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4번줄만 끊어지는가?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4번줄이 유독 잘 끊어집니다.
20년 넘게 기타를 만진 저의 경우 다른 줄이 끊어졌던 기억은 한번도 없습니다.
4번줄 끊어질 때마다 6줄 모두를 함께 갈아 주었기에 그럴겁니다.
(끊어진 4번줄만 교체했다면 다른 줄이 끊어지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았을텐데...)
도대체 4번줄이 가장 먼저 끊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약하니까 그렇다"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
문제는 4번줄이 특히 약하다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개선이 안되는 이유가 뭐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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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줄 이야기 할려니 또 길어지겠네요. ^^
현의 음고를 결정하는 요소는 세가지입니다. 현의 길이, 현의 질량, 현에 걸린 장력.
그 세가지를 조정하여 6줄의 음고를 [미라레솔시미]로 맞추어야 합니다.
하프와 달리 기타는 프렛을 이용해야 하므로 기타 6현 길이의 개별적 조절은 불가능하므로 생각할 필요없고,
(다현 기타에 추가되는 줄의 경우 프렛 사용 안할거라면 원하는 대로 길이 맞출 수 있습니다)
6줄의 질량과 장력 조절의 방법만 생각하면 됩니다.
그중에 장력의 조정도 제한이 있습니다. 각 줄마다 약간의 장력 차이는 용인될 수 있으나,
그 차이가 너무 커지면 음량이나 터치감 역시 너무 달라져서 연주가 불가능해집니다.
결국 6줄의 질량을 조절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이군요.
1. 똑같은 재질(나일론)로 하고 굵기를 달리 하는 방법.
6줄의 음색이 같아서 좋긴 하지만 각 줄의 굵기 차이가 너무 커집니다.
3번줄만 해도 굵어서 브릿지에 매듭짓기 힘든데 6번줄로 가면 그 굵기가... 끔찍합니다.
2. 밀도가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
나일론의 밀도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기껏해야 10% 바꾸기도 힘듭니다. 밀도가 몇배나 되는 그런 나일론은 없습니다.
나일론 이외의 줄재료, 예를 들어 폴리에스터, 케블라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성수지들의 밀도는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결국 무거운 금속이 동원되는 수 밖에 없습니다.
3. 위 두 방법의 결합
결국 1,2,3 까지는 동일 재질(나일론)로 하고, (3번줄이 조금 굵긴 하지만 그런대로 쓸만함)
4,5,6번 줄에는 금속을 동원해 무게를 늘리는 방법으로 결정합니다. 최선의 방법이지요.
금속을 동원하는 방법은 다시 두가지입니다.
(a)가느다란 금속선을 나일론 줄 위에 감는 방법과 (b)나일론 속에 금속선을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기타가 (a)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만일 (b)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b)방법을 쓰면 4번줄이 쉽게 끊어지는 문제점도 단번에 해결되고, 운지 이동 시의 소음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b)방법은 나일론줄이 아닌 것이 되고맙니다. 나일론줄이 아니라 쇠줄이 되는 것이고 음색이 확 변해 버립니다.
장력의 대부분이 가운데 있는 쇠줄에 결려 버리므로 쇠줄 위에 나일론 코팅한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금속을 동원하더라도 장력이 걸리는 것은 여전히 같은 나일론이어야 하고 금속은 단지 무게만 늘리는 역할을 해야하지요.
그래서 나일론 줄위에 가느다란 금속선을 감아주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나일론 줄 위에 금속선을 감았습니다.
4번줄은 가는 금속선으로, 5번줄은 중간, 6번줄은 굵은 금속선으로.
그렇게 하니 각 줄마다 추가된 금속의 양이 적당하여 원하는 음을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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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진짜 4번줄 끊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위와 같이 나일론 줄 위에 가느다란 금속선을 감아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는데,
줄이 금방 끊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아마 일주일도 못갔을 겁니다.
그 이유는 라면 스프 봉지에 힌트가 있습니다.
스프봉지 찢는 부분을 잘 살펴보면 톱니처럼 잘려져 있거나 칼로 조금 그어 놓은 것이 보입니다.
그렇게 날카로운 흠집을 만들어 놓으면 찢기 위해 힘을 가했을 때 그 부분에 응력이 집중되어 쉽게 주욱 찢어지는 것이지요.
기타의 현에는 항상 강한 응력(장력)이 걸려 있습니다.
따라서 1,2,3 줄에 면도칼을 살짝 대기만 해도 큰일납니다. 조그마한 칼금에도 순식간에 끊어져 버리지요.
(기타줄을 그냥 바닥에 놓고 면도칼로 끊을 때와는 완전 다릅니다)
나일론 줄위에 감은 가느다란 금속선은 그 자체로 칼입니다. 가는 실에 손을 베어 본 경험 누구나 있지요?
그나마 5,6번줄에 감긴 금속선은 비교적 굵어서 다행이지만 4번선 위에 감긴 금속선은 너무 가늘어서 칼의 기능이 더 심하지요.
