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18.192.209) 조회 수 4273 댓글 1
좋은 연주회란 그런거더군요!
언제 끝나나 하면서 괜히 팜플렛에 손이 가기보다는
듣는 내내 행복해하면서 이 음악이 제발 끝나지 않기만 바라는...
오케스트라 단원의 보면대 위에 아직도 두툼히 남은 악보에 안심하곤 하는...
그러다, 그러다 결국 끝은 오는 거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되는...
그때의 감동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
아마 더 좋은 연주회는 그런거겠죠...
한번의 연주회를 통해서 뭔가 자신의 인생이 바뀔것같은 예감을 받을 때...

윌리엄 크리스티를 처음 알게된건 CD를 통해서였죠..
크리스티가 지휘한 헨델의 메시야!  저에겐 위험한 장난감들중 하나죠...
아침에 학교가기 전에 커피한잔 하면서 한번 들었다가 하루종일 메시야만 듣게 만들던...
밤에 한번 들었다가 그 밤을 하얗게 새게 만들던...

올 봄에 라이프찌히의 바흐페스트의 주제가 바흐와 프랑스음악이었는데
그때 크리스티가 자기의 Les Arts Florissants를 이끌고 왔더군요. 륄리의 오페라 한곡으로...
그때도 엄청 흥분했던 기억이... 이런게 프랑스바로크의 정수라고 느꼈죠!
이번엔 합창단도 Les Arts Florissants였고 솔리스트들도 그때 그 솔리스트들이더군요!
오케스트라만 원전악기로 연주하는 Les Arts Florissants가 아닌 베를린필로 바뀐....

Simply the best!
사이먼 레틀이랑 크리스티랑 둘이 손잡고 다정히 웃고있는 모습의
엽서처럼생긴 광고지 앞면에  써있는 말이죠!
그리고 뒷면에 "크리스티를 처음으로 베를린필에 지휘자로 모시게 되서 기쁘다... "
그 아래에 좀 다른 글체로
"he is simply the best fuer die Musik des 17. und 18 Jahrhunderts!"
그 밑에 사이먼 레틀 사인이 멋있게 들어있고..
그동안 독일에 살면서 영어와 독일어가 섞여있는 문장은 잘 못본것 같은데...
그렇게 사람들이 꼭 들어봐 주길 바랬던 레틀의 심정이었을까요?
베를린필에 취임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아마 꼭 모시고 싶었던 지휘자중 하나였겠죠!
앞으로도 레틀이 있는 동안은 베를린필에 자주 올것같은 예감이...

몇달전에 제가 좋아하는 지휘자가 베를린필을 지휘하기에 가봤었죠...
역시 17-18세기의 해석에 대가였고.. 그땐 드보르작이었죠.
그분의 로만틱은 어떤가해서 만사 제치고 갔었죠..
무수한 지휘자들이 베를린필을 지휘했겠죠..
그 지휘자들의 개성을 잘 표현해내는건 그들에겐 그다지 어려운일이 아닐지도..
그럼에도 그땐 지휘자랑 베를린필이 좀 따로노는것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좀 안맞기도 하고, 한박자씩 놓치기도 하고(고의로 그러는거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그래서 이번에 크리스티가 지휘하는 베를린필도 별로 기대는 안했거든요.
근데 이번엔 맞춰주려고 열심히 애쓰는, 진지하게 연주하는,
크리스티의 마법에 걸린 베를린필의 모습이 귀여웠다고...

이번엔 헨리 퍼셀의 오페라와 라모의 오페라! 물론 전곡은 아니었지만...
재즈보다 더 끈적끈적한 고음악의 정수가 잘 우러난 진국이었다고나 할까요!
연주 보는 내내 숨조차 쉴수 없었습니다.
크리스티가 풀어내는 음악!
거의 울먹일 듯 상기된 표정에서, 그의 손끝에서, 어깨에서, 무릎에서도...
이건 사람이 지휘한다기보다는 음악이 음악을 만들어내는거더군요!
지휘봉도 없고... 지휘단도 따로없고...(오페라라서 그런지...)
오른손보다는 왼손을 주로 쓰더군요!(혹시....?)

