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188.1.210) 조회 수 4299 댓글 0


지난 수요일, 저녁 8시 50분 쯤 일터에서 나와,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버릇대로 라디오를 켰다. 채널은 KBS에 고정되어 있었고, 들어보니 어느 연주회의 실황 중계를 하는 듯 했다. 아마 연주회장은 인터미션인 듯 했고,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은 1부의 연주에 대해서 평하고 있었다. 듣다보니 그 실황중계는 LG 아트센터에서 저녁 8시부터 시작한 '한일 실내악의 밤, Fandango'의 것이었다. 진행자들이 LG아트센터는 실내악에는 적합한 무대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실내악을 위한 공연장이 매우 적다라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간략한 평이 끝난 후, 2부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일본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비쥬얼한 면이 많이 부각되는 점을 비판하며, 그녀의 음악성에 대해 폄하하는 평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은 어린 연주자이고 성숙해가는 과정에 있으며, 분명히 톤도 예쁘고 연주도 그렇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비쥬얼한 쪽을 만족시켜주는 것도 확실히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다. 또, 어느 쇼 프로그램에 무라지 카오리가 나온 것을 봤는데, 그 쇼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무라지 카오리에게 쇼프로에 나오는 다른 연예인들에게 하는 식의 그런 질문(질문이 뭐였는지는 말안해줬음)을 던졌는데 그 질문을 받고 카오리가 무척이나 당황했다는 모습을 봤다면서, 아직 순수한 면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해설자로 나온 모 작곡가는, 자신이 무라지 카오리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 선전의 '로드리고의 마지막 제자'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며, 무라지 카오리가 "로드리고가 카오리의 연주를 끝까지 경청하였으며, 연주를 듣고 나서 흡족한 미소를 띄웠다"라고 말했다는 말을 전하였다. 또한 클래식 기타에 있어서 일본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고(야마시타도 얼마전 내한공연을 했다라는 예를 들며), 좋은 연주자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2부가 시작되고 카오리가 등장하자, 두 진행자들은 '무라지 카오리 정말 예쁘죠?', '네, 정말 예쁘군요'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무라지 카오리가 등장한 2부의 프로그램은 피아솔라의 탱고의 역사와 보케리니의 기타 5중주 판당고였는데, 피아솔라의 탱고는 바이올린과 기타의 2중주로 연주되었다.
피아솔라의 음악이 시작 되었는데, 정말 이상했다. 바이올린과 기타가 2중주로 연주될 때는 당연히 기타의 음량이 더 작기 마련인데 기타의 소리가 '매우' 분명하고 크게 들린 반면, 바이올린의 소리는 꼭 녹음한 음악을 무대뒤에서 틀어놓은 듯이 '아련하고 불분명하게' 들리는 것이다. 덕분에 무라지 카오리의 깔끔한 연주를 잘 감상할 수 있었지만, 불균형한 음량의 밸런스 때문에 탱고의 역사 '이중주'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바이올린 주자와의 호흡은 썩 잘 맞았다고 느꼈다.

곡이 끝나자 두 진행자들이 설명을 해줬는데, '기타의 음량을 고려한 탓인지 기타 앞에만 마이크를 둬서, 스피커에서도 기타음악이 나오고 카오리가 연주한 기타에서도 소리가 나와 한 사람이 연주하는데 양쪽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 때문에 상당히 이상했다'며 '이 곡을 듣는 라디오 시청자들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을 했다.

다음의 보케리니는 전 악장이 다 연주되었고(이게 기타 5중주 몇번이더라??--a), 3악장 판당고에는 타악기 주자도 동원되었다(가끔 반박자씩 늦게 연주하는 것이 무척 신경쓰였다). 이때는 아마 음량조절에 신경을 썼는지, '실내악'답게, 각 악기들의 특성을 잘 살린 균형있는 연주를 보여준 것 같다.

