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타소리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by 전병철 posted Sep 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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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맑은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거미줄에 걸려 있는 밤이슬을 확대해서 소리로 바꾸어 놓으면
그렇게 맑은 음악소리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사물들이 숨을 죽인 채 기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신묘한 연주였다.

기타 소리는 벌판을 가로지르는 새 떼들을 만들어내고
달빛에 반짝거리는 물비늘을 만들어내고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들을 만들어내면서
시간을 해체시키고 있었다.

살아온 날들 중에서 가장 암울한 기억들도 기타 소리로 되살아나고 있었고,
살아온 날들 중에서 가장 즐거운 기억들도 기타 소리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가슴에 깊이 묻어둔 회한들이 한꺼번에 기타 소리로 되살아나서
가을밤 달빛 속을 떠돌고 있었다.

이제는 미움도 사랑도 없었다.
기타 소리를 따라 천지간에 달빛만 출렁거리고 있었다.

  - 이외수, 괴물 中에서 -

..
이런 연주를 한번만 들어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네요..
소설책 읽다가 맘에 들어서 한 구절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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