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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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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5 02:10

봄 봄 봄2

(*.144.19.208) 조회 수 9181 댓글 2

두메산골 기타리스트 신현수입니다.
이곳 잔메의 아카시꽃들은 만개를 지나 어느덧 풀이 죽어 가며 하나 둘 지고 있습니다.
이팝나무를 소복하게 덮었었던 흰 쌀밥들도 초록의 잎사귀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있고요.
그런데 올해 잔메의 아카시꽃은 예년만 못한 것 같았습니다.
팽압이 미치지 못하여 꽃잎들은 광채를 발하지 못했었고 그 향기도 예년만큼 농밀하지 못했습니다.
해서, 꽃을 따서 맛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꿀을 별로 담고 있지 못했습니다.
슬펐습니다.
불순한 기온 탓이 아닌가 싶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부디 다른 지역의 아카시꽃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농밀한 꿀을 넉넉하게 담고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꿀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숲 속 여기저기에는 비비추, 원추리, 벌개미취, 수리취, 질경이 등등이
왕성한 성장을 자랑하고들 있습니다. 신록에 자리를 내어 주고 봄이 떠나고 있음입니다.
그렇게 말없이 떠나고 있는 봄을 향해 필자는 손을 흔들며 눈빛으로 아쉬움의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내년에도 잊지 말고 찾아와 달라고.... 그리고, 봄으로 인해 행복했었던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발걸음을 진초록의 여름을 향해 내딛습니다.
 
각설하고....
 
참고로, 아래에 계속될 글은 필자("소생")의 졸저 <바우 기타 교본>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므로
광고성이 있는 것으로 볼 소지가 없지 않습니다.
그렇게 판단하셔서 게시판 관리자님께서 이 글을 삭제하셔도 말없이 수긍(首肯)하겠습니다.
그러나 <바우 기타 교본>은,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짐작하고 있듯이,
매진과 동시에 절판할 것을 고려하고 있으므로.... "광고성"보다는 정보 제공 쪽에 더 무게를 두고
보아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그동안 여러 경로로 필자가 받아 온 피드백을 취합해 본 결과,
대다수의 친구들이 <바우 기타 교본>이 지닌 의미에 대하여
제대로 간파하고 있지들 못한 것으로 생각되어 조금 도움의 말을 덧붙일까 합니다.
 
아래 "봄 봄 봄"이라는 글의 댓글로 필자가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19세기 말 유럽 각 대학의 과학 교과서는 대체로 생물, 물리, 화학을 모두 합하여
단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학문이 수없이 세분화되어 있는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참으로 경악할 일이지요.
그만큼 20세기 후반 이후의, 과학을 비롯한 제반 학문의 발전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기타의 연주 기법 역시 만찬가지입니다. 그 이전 세대의 노하우를 모두 합해도 20세기 후반 이후의
진척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문의 경우와는 달리, 그러한 진척된 (기타 연주 기법과 관련한) 노하우가
출판된 예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악기 교육이란 대개 도제 수업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도제 수업이란 아시다시피 폐쇄적이고도 비밀스런 전수 방식을 그 속성으로 하기 때문에.
참고로, 공개적인 워크샵 같은 장터(?)에서 깊이 있는 내용의 비법이 전수되지는 않습니다.
혈통과 상속을 중시하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필자는 일반 기타 학습자들에 비해 조금은 더 나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그것이 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되.
그래서, 대가들의 연주를 볼 때면 그가 구사하는 새로운 기법들을 거의 놓지는 일 없이
알아차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가 그러한 기법들을 획득하기 위해
연습했을 그 과정까지도 읽어 낼 수 있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졸저 <바우 기타 교본>에는, 비록 입문 과정에 국한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의 진척된 운지 체계와 오른손/왼손 운지법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 친구들이 흔히들 구사하고 있는 "오른손/왼손 운지법"과는
현저하게 다른 운지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도는 기타 악보들에 표시되어 있는
운지는 예외가 없다시피 19세기까지의 운지 체계와 운지법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바우 기타 교본1, 2, 3>이 (20세기 후반 이후의) 그와 같이 진척된
"운지 체계와 오른손/왼손 운지법"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타 서적입니다.
그러므로 중급자, 상급자, 전공생 할 것 없이 일단 한 번씩은
<바우 기타 교본>을 정독(精讀)하고 그 과제곡들을 빠짐없이 다 연습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대충대충 해 넘겨 버리는 것이란 당장에는 손쉽고 편한 방법이겠으나
언젠가는 수십 수백 갑절로 되갚아야 하는 빚을 남기는 짓일 뿐입니다.
단지 읽어서 이해하는 데 그쳐서는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모름지기 연주 기법이란 '근육 기억(muscular memory)'화(化)가 필수적인 성격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바우 기타 교본>에 실린 모든 곡들을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이중주 과제곡들에 대해서는 병아리 파트는 물론이거니와 어미 닭 파트까지도. 물론 이중주로.
 
그리하고 나면, 내공(內功)의 상당한 증강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바우 기타 교본>을 통해 익힌 진척된 운지법들을 자신의 레퍼터리들에 그대로 적용하여 연주해 보면
그 효과에 놀라게 되겠지요. 얼마나 더 쉽고도 음악적으로 연주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20세기 후반 이후의) 대가들의 운지 비법들이 장난이 아님을!!
<바우 기타 교본>에 적용되어 있는 운지들은 다름 아닌,
필자가 남다른 통찰력을 기울여 다양한 유파의 대가들의 연주를 보고 알아낸 비법들을
모두 취합하여 연구하고 정리한 결과물인 것입니다.
비록 입문 과정에 국한되는 범위라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겠습니다만.
 