들으면서 가끔 생각해봤던건 다른 유명한 지휘자들도 그만큼은 다 하지않을까라는거였죠!
그들도 분명히 손끝에서 음악을 저렇게 만들어 낼거고 이런 감동도 줄거고....
그래도 다른 연주회에서 느껴본적 없다고 생각되는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다른 감정은 뭐라고 이야기해야 되나요....?
내가 알고있는 음악적인 상식이나, 무슨 테크닉같은걸로 설명할수없는...
크리스티의 연주가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같은 프로그램으로 있어서
한번더 크리스티의 연주를 보고싶었지만
20일은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와 베를린방송교향악단의
슈만의 첼로협주곡과 교향곡 2번의 연주가 있었고,
21일은 LA기타 사중주단의 연주가 있었죠!
하인리히 쉬프! 꼭 봐야될 연주자였고,
기타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못들어본 LA기타 사중주단의 연주는 놓칠 수 없는 연주였지요.
그럼에도 마음은 크리스티를 한번더 보고싶은,
그 감동의 자리에 한번더 가는게 더 행복할 것 같은...  

다음날  베를린방송교향악단의 슈만 연주에선 더 이상한걸 느꼈죠...
지휘자가 상임지휘자라 그런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너무 잘 맞더군요.
지휘가 필요없을것 같은.. 그냥 앞에서 눈길한번으로도 음악이 나올것같은...
꿈같은 피아니시모에서  장엄한 포르테시시모까지... 있어야될건 다 있었고...
특히 그분의 지휘는 정석 그 자체더군요!
아마 슈만이 살아서 그 자리에 있었어도 좋은 연주였다고 했을 것 같은...
그럼에도 끝나고 나서 느낀건 평범이라는 단어였죠...

그 몇일간 작은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로 좀 복잡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뭔가를 찾아야된다고 생각했죠..
마법...!!!@@@???   좀 웃기긴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달리 이런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안 떠오르더군요!
음악은 마법일 것 같다는...
크리스티는 그만의 마법이 있을 것 같다는...
좋은 음악가는 그렇게 그들만의 마법으로 음악을 풀어낼것 같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윌리엄 크리스티의 마법을 한번만 더 보고 싶습니다!
Les Arts Florissants와 함께라면 더 좋겠지요!

