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인사동의 gallery IS 에서 열렸던 기타리스트 허병훈님의 작품전 이모저모입니다.
게시판에 그림을 올리는 작업이 힘겨워서 몇 점을 제외시켰사오니 양해바랍니다.
허화백의 술회
음파 :
모든 존재들은 파동성을 갖는다. 예술가들은 절치부심 순수한 파동을 찾는다.
삼라만상 일체만물이 파동 속에 나와서 파동 속으로 사라진다.
기도1 :
위에 있는 신상 머리에는 숫자 ‘123456’이 쓰여 있고, 아래 있는 상에는
‘ㄱㄴㄷㄹㅁㅂ’이 쓰여 있다.
한 여인이 아무 의미도 영험도 없는 신상 앞에 앉아 정성어린 합장 기도를 한다.
자태는 자못 엄숙해 보이는데 어리석은 믿음, 잘못된 신성이다.
기도2 :
여인은 치마가 벗겨지는 것도 모른 체 기도한다. 신상이 비대해서일까?
입술 위에 있는 사마귀 때문일까?
어쩐지 신상이 음흉스러워 보인다. 잘못된 믿음을 표현해봤다.
만남1 :
좋은 만남일수록 서로 내두르는 손발이 적어진다.
더욱이 사랑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두 손이면 충분하다. 다툼이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 :
작은 먼지 하나가 광대무변한 어둠 속 우주에서 빛나고 있다.
무수한 별들도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별들을 삼키는 거대한 블랙홀인들 작은 흑암에서 비롯되지 않았으리.
먼 훗날 이 작은 것들이 몸을 불려 빛나는 별이 될 즈음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삼신 :
이 그림은 조선시대 천연두신인 호귀아씨 그림에서 차용했다.
옛날 전통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괴질인 전염병을 옮겨주는 역신이다.
역신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온 마을이 폐허가 되다시피 한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별 대책이 없다. 마을 입구에 역신을 쫓는다는
벽사장승을 세우고 문간에 금줄을 치는 등의 주술적 행위가 고작이다.
이 그림에서 슬두는 20세기 들어 천연두가 퇴치됨에 따라 곰보여신들을
하늘에 올려 사바세계를 지켜주는 착한 허공신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각자 머리위에 꽃으로 된 큼지막한 화광을 하나씩 그려줬다.
북치는 여인 :
치마를 종 모양으로 그리고, 북 위의 배 부분은 컵으로 그렸다.
북소리가 지상에 굽이굽이 울리고, 컵에 담긴 북소리는 달과 태양과 푸른
하늘이 되었다.
밤낮 없이 우주 가득 울리고 있는 우리 마음의 소리를 표현해 보았다.
허수아비 :
속이 빈 허수아비.
몸은 지상에 묶였어도 영혼은 하늘을 난다. 밤마다 빛나는 별이된다.
소식1 :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한 사람이 눈 아래 북두칠성을 두고
장천의 빛나는 별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뭔가 한 소식을 했다는 모습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헛것을 본 것은 아닐까.
워낙에 도사연 하는 뚱딴지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
신혼부부1 :
말도 새도 엉거주춤 이다. 서로 놀란 듯 눈울 흘기면서 기웃거린다.
처음 만남은 대개 이렇다. 공생공영을 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귀향 :
사람들이 어딘가로 가고 있다.
안경 쓰고 화장하고 파마머리를 한 한 여인이 군상과 반대편에 앉아있다.
작은 숲이 보인다. 사라진 고향. 지금 우리들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몸이 뒤틀려 어디고 갈 수가 없다.
귀천3 :
잠시 지상에 깃털처럼 내려와 앉았다 가는 우리.
긴 날숨을 돌려주는 날이 오면 다시 하는로 간다.
파란색이 된다. 모든 영혼의 고향은 하늘이니까.
놀람 :
어느 날 갑자기 달과 별들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적 재앙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대로 가면 미래 어느 세대는 달과 별이 무언지도 모르는 변환된 세계에
사는 날이 오지는 않을지....
아직 우리는 여름밤이면 교외에 나가 휘황찬란한 별빛들을 보며 현존에 감탄한다.
놀란다.
제의祭儀 3 :
고대 제의에나 나옴직한 조형물이 세워져있다.
기계화 된 인간이 거대하게 세워진 조형물 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오래된 장승 하나가 깊은 정적 속에 서있다..
피안의 세계와 현대 도시가 함께 있다.
현재와 과거가 상존한다,
탄생 :
생명은 사랑을 통해서 나온다.
