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91.10.225) 조회 수 6820 댓글 7
  * 트레몰로 주법의 처리

  우선, 작편곡가의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바이올린 같은 찰현악기의 연음을 구사하기 위한 이유로만 트레몰로 주법을 개발했을까요? 그렇다면, 기타라는 악기의 32분 음표에 의한 연음이 과연 바이올린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기타음악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찰현악기의 연음 흉내를 내는 것이라면 어떤 음악적 의미가 있을까요? 토막 음으로 연결한 발현악기의 트레몰로를 아무리 빨리 구사한들, 그게 연음이 될까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고른 탄현으로 연음을 내는 것이 트레몰로 주법의 본질이 아닐 것입니다. 차라리, 32분 음표 하나하나가 색다른 음색과 시차를 가지고 있다면, 또 전체적인 흐름이 프레이징에 따라 점점 느려지기도, 점점 빨라지기도 한다면, 또 32분 음표 하나하나의 탄현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강약으로써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이것이 훨씬 더 기타음악적일 것입니다. 또한 이런 연습이, 시간적, 강약적, 음색적으로 고른 탄현을 유지하는 연습보다 도리어 훨씬 어려울 것입니다.

  옛날부터 트레몰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수님이 외칩디다. “도대체 누가 32분 음표 하나하나를 꼭 같이 연주하라 했나?” 이런 개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이 말이 핵심을 찌르고 있다고 봅니다.

  고른 탄현이라는 의미에도 여러 시각이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수학적인 물리학적인, 32분 음표에 의한 균등 배분을 뜻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소위 말발굽 타법 등은 숙련 부족에 의한 문제점임에 틀림없지만, 고른 탄현이라는 의미는 전체적인 균형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32분 음표 4개로 쪼개어진 8분 음표 하나 안에서도, 32분 음표 하나하나가 점점 느려지기도 점점 빨라지기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잡혀있다면, 이는 고른 탄현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창의적인 프레이징이 이런 기법/기능을 리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기혁님이 이런 댓글을 단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32분 음표 하나라도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이런 개념이 오히려 중요한 단서가 아닐까요? 나는 이 말이 정곡을 강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멋있는 어쿠스틱 음색을 지닌 미디음악으로 트레몰로를 만들어서 들어보십시오. 32분 음표는 시간, 강약, 음색이 완벽하게 균질합니다. 만일, 사람 손으로 미디와 똑같이 연주한다면, 미디 음향이 내는 효과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점이 다를까요?

  창의적 프레이징이란 개념을 떠나서, 목적 없이 단순히 속도를 빠르게 또는 늦게 트레몰로를 구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권정오님이 지적한 대로, 이런 개념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나는, 연주가라면, 이 비교가 깊은 악성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프레이징의 연구 없는 단순한 수학적, 물리학적인 균등 배분, 악성이라는 리드가 없는 단순한 속도 경쟁은 위험합니다. 음악이론은 수학과 물리학의 기초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음악이론은 음악에 봉사하는 것이고, 음악은 수학이나 물리학이 아니며, 음악은 시간예술이지만, 그렇다고 속도 경쟁하는 기능공들의 기능 올림픽이 아닙니다.

  gmland.