운지를 하기 위해 현을 누르면, 게다가 비브라토 한다고 문질러대기까지 하면,
그 가는 금속선은 속에 들어 있는 나일론줄에 흠집을 내게 되고, 장력이 걸려있는 줄은 순식간에 끊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등장한 해결책이 가운데 나일론 줄을 1,2,3줄처럼 통으로 쓰지 않고 미세한 굵기의 줄을 다발로 쓰는 것입니다.
4,5,6줄 금속선 풀어 보면 아주 가는 나일론 파이버 다발이 들어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 없슴.
통으로 하나 쓰나, 가는 것 다발로 쓰나 나일론은 나일론이며 장력에 견디는 힘 역시 같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대단한 장점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미세선 100개 다발을 쓴다고 합시다.
금속선의 자극에 의해 100개중 어느 하나에 흠집이 생기더라도 그 하나만 순식간에 끊어지고 나머지 99개는 멀쩡합니다.
기타줄은 그대로 걸려있고 연주는 계속됩니다. 기타줄의 수명이 통줄 썼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늘어납니다.
이제 4번줄이 가장 취약한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4번줄 위에 감긴 가느다란 금속선이 문제입니다.
금속선을 조금 굵게 하면(5번줄 만큼이라도) 개선이 되겠는데... 무게 때문에.. 어찌 방법이 안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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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전문적인 지식에 감탄 합니다,,,,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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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제가 더 감사합니다.
기타 치시는 분들 다들 궁금해 하고 울화통까지 일으키는 문제를 제 나름대로 해석했을 뿐입니다.
왜 금속선을 감아서 잡음을 만드는가? 저음현에서 운지 이동시 나는 그 듣기 싫은 음. 그걸 왜 해결 못하는가?
그리고 저음줄 속에 들어있는 나일론이 왜 통줄이 아니라 미세선의 다발인가?
그리고 특히 궁금한 현상, 왜 4번줄만 유독 빨리 끊어지는가?
그러한 의문들 그리고 불만들이 바로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오늘 아침 방송에 전자레인지가 등장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대해 떠도는 괴담을 이야기하는 그런 프로였던 것 같습니다. (전 중간에 한 5분 정도만 봤습니다)
전자레인지의 원리는 또!! 또!! 공명입니다.
마이크로파라 불리우는 전자파 영역의 진동에 공명하는 물분자들이 그 에너지를 흡수하여 열로 발산시키는 원리.
그 방송의 객석에 출연해서 가끔 마이크를 잡는 사람들 당연히 주부들입니다. 그리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주부들이구요.
주부들이 전자레인지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할 필요 있습니까?
연탄불이든 까스불이든 전자레인지이든 그저 음식을 가열하여 익히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주부들이 전자레인지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면 요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전자레인지 마이크로파는 요리재료를 뚫고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즉, 재료의 겉부터 점차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속도 동시에 익힌다는 사실... 물론 속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식재료를 요리하는 주부의 입장에서 전자레인지의 원리를 아느냐 아니냐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기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가도 아닌 연주자의 입장에서 공명이 어떻고 그런 것 따질 필요 없습니까? 정말 그렇습니까?
같은 1번줄에서 연주하는 [미]와 [파]가 음색이 다르고 여운(잔향)이 다르고 그런데도?
세상에 위명을 떨치는 훌륭한 연주자는 그러한 현상을 꿰뜷고 있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예페스는 그것을 너무나 잘 알아 스스로 새로운 기타를 고안하기도 했지요. -
4번줄에 감긴 가느다란 금속선 자체는 제조사가 흠집이 없도록 매끈하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 금속줄 자체가 속줄을 끊는 영향은 우수한 제조사일 수록 영향이 적겠지요.
그보다는 4번줄이 가늘기 때문에 줄 감는 과정에서 겉의 금속 코일이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하현주쪽에 고리 만드는 부분과 상현주에도 가끔 꺾어지는 부분에 코일이 벗겨지는데,
그런 벗겨진 부분은 외부의 영향에 취약한 것이 보통이라 흠이 생기기 쉽고, 따라서
그 부분의 속줄이 더 잘 끊어지기 쉬울 것입니다. .
해서 사용자 입장에선 줄 감을 때 잘 하자는 것이 일차적 대응법이고, 또한 줄들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제조사별로 내구성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제 기타의 4번줄은 2년째 사용중인데(변색은 되었지만), 다른 메이커였던 5번줄은 끊어져서 벌써 갈게 되더군요. -
4번줄을 2년째 사용중이라는 글에 빵 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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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끊어지는군요...... 저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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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마전 자다가 줄 끊어지는 소리에 잠을 깼죠. 역시 4번줄이었습니다. 제조사에서 4번줄은 2~3개 넣어주면 참 좋을텐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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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이십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를 연발하며 정독했네요 . 좋은 지식공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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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줄이 그러한 목적을 위해
섬세하게 제작되었군요
글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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