아무리 어둡고 외로운 공간에서도 사랑이 있으면 생명이 탄생된다.
우주는 생명이 있어야 완성된다.
연주 :
연주는 온몸으로 한다.
온몸이 악기가 될 때 깊은 연주가 이루어진다.
완전한 연주는 연주자도 악기도 사라지고 노래만 있다.
모든 넋이 소리를 타고 하늘에 오르기 때문이다.
연주가 끝나면 넋을 찾는다.
감사하는 마음에 서로를 향한 박수가 터진다.
가끔씩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넋이 너무 높이 올라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그런 일이 발생한다.
온몸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다.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8-20 11:01)
인사동의 gallery IS 에서 열렸던 기타리스트 허병훈님의 작품전 이모저모입니다.
게시판에 그림을 올리는 작업이 힘겨워서 몇 점을 제외시켰사오니 양해바랍니다.
허화백의 술회
음파 :
모든 존재들은 파동성을 갖는다. 예술가들은 절치부심 순수한 파동을 찾는다.
삼라만상 일체만물이 파동 속에 나와서 파동 속으로 사라진다.
기도1 :
위에 있는 신상 머리에는 숫자 ‘123456’이 쓰여 있고, 아래 있는 상에는
‘ㄱㄴㄷㄹㅁㅂ’이 쓰여 있다.
한 여인이 아무 의미도 영험도 없는 신상 앞에 앉아 정성어린 합장 기도를 한다.
자태는 자못 엄숙해 보이는데 어리석은 믿음, 잘못된 신성이다.
기도2 :
여인은 치마가 벗겨지는 것도 모른 체 기도한다. 신상이 비대해서일까?
입술 위에 있는 사마귀 때문일까?
어쩐지 신상이 음흉스러워 보인다. 잘못된 믿음을 표현해봤다.
만남1 :
좋은 만남일수록 서로 내두르는 손발이 적어진다.
더욱이 사랑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두 손이면 충분하다. 다툼이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 :
작은 먼지 하나가 광대무변한 어둠 속 우주에서 빛나고 있다.
무수한 별들도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별들을 삼키는 거대한 블랙홀인들 작은 흑암에서 비롯되지 않았으리.
먼 훗날 이 작은 것들이 몸을 불려 빛나는 별이 될 즈음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삼신 :
이 그림은 조선시대 천연두신인 호귀아씨 그림에서 차용했다.
옛날 전통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괴질인 전염병을 옮겨주는 역신이다.
역신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온 마을이 폐허가 되다시피 한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별 대책이 없다. 마을 입구에 역신을 쫓는다는
벽사장승을 세우고 문간에 금줄을 치는 등의 주술적 행위가 고작이다.
이 그림에서 슬두는 20세기 들어 천연두가 퇴치됨에 따라 곰보여신들을
하늘에 올려 사바세계를 지켜주는 착한 허공신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각자 머리위에 꽃으로 된 큼지막한 화광을 하나씩 그려줬다.
북치는 여인 :
치마를 종 모양으로 그리고, 북 위의 배 부분은 컵으로 그렸다.
북소리가 지상에 굽이굽이 울리고, 컵에 담긴 북소리는 달과 태양과 푸른
하늘이 되었다.
밤낮 없이 우주 가득 울리고 있는 우리 마음의 소리를 표현해 보았다.
허수아비 :
속이 빈 허수아비.
몸은 지상에 묶였어도 영혼은 하늘을 난다. 밤마다 빛나는 별이된다.
소식1 :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한 사람이 눈 아래 북두칠성을 두고
장천의 빛나는 별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뭔가 한 소식을 했다는 모습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헛것을 본 것은 아닐까.
워낙에 도사연 하는 뚱딴지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
신혼부부1 :
말도 새도 엉거주춤 이다. 서로 놀란 듯 눈울 흘기면서 기웃거린다.
처음 만남은 대개 이렇다. 공생공영을 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귀향 :
사람들이 어딘가로 가고 있다.
안경 쓰고 화장하고 파마머리를 한 한 여인이 군상과 반대편에 앉아있다.
작은 숲이 보인다. 사라진 고향. 지금 우리들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몸이 뒤틀려 어디고 갈 수가 없다.
귀천3 :
잠시 지상에 깃털처럼 내려와 앉았다 가는 우리.
긴 날숨을 돌려주는 날이 오면 다시 하는로 간다.
파란색이 된다. 모든 영혼의 고향은 하늘이니까.