Comment '7'
  • 시내 2003.11.05 11:05 (*.254.63.29)
    언제나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주시는 글 감사드립니다. 속도경쟁하는 올림픽이 아니라는 말씀...큰 위로가 되는군요. 문제는 늦고도 아름다운 트레몰로가 가능키 위해서는 약간 추하더라도
  • 시내 2003.11.05 11:07 (*.254.63.29)
    빠른 트레몰러를 칠수있는 선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늘 있어요. 오류있는, 순 개인만의 경험에 불과한 의견이라면 죄송해요.
  • 2003.11.05 13:13 (*.168.105.40)
    시원한 설명 감사합니다^^
  • 저녁하늘 2003.11.05 20:53 (*.239.95.111)
    이글은 또 지금 봤네요... 저랑 똑같은 생각이네요... 참 당연한 말이기두 하구여^^
  • 시내 2003.11.07 16:57 (*.254.63.29)
    gmland님이 저를 위해 특별히 달아주셨던 리플을 보고 감사인사 드린다는 것이 이제보니 다시 내리셨네요. 기타메니아내 훌륭하신 선생님이신 gmland님 같은 분으로부터 귀한 가르
  • 시내 2003.11.07 17:29 (*.254.63.29)
    침을 받았다는 것이 큰 영광으로 여겨졌었지요. 모르는 한사람을 배려해 베풀어주셨던 말씀 오래도록 새겨두겠습니다. 값진 글을 잃어버릴만큼 때놓친 감사의 마음을 이제야 올립니다.
  • 애벌레 2003.11.10 03:10 (*.42.222.135)
    키야~역시 깊은 깨달음을 주시네요.....전 지금까지 정성껏 음한음 트레몰로를 연주한게 아니라 손만 기계처럼 칠려고 햇던거 같아요..이제 눈감고 알함브라궁을 상상하면 연습해야겟당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3 바루에코의 샤콘느. 16 바레코미오 2001.05.10 5006
512 기타곡 중에 가장 어려운곡은? 4 으랏차차 2001.05.10 8008
511 류트 시대의 음유시인의 시를 혹 가지고 계신 분은? 3 2001.05.10 4747
510 스케일 연습은 언제나 내 생활의 일부 -레오니드 코간 5 채소 2001.05.08 5436
509 채소님을 음악이야기방장으로.... 7 2001.05.06 4374
508 [읽을거리] 소녀와 베토벤 ...퍼온글... 1 채소 2001.05.04 4492
507 아고고.... 균형잡힌 바흐..? 2 2001.05.02 4507
506 그리스태생의 여류기타리스트 Antigoni Goni 1 2001.05.02 4765
505 [추천도서] Power Performance 성공연주 어떻게 할 것인가 2 채소 2001.05.02 4422
504 곡 선정을 해 주셩~~~ㅇ` 4 qball 2001.05.02 4993
503 이 사람도 아는지? 1 바리바리 2001.05.02 4296
502 균형잡힌 바흐..? 으랏차차 2001.05.02 4353
501 ☞ Feuilles d'automne op.41에 대해 illiana 2001.04.22 4218
500 스페인과 알함브라...텔레비젼방송자료. 안또니오 2001.04.18 4638
499 ☞ 이 사람을 아시는지? 1 딴따라~1 2001.04.17 4439
498 이 사람을 아시는지? 1 file 바리바리 2001.04.17 4880
497 Feuilles d'automne op.41-3 5 해금궁 2001.04.14 4602
496 Eduardo Fernandez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3 꺄하하^^ 2001.04.12 7665
495 ☞ 망고레와 세고비아.. 9 서정실 2001.04.10 6241
494 망고레와 세고비아.. 1 으랏차차 2001.04.10 5923
493 무라지 카오리 5 나잘나니 2001.04.10 4646
492 망고레는 악보를 정말 출판하지 않았는지... 오원근 2001.04.09 4678
491 ☞ 안 초라한심판. 셰인 2001.04.07 4218
490 대성당.. 으랏차차 2001.04.07 4655
489 ☞ 난 슈미트가 무지 미웡^^* 수님..메롱??? 간절한 2001.04.07 4798
488 초라한심판. 2001.04.07 4256
487 ☞ ☞ 러쎌미오님의 의견에 대하여 4 고정석 2001.04.07 4768
486 ☞ 러쎌의 바리오스2.(간단의견 꽉차서) 6 러쎌미오 2001.04.07 4785
485 ☞ 대성당..사우데데.. 왕초보 2001.04.06 4689
484 대성당..사우데데.. 1 으랏차차 2001.04.06 4751
483 러쎌의 바리오스. 4 러쎌미오 2001.04.06 4369
482 세고비아가 사용한악기들.. 쉬운 영어에요 ^^ 딴따라~! 2001.04.03 6068
481 설마...Paul Galbraith가?? 딴따라~! 2001.04.03 4981
480 ☞ 마지막 트레몰로 망상 2001.04.02 4527
479 제생각에도.. 기타칭구 2001.04.02 4251
478 제생각엔.. guitar.. 2001.04.01 4199
477 마지막 트레몰로 천진우 2001.04.01 4792
476 ☞ 트레몰로는 타레가의 발명품? 09 2001.03.31 4511
475 트레몰로는 타레가의 발명품? 서정실 2001.03.31 4878
474 울티모트레몰로 versus 알함브라궁의 추억 아마쳐 2001.03.29 5428
473 오디서 구하지? 2001.03.28 4381
472 빛나는 한국연주가? 1 2001.03.27 5284
471 요즘엔 이곡 연습하시는 분 없으세요? 김종표 2001.03.21 4613
470 고정관념을 버리시구... 신동훈 2001.03.20 4293