지금 제 앞에 해야될 곡이 몇곡 있습니다.
이젠 뭔가 다른 시각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아직 좀 썰렁하겠지만 이젠 뭔가 나름대로
제 조그만 기타에  마법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Comment '1'
  • 2002.10.24 16:15 (*.84.145.28)
    자신만의 마법 그리고 칭구들과의 관계.............감동.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3 탱고 이야기(3)-탱고의 역사1 변소반장 2001.02.19 6849
412 제가 보았던 아랑훼즈 실황자료들..... space 2001.02.19 4212
411 ☞ 실황연주를 보았는데... 셰인 2001.02.19 4189
410 앙헬 로메로의 아랑훼즈 협주곡.. 형서기 2001.02.19 4768
409 [추천요망]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샤콘느. 눈물반짝 2001.02.16 4609
408 야마시타 그는 누구인가?! 답변좀부탁 크흐 2001.02.15 4356
407 ☞ 소르의 러시아의 회상에 관한 질문 매니악 2001.02.14 4666
406 소르의 러시아의 회상에 관한 질문 파뿌리 2001.02.14 4196
405 ☞ 형 장흠 영산아트홀연주..여깃어.. 오모씨 2001.02.13 4605
404 ☞ 그의 콩쿨우승 기념 음반을 들어보았는데 셰인 2001.02.12 4208
403 오모씨만 보슈~ 예진아빠 2001.02.12 4857
402 Mi Buenos Aires Querido file 변소반장 2001.02.12 5510
401 Por una cabeza file 변소반장 2001.02.12 6218
400 Volver file 변소반장 2001.02.12 5261
399 Lejana tierra mia file 변소반장 2001.02.12 5365
398 El dia que me quieras file 변소반장 2001.02.12 6488
397 탱고이야기(2)-카를로스 가르델 file 변소반장 2001.02.12 6030
396 비도비치의 오빠.. 형서기 2001.02.12 4350
395 바덴재즈 곡좀 부탁할수 있을까요. 기타맨 2001.02.11 5009
394 탱고 이야기(1) file 변소반장 2001.02.10 6152
393 다른 음악에서의 예가 하나 있어서여..... 당근 2001.02.09 4175
392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미니압바 2001.02.09 5061
391 바흐의 마태수난곡에 류트? 셰인 2001.02.09 4416
390 ☞ 울트라 인스트루먼트!! 왕초보 2001.02.09 4391
389 ☞ 저도요... 비도비치팬 2001.02.09 4558
388 저는요... 미니압바 2001.02.09 4120
387 기교가 100% 해결된다면.... Filliads 2001.02.08 4195
386 류트 연주 악보와 류트-기타 양수겸장 연주자 미니압바 2001.02.08 4706
385 좋은정보 너무감사합니다. 그리고.. 파뿌리 2001.02.08 4086
384 류트음악과 현대기타의 몇가지 문제 미니압바 2001.02.08 5376
383 류트음악에 대해서 질문입니다 파뿌리 2001.02.07 4354
382 저기 이 미디 파일 제목 아시는 분 계신가요? file 09 2001.02.05 4235
381 ☞ ☞ 본인 글에 대한 본인의 대답 차차 2001.02.05 4127
380 ☞ ☞ 한계? 구조상의 특징이 아닐까요? 왕초보 2001.02.05 4408
379 ☞ 본인 글에 대한 본인의 대답 filliads 2001.02.04 4405
378 Digital Output 가능한 MD가 있습니다. file 박지찬 2001.02.03 4726
377 ☞ ☞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셰인 2001.02.02 4200
376 ☞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고정석 2001.02.02 4797
375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셰인 2001.02.02 4276
374 ☞ 위에 님 말씀중 한부분...... 명노창 2001.02.02 4175
373 ☞문제제기가 좀? gaspar 2001.02.02 4353
372 ☞ 기타 음악은 왜 .... 고정석 2001.02.02 4320
371 기타 음악은 왜 .... filliads 2001.02.01 4221
370 컴퓨터를 통해 녹음하는 방법. 사운드스미스 2001.02.01 5289
369 형서기형 넘 고마워여...요셉 숙(josef suk) 2001.01.27 5861
368 ☞ 존 윌리암스와 그렉 스몰맨 미니압바 2001.01.26 5141
367 존 윌리암스의 변화(?)와 그렉 스몰맨 왕초보 2001.01.26 4345