놀람 :
어느 날 갑자기 달과 별들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적 재앙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대로 가면 미래 어느 세대는 달과 별이 무언지도 모르는 변환된 세계에
사는 날이 오지는 않을지....
아직 우리는 여름밤이면 교외에 나가 휘황찬란한 별빛들을 보며 현존에 감탄한다.
놀란다.
제의祭儀 3 :
고대 제의에나 나옴직한 조형물이 세워져있다.
기계화 된 인간이 거대하게 세워진 조형물 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오래된 장승 하나가 깊은 정적 속에 서있다..
피안의 세계와 현대 도시가 함께 있다.
현재와 과거가 상존한다,
탄생 :
생명은 사랑을 통해서 나온다.
아무리 어둡고 외로운 공간에서도 사랑이 있으면 생명이 탄생된다.
우주는 생명이 있어야 완성된다.
연주 :
연주는 온몸으로 한다.
온몸이 악기가 될 때 깊은 연주가 이루어진다.
완전한 연주는 연주자도 악기도 사라지고 노래만 있다.
모든 넋이 소리를 타고 하늘에 오르기 때문이다.
연주가 끝나면 넋을 찾는다.
감사하는 마음에 서로를 향한 박수가 터진다.
가끔씩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넋이 너무 높이 올라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그런 일이 발생한다.
온몸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다.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8-20 11:01)
Comment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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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을 잃게 합니다. 그의 영혼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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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님 덕분에 잘 감상했습니다.
정말 멋지네요, 소개글과 함께 보니 훨신 더 좋군요...
이렇게 기타와 미술에 작품을 만들어 내시다니 ..부럽습니다...
허병훈님이 작곡하신 "마이다스의 왕" 인가하는작품도 아주 좋던데요... -
아..마이다스가 아니라 미다스로군요..
연주회 게시판에서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이 나오네요..
허병훈(Byung-Hoon Heo)............... Hommage a D.Scarlatti
1. La Primavera del Rey Midas(미다스 왕의 봄)
2. La Tristeza del Rey Midas(미다스 왕의 슬픔)
3. La Danza del Rey Midas(미다스 왕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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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색감이나 구도가
전에 보지못한 신선한 느낌이네요...새로운 화풍이랄까... -
초상화 '놀람'의 모델은?
허병훈님 왈,
관람객들이 보고 나서는 '놀람'의 모델이 따님(허원경) 닮았다고 말하더라고, 아하하하.
첫날, 갤러리 한가운데 차려진 먹거리가 넘 맛있고 다채로워서 냠냠하기애도 바뻤다는...., -
저도 놀람 작품보고서 허원경님을 생각햇어요...
허선생님의 작품중에서도 아주 맘에 드네요..."놀람" -
2010년 기타계 10대뉴스에
이 소식이 분명 들어갈거 같습니다.... -
허병훈님의 무다라의 광상곡을 듣고.......
감명 마니 바닷슴다...........저도 즐겨 연주하는 곡이져......
화려하신 변신으로 멋진 인생 즐기시기 바람니다.........허병훈선생님.화백님 ..화이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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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든 미술이든 예술은 표현의 관점에서보면 동일한 언어를 쓰고 있는것 같습니다.
연주가나 작가가 세심하게 잘 표현해주면 어떤이들은 그 표현에 감동받아 살맛을 느끼더라구요...
만약 나도 그것을 잘 읽어낼 수만 있다면 삶이 욱 재밌을것 같은데...
저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서 음악이나 미술이나 그냥 느낌만 가질뿐이네요...
저는 왠지 허병훈 선생님 작품들이 낯설어 보이지 않는 느낌인데 이유는 잘 르겠네요...
허병훈 선생님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왕성한 열정으로 작품활동하시길 바랍니다.
추카~~추카~~추카~~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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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살바돌 달리의 영향을 받은것 같기도 하네요^^
-
허병훈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놀란 사람은 바로 저네요. 와!!! -
허선생님의 본문글이 잘 보였으면 좋겠네요....
허화백의 술회 -
ㅋㅋ, 죄송.
노인네 컴 솜씨가 거기까지가 한계입니다.
그걸 다 새로 타이핑하라는건 아니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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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는 수단이 다를 뿐 예술은 하나로 통한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허병훈 선생님의 작품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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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제 잘보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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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터넷상에서 선생님의 사진을 본적이 있었지요 왠지 화백의 느낌이 나더랬습니다..그림 너무좋습니다
존경합니다...위의 진솔한 글도 공감이 갑니다 항상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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