
    배울 수 있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한 청음과 시창에 도움이 되는 것은 스케일 연습보다는
    도약되는 음정을 익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장조 음계를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만... 님께서 아구아도 아르페지오 1번정도를 목소리로 연습해보시면...이런 목적에
    부합되는 연습이 음계의 연습인가...음정의 연습인가 확실하게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스케일 연습을 통해서도 이런 수련이 일부 가능하겠지만...이 것을 스케일 연습의
    중요한 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5) 스케일을 잘 하는 것은 음악의 체득과 표현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연습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또한 많을 것입니다. 권투를 배운적은 없지만 줄넘기 연습이 단순히
    순발력이나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풋워크도 배울 수 있고 타이밍을 빼앗거나 맞추는 방법도 배울 수 있을겁니다.
    줄넘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권투에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를 배우겠지만....그게 권투의
    전부는 아니겠죠. 게다가 이런 부수적인 능력은 줄넘기보다 더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만... (조금 비약했습니다. 이해하심..)

6) 제가 지금 "스케일은 음악적으로 무용하다"라는 취지로 말씀드리고 있는게 아니라는걸
    이해하시겠죠? 저도 한때 스케일 연습에 목매달았던 적이 있었고... 그 중요한 목적을
    -님보다는 형이하학적인 생각이지만- "속도"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속도를 높이기 위한
    (황당한) 방법을 기술해 놓은 "스케일을 잘(빨리)하는 방법"이라는 글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또 여기 기타매냐 게시판에 잠시 올렸다가 재빨리-망신 당하기전에-지웠던 적이 있습니다).

    " 스케일연습의 실질적 효과가 제가 내세우는 멜로디 체득과 상호 주거니받거니 하여
    음악적 연습동기를 유지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음악적 의미가 부여된 이상적인
    스케일연습이라고 할까요?   "      

    님께서 말씀하신 "음악적 동기부여"라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이것 또한 스케일의 표현능력을
    높이는 비결중 하나이고...스케일을 통해 얻어지는 좋은 성과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목적"과 "동기"는 사뭇 다른 어감을 갖고 있죠.   Scale의 가장 중요한 음악적인
    목적은 : 테크닉의 향상을 통한 표현능력의 완성 - 자유를 얻기 위함- 입니다.
    (양손의 기계적인 메카니즘만을 테크닉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깔레바로를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만....님께서는 별로 안좋아하시는 것 같더군요.) 스케일 연습을 멜로디를
    표현하기 위한 예비연습이라고 한 것은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지 제가 경지에 다다른 사람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재미없는 스케일 연습대신 모짜르트 터키행진곡의 무궁동한 멜로디를
    연습해보려고 생각하는 기타리스트라면..."명시적"이지는 않더라도 그렇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7) 엉성하고 서툰 논리로 말을 끌어내려니 참 어렵네요. 혼란스러웠던 것은 "목적"과 "동기"
    그리고 "방법"과 "성과"에 대한 정의 였습니다.

    -. 목적: 음악적인 표현에 도움이 되는 테크닉의 완성.
    -. 동기: 더 신중하고 열심으로 연습할 수 있는 음악적인 기쁨을 얻음.    
    -. 방법: 테크닉의 완성에 도움이 되도록하고 부수적으로 음악적인 표현을 가미.
    -. 성과: 물론....테크닉의 향상 혹은 완성, 그리고 부수적으로 음악적인 표현능력 체득.
    
    목적과 성과가 다른 이유는 아시겠죠? "음악적 표현능력"에 목적이 있다면 스케일보다
    더 나은 연습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윗몸일으키기 연습을 해서 강한 팔근육을
    얻을 수 있지만 강한 팔근육을 얻기 위해 윗몸일으키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나열하셨던 모든 것들이 동기나 방법론에 대한 글이었다면...저도 백번 공감하는
    말씀들입니다만... 첫글부터 "스케일의 존재 이유"에 대해 꿰뚫는 답변을 요구하셨기에
    이런 글까지 쓰게 된 것 같습니다(기분 상하지는 않으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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