366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소르 2중주의 베스트는? 미니압바 2001.01.26 4619
365 첼로 3대 협주곡 반짱 2001.01.26 8449
364 참으로 오래동안.... 미니압바 2001.01.26 4118
363 Tchaikovsky Symphony No.5 형서기 2001.01.23 5999
362 3대 협주곡...어서 글 올려줘요. 2001.01.23 4662
361 에구...3대 협주곡이였군요.....--;; 화음 2001.01.22 4287
360 브람스의 현악6중주를 들으며.... illiana 2001.01.22 4522
359 콩나물 이야기 illiana 2001.01.22 4227
358 Lauro 곡을 연습하며... illiana 2001.01.21 6309
357 ☞ 컴에서 음악(파일)을 들을때 .... 2001.01.19 4598
356 제 경험상... 왕초보 2001.01.19 4149
355 ☞ ☞ 전 실제로 가봤는데여.... 눈물반짝 2001.01.19 4051
354 ☞ 전 실제로 가봤는데여.... 음... 2001.01.19 3904
353 라디오에서 무라지 카오리를 듣다. 눈물반짝 2001.01.19 4362
352 컴퓨터스피커 음악감상하는데 어떤거라도 상관없나요? 2001.01.19 4136
351 텔레만의 소나타G장조를 들어볼수 없을까요..부탁드립니다. 이크 2001.01.18 4208
350 야마시타가 연주한 '전람회의 그림, 신세계 교향곡'을 듣다... 왕초보 2001.01.17 4647
349 ☞ 제 잡문 넘 신경쓰지 마세여 셰인 2001.01.15 4079
348 ☞ 무슨생각으로 편곡하려 하는가....... 오모씨 2001.01.15 4091
347 마자!! 마자!! 신동훈 2001.01.15 4175
346 [펀글] 편곡 연주에 대한 셰인님의 견해 형서기 2001.01.15 4155
345 부끄럽습니다...저두 잘 모르는데요... 왕초보 2001.01.13 4010
344 Porro가 음반자료실에....떳어요! 반짱 2001.01.13 4079
343 왜 아무도 답을 안 주시죠. 그러면 곡 올린 왕초보님께 부탁을.... illiana 2001.01.12 3993
342 수님이 극찬(?)을 하시는 콜롬비아 모음곡중 Porro가 뭐에요? 왕초보 2001.01.12 4208
341 드디어 어느 사형수의 아침을 들었어요 2001.01.11 4240
340 사형수의 아침을 묘사해 주실분 illiana 2001.01.11 4380
339 어느 사형수의 아침... 2001.01.11 4494
338 기타 음악 중 가장 제목이 아름답다고 생각된 곡명...? 2001.01.10 4121
337 ☞ 도서안내...인류와 기타.....정상수님과 토레스회원들의 편집. 21대 토레시안 2001.01.10 4131
336 도서안내...인류와 기타.....정상수님과 토레스회원들의 편집. 2001.01.09 4400
335 데이비드 러쎌에 대하여... 왕초보 2001.01.09 4175
334 퍼온글.......추천협주곡,실내악곡,독주곡. 2001.01.07 5977
333 ☞ 야마시타의 오른손 셰인 2001.01.06 4277
332 에로틱한 기타의 선율 -- 야마시타 카즈히토 고은별 2001.01.05 4347
331 바하의 쳄발로 협주곡....퍼온글 신동훈 2000.12.29 4618
330 안나 비도비치의 bwv1006 를 듣고나서..^^ 기타라 2000.12.28 5883
329 역사적으로 볼 때... 미니압바 2000.12.28 4304
328 칭구연주는 어떻게 하면 들을수 있남요? 2000.12.28 4218
327 야마시타 비디오를 보고.... 야마시타 오버액션에 관한 이야기 기타랑 2000.12.28 4045
326 알리리오 디아즈랑, 오스카길리아얘긴 왜 없죠? 2000.12.28 4119
325 ☞ 그림의 떡이군...... 예진아빠 2000.12.28 4227
324 야마시따 연주를 보고.. giny 2000.12.27 4106
323 어...그건(?) 보내드렸구여.. 뽀짱 2000.12.26 4300
322 ☞ 와~ 역시 실천에 옮기시는군요~ ^^ Clara 2000.12.26 4053
321 ☞ 존경하는?....형서기님....보셔.. illiana 2000.12.26 4124
320 깔레바로의 고백..... 오모씨 2000.12.26 4651
319 크흐흑...[-ㅜ ];; 깔레바로의 "Confesion"을 듣고난 소감입니다~~!! 정슬기 2000.12.25 4233
318 게시판 제대로 안찾아올리면.... 2000.12.25 4265
317 존경하는?....형서기님....보셔.. 예진아빠 2000.12.25 4051
316 고맙습니다! 잘 듣겠습니다! (냉무) 반짱 2000.12.25 4183
315 ☞ NAXOS의 기타음반에 관한 이야기 매니악 2000.12.25 4287
314 음반장님 보세요. 2000.12.25 422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