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래 : 엘 초코라테(El Chocolate, 칸타오르)
녹 음 : Docora HM 83(CD)
* 칸타오르 : 플라멩코 음악에서 남자 가수를 '칸타오르', 여자 가수를 '칸타오라'라고 한다.
플라멩코라고 하면 흔히 격렬한 리듬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단순한 접근으로는 플라멩코의 진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쵸코라테의 음악에는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건강함이 살아있다. 그의 음악은 극도로 분화된 현대사회에서 물에 뜬 기름처럼 전통과 유리된 음악이 아니라 전통에 굳건히 뿌리를 두면서 생활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런 음악이다. 플라멩코의 노래는 벨칸토와 같은 미끈한 발성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창을 연상케하는 생목소리를 쓴다. 탁배기 한 잔 걸치고 걸쭉하게 불러 제끼는 우리의 육자배기나 판소리같은 맛이 느껴진다.
엘 쵸코라테의 뱃속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구성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엇! 대물이구나!"하는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 두 번째 트랙인 '타란토(Taranto : '미친 사람 같은'이란 뜻을 가진 플라멩꼬 음악의 한 양식)'를 들어 보면 광산 노동자가 광산 입구에서 노동이 힘들다는 것과 사랑도 힘들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다. 돈을 못벌어다 준다고 자기를 버리고 도망가버린 아내에 대한 원망과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 대해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본문 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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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 그리고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춤과 음악일 것이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기실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위도상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남국(南國)의 느낌이 강한 것은 지중해와 멕시코 만류에 의한 온화한 기후 탓도 있지만 플라멩코 음악이 갖는 뜨거운 온도감 때문일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면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태양의 문) 광장이 있는데 서울의 광화문 정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광장을 중심으로 번화가인 그란 비아(Gran Via:대로)가 동서로 달리고 있다. 이곳은 스페인 여행의 시발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문을 통과해서 태양의 나라 스페인으로 들어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태양의 문을 열고 카르멘과 동 키호테의 나라,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의 나라,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꼬 춤과 음악이 있는 스페인으로 들어 가보자.
스페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해온 나라이다. 강렬한 민속적 색채로 수놓인 스페인 음악은 이국 정서를 추구했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풍부한 음악적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비제의 <카르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라벨과 샤브리에의 <스페인 광시곡>,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외국 작곡가에 의한 이같은 작품들은 이국 정서에 의한 것으로 사실 실제의 스페인 음악과는 많은 거리가 있다. 스페인의 리듬과 선율을 빌려와서 작곡을 했다고 해서 스페인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작품들은 스페인 음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를 했다.
사실 플라멩코 음악은 스페인에서 옛부터 전해져 온 음악이 아니라 외래의 유랑민족인 집시들에 의해 주도된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음악이다. 스페인은 다양한 문화적 전통을 지닌 나라이며 음악에 있어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플라멩코는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국한된 음악이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선입관을 떨쳐버리고 플라멩코 음악의 깊숙한 세계로 들어 가보자. 다음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이다.
<한낮의 풍경>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 온 마을이 시에스타(Siesta:낮잠)에 빠져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낮, 내려 쬐는 강렬한 햇빛이 적막을 더해준다. 이 지방 특유의 하얀 회칠을 한 붉은 기와집 앞에서 상중인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새까만 옷차림을 한 노파가 지팡이를 짚고 의자에 앉아있다. 그의 게슴츠레한 시선은 멍하니 하얀 담벼락을 향하고 있다. 적막, 태양, 흰색, 검정색 그리고 노파. 이미지가 강렬하다.
<한밤의 풍경>
자정을 훌쩍 넘긴 한밤의 타블라오(Tablao:카페)의 홀 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하고 저마다 헤레스(Jerez)산 세리(Sherry)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한 집시 여인이 무대에 오르자 홀 안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진다. 여인이 우리의 창을 연상케 하는 쉰 목소리로 절규에 가까운 칸테 혼도(Cante Jondo)를 부르자 청중들은 숨도 크게 못쉬고 마음을 졸인다. 기타의 반주에 맞추어 격렬한 박자로 발을 구르며 플라멩코를 추는 여인. 그러나 그 격렬함 속에 스쳐 지나가는 여인의 눈빛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격정을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리는 여인의 손가락. 고뇌와 한 그리고 땀이 범벅이 된 일그러진 양미간... 갑자기 기타반주와 춤이 멎자 청중들은 "올레(Ole:아랍어의 알라에서 유래된 잘한다는 칭찬의 말)"를 연발하며 열광한다.
<투우장의 풍경>
오후 5시. 그라나다의 투우장. 관중들이 지르는 소리에 흥분한 소가 입가에 침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소의 등에는 여러 개의 창이 꽂혀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최고의 마타도르(Matador:투우사) 메히아스(Mejias)도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상처투성이의 육신을 두 다리로 간신히 버티고 서있다.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졸음은 그를 혼돈스럽게 한다. 눈을 부릅뜨고 소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붉은 물레타(Muleta)를 흔들어 소를 부른다. 모래땅을 헤치고 돌진하는 소. 죽음의 뿔이 다가오면 메히아스는 더욱 더 소의 뿔에 접근한다. 관중들의 손엔 땀이 흐르고 적막이 흐른다. '진실의 순간!', 시간이 정지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메히아스의 물레타가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모래땅으로 떨어진다.
*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는 스페인의 민족시인자 극자가이며 아마추어 음악가이기도 한 로르까의 시집, 희곡, 평론을 읽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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