469 감상-연주가 또는 레파토리 선택 이세원 2001.03.20 4579
468 ☞ 그렇다면 가네샤님 만나러 갑시닷! 김종표 2001.03.20 4203
467 아..맞아..가네샤님게 물어보면 된다. 2001.03.19 4991
466 샤콘느..드디어 벽에 부딪치다... 으랏차차 2001.03.18 4653
465 내가 아는 기타리스트..간단한 인상.. 으랏차차 2001.03.17 4293
464 현대곡은... 으랏차차 2001.03.17 5244
463 진산산-허접 차차의 간단한 음반평(?) 으랏차차 2001.03.15 4230
462 바하전집음반시디 172장의 ....전부 얼마게요? 2001.03.13 4860
461 ☞미니압바님 정말 감사합니다...질문 하나만 더요!! 왕초보 2001.03.13 4210
460 꼭 가르쳐주셔요... 궁금이... 2001.03.13 4205
459 Canticum, La Espial Eterna, Parabola, Tarantos가 무슨 뜻이에요? 왕초보 2001.03.13 6676
458 ☞ 답변 고맙습니다. 셰인 2001.03.12 4421
457 허접답변... ^^; 신동훈 2001.03.12 5045
456 ☞ ☞ ☞bwv1000번 푸가에 대해 고정석 2001.03.11 4220
455 이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요^^ 망상 2001.03.11 4315
454 ☞ ☞bwv1000번 푸가에 대해 염해석 2001.03.11 4518
453 쉬미트의 바흐 10현기타 연주에 대한 질문이요. 셰인 2001.03.11 4446
452 ☞bwv1000번 푸가에 대해 고정석 2001.03.11 4227
451 질문 한가지(bwv1000번 푸가에 대해) 정성민 2001.03.11 5900
450 [공지]탱고이야기 나머지회에 대하여.. 변소반장 2001.03.09 4243
449 세고비아가 연주한 소르의 그랜드솔로. 고정석 2001.03.09 6377
448 연주회장도 악기랑 똑같네요. 2001.03.09 4159
447 Maria Luisa Anido에 관하여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고정석 2001.03.07 4533
446 ☞ ☞ 업적과 연주는 별개 셰인 2001.03.05 4292
445 ☞ 온고지신... 솔개 2001.03.04 4184
444 베렌트 어록-훌륭한 오케스트라는.. 오모씨 2001.03.04 4284
443 브림의 어록중 하나......기타는 소리가 빨리사라져서 2001.03.04 4234
442 안티-세고비아의 힘. 2001.03.04 6257
441 아라님만 보세여~~~ 꼭이여~~ 다른사람은 절대 보면 안되여~ 기타랑 2001.03.03 4341
440 기타에 대한 이야기 나눌 수 있으신 분, 누구? 2001.03.01 4376
439 ☞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아라 2001.03.01 4522
438 잘 받아보았습니다. 지우압바 2001.02.27 4236
437 ☞ ☞여기까지...(내용 없음) 김희도 2001.02.27 4419
436 이번에는 큰바위 얼굴 아저씨에게서 매니악 2001.02.27 4337
435 ☞ ☞여기까지...(내용 없음) 김웅찬 2001.02.26 4223
434 ☞ ☞아라님아...잘 받았습니다. 명노창 2001.02.26 4662
433 ☞ 당신 음악못듣게하면? 만돌린 2001.02.26 4642
432 ☞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 고정석 2001.02.24 4392
431 기타음악게시판에도 함 가 보세요 *^o^* 2001.02.24 4216
430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에 관해서..... illiana 2001.02.24 4314
429 한오백년 살자는데... 오모씨 2001.02.24 6214
428 저는 기도와 춤을 계속 듣구 있습니당... space 2001.02.23 5105
427 음울한 날씨...문득 생각난 모짜르트 레퀴엠. 형서기 2001.02.23 4635
426 탱고이야기(4)-탱고의 역사2 file 변소반장 2001.02.23 5556
425 ☞ 야마시따 연주를 보고.. 아라 2001.02.21 4388
424 밑에분과 다른 견해... 으랏차차 2001.02.21 3973
423 양쉐페이를 듣고 나서 왕초보 2001.02.21 4315
422 ☞여기까지...(내용 없음) 아라 2001.02.21 4254
421 Remi Boucher나 Arnaud Dumond의 음악 들어보신분.. 일랴나 2001.02.21 4402
420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김웅찬 2001.02.21 4332
419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김희도 2001.02.21 4509
418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명노창 2001.02.20 4425
417 명문 피바디 음대에서 돌아온 권대순 기타 연주회를 보고.. 김재홍 2001.02.20 4998
416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지우압바 2001.02.20 4549
415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변소반장 2001.02.20 4749
414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아라 2001.02.20 431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