레퍼터리로 하고 있는 곡들의 운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한 추가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효과적이고도 능률적인 체계의 운지법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그것을 익히는 것이 현명합니다.
수 년이 지나서 나중에 <바우 기타 교본>과 관련한 이상과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게 되겠지요.
 
그리고, <바우 기타 교본>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레스너를 위한 메모들에
유의해 가며 연습한다면 과외의 소득까지도 얻게 될 것입니다.
중급 이상의 친구들이라면 <바우 기타 교본1, 2, 3>을 모두 정독(精讀)하고 연습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잠깐의 기간이면 충분하겠지요.
 
그러므로, 자신은 중급, 상급 또는 전공자이므로 입문 과정의 초보용 교본 따위에
관심을 두어야 할 군번(軍番)은 절대로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일랑은 잠시 접어 두시고
초심으로 돌아가 보심이.... 겸허한 이들에게 복(福)이 있을진저!!!
 
필자는 이제 현역에서는 은퇴를 해야 마땅한 나이를 이미 훌쩍 넘어섰습니다.
머잖아 이 봄처럼 필자 역시 말없이 우리 친구들의 곁을 떠나게 되겠지요.
그러나, 무성한 신록의 여름이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되길 희망합니다.
 
필자가 과거 <아벨·깔레바로의 기타 연주법(School of Guitar)>을 번역 출간했을 당시,
'한국기타연맹'의 총재이셨던 김인호 선생님께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신 적이 있습니다.
해당 책을 다들 남들이 보지 못하도록 표지를 씌워서 숨겨 놓고 보고들 있더라는.
슬픈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그저 그런 책이었다면 다들 선심 쓰듯 "좋은 책"이라고들 하며 남들에게도 널리 권했을 터인데요.
양화(良貨)는 악화(惡貨)에 구축(驅逐)되는 법이지요.
필자는 오랜 세월 동안, <아벨·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 (1993년, 삼호출판사)>,
<아벨·깔레바로의 기타교범 (1992년, 삼호출판사)>,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 (2001년, 디자인기타)>,
<악상 해석과 표현의 기초 ―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 강약법에 대하여 (2005년, 소리둥지)>,
<클래식 기타 기본기의 비밀 (2007년, 소리둥지)>,
<바우 기타 교본1, 2, 3 (2013년, 소리둥지)>과 아울러 이미 삭제해 버린 몇몇 책들의 원고,
그리고 그 밖에 아직 삭제되지 않고 필자의 하드디스크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몇몇 책들의
원고들을 저술/출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것들을 밑거름으로 하여 외세의 도움과 관계없이 이 땅에 무성한 신록의 여름이 이어지길 희망하며....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법이지요.
가르쳐 주어도 그것을 뒤로 미루거나 외면하는 어리석음이란!!
비록 두메산골의 이름 없는 기타리스트가 가르쳐 주는 것일지라도
그것이 진실이고 사실로 판단된다면, 받아들이길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두메산골 골짜기의 이름 없는 샘물을 어찌 프랑스 파리의 삐까번쩍 명품 생수에 비길 수 있겠느냐고요?
허, 헛! 글쎄올시다.
100년 뒤의 세계인들도 과연 그렇게 평가할까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상, 잔메에서 synn이었습니다.

Comment '2'
  • 전민 2014.05.15 14:22 (*.182.168.162)
    자연의 변화는 관심없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과심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살다보니 꽃이 피었는지 잎이 났는지 인식을 못하니... ㅠㅠ
    눈앞에 산삼이 있어도 알지 못하면 그냥 풀일뿐게 현실입니다.
    좀 아쉬운 부분이구요
    철없는 아이가 자기 밥상 발로차버리는 상황이 현재 우리 나라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네요
    기타계의 한 영역에서도 그렇고 다른 분야도 그렇고...
    분명 더좋고 뛰어난 것이 있는데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참 안타까울뿐입니다.
    의식의 수준이 아직은 높고 좋은 것을 인식하는데 익숙하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도 꽃은 피고 잎은 무성해지는 자연처럼 시간이 흐르면 지금보다 더 좋아지리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다대포에서 전민
  • 신현수 2014.05.16 15:46 (*.144.19.208)

    전민 선생님, 반가워요.

    가끔 일 때문에 바쁜 경우도 있지만, 이제 대체로 한가하게 지내는 편이니
    산이나 바다를 점점 더 자주 찾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달라지는 산야초들을
    눈여겨 보게 되네요. 흐~
    어쩌면 늙어 가는 증세의 일종일지도.... ^^

    "소리둥지"로는 절판된 책들을 찾는 전화가 걸려 오곤 하지요.
    그때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바우기타교본이 절판되면 불편이 좀 더 크겠지... 싶기도 합니다만,
    롤(roll) 화장지를 경험한 사람이 "신문지 시절"로 되돌아가야 하는 식의.
    하지만, 그렇다 해서 뭘 어쩌겠습니까.
    이 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로 체념하고 맙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온갖 속물 근성들이 빚어 내는 각종 추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혀서 아이들을 수백 명씩이나
    산 채로 수장시키는 잔인한 홀로코스트(holocaust)의, 섬쩍지근한 광경을 눈뜨고 지켜보지 않았습니까?
    정말 기가 막혀서, 그 후로는 밥맛을 잃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 상실감을 어찌해야 할까요.
    내 가슴이 이토록 미어지는데, 그 가족들의 심정이야....
    생각날 때마다 눈시울을 적시게 됩니다.
    이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세대는 지나야 할 것입니다.
    기구나 정부 조직 하나 더 만든다고 해결될 일은 절대로! 아니지요.

    급기야 사이비 종교 나부랭이까지도 법을 농락하고 우습게 여기는 꼴을 지켜보고 있자니....

    지금은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고 말씀 드리기조차 겸연쩍고 민망합니다.
    어쨌거나, 이젠 일상의 미련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syn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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