어느새 집에 도착을 했고, 몇가지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무라지 카오리나 나머지 주자들의 연주 자체에 대한 생각보다도 실황에서 음량에 관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쩝. 분명 리허설도 했을텐데 왜 마이크 사용에 있어서 실패하였을까... 또, 무라지 카오리가 아니었다면 그 연주회 자체를 실황중계해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대부분의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클래식 기타 연주회는 거의 실황 중계를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어쨌든. 클래식 기타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라는 것이 결론으로 내려졌다. 꼭 나 혼자서만 라디오를 들은 것처럼 썼군... 쩝.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3 조스캥 데프레의 미제레레... 헤레베헤... 17 eveNam 2003.12.27 6131
412 시간여행 : 800년 전의 음악은 어땠을까요? 8 file 정천식 2003.12.28 5710
411 해피보이님께.................거지의 사랑노래(?) 4 정천식 2003.12.29 8987
410 산사나이들의 밝고 유쾌한 노래 3 정천식 2003.12.29 6965
409 카운터 테너와 카스트라토 그리고 소프라니스트(수정) 2 정천식 2004.01.04 11294
408 천사의 죽음 - Suite del Angel 5 file 차차 2004.01.05 7877
407 프랑코 코렐리를 추모하며 7 정천식 2004.01.05 6434
406 1월 16일 배장흠님 Recuerdos 연주회 후기 8 으니 2004.01.17 7580
405 정경화의 샤콘느... 5 eveNam 2004.01.22 5501
404 LP예찬 7 정천식 2004.01.22 5581
403 LP를 CD로 만들기 정천식 2004.01.24 5483
402 합창교향곡...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3 file eveNam 2004.01.25 6866
401 로드리고... 안달루즈 협주곡 25 file eveNam 2004.01.25 7582
400 히메네스 - 알론소의 결혼(야마시타의 연주) 4 정천식 2004.01.31 6775
399 히메네스 - 알론소의 결혼 4 정천식 2004.01.30 8174
398 [re] 참고로~ 1 seneka 2004.02.04 6095
397 20세에 요절한 바스크 출신의 천재 작곡가 - 아리아가 2 정천식 2004.02.03 12236
396 척박한 황무지에서 피어난 찬란한 꽃, 그라나도스 8 정천식 2004.02.04 8783
395 로르까의 <스페인 옛 민요집> 4 정천식 2004.02.06 8183
394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1) 3 정천식 2004.02.07 6944
393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2) 1 정천식 2004.02.07 6436
392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3) 3 정천식 2004.02.07 7275
391 Obligato on Etude in B minor 정천식 2004.02.08 5535
390 내 첫사랑의 추억이 어린 그리그의 <페르 귄트>(1) 정천식 2004.02.10 6104
389 내 첫사랑의 추억이 어린 그리그의 <페르 귄트>(2) 3 정천식 2004.02.10 5202
388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1) 정천식 2004.02.11 5826
387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2) 정천식 2004.02.11 17216
386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3) 정천식 2004.02.11 5388
385 [re] 바하는 어떤 악보로 공부하여야 하나........!!?? 6 정천식 2004.02.16 5714
384 바하는 어떤 악보로 공부하여야 하나........!!?? 6 file 해피보이 2004.02.16 5811
383 음악과 수학(2) &#8211; 피타고라스 음계와 선법 1 bluejay 2004.02.17 9188
382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1) 4 정천식 2004.02.24 5340
381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2) 1 정천식 2004.02.25 5504
380 [re]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3) 차가운기타 2004.03.16 5330
37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3) 3 정천식 2004.02.26 5295
378 스트라디바리 사운드의 비밀, 기후 탓?[잡지 월간객석에서 퍼옴] 9 김동선 2004.02.29 6002
377 쵸콜렛을 좋아하세요?(1) 정천식 2004.03.02 4717
376 쵸콜렛을 좋아하세요?(2) 정천식 2004.03.03 5004
375 쵸콜렛을 좋아하세요?(3) 정천식 2004.03.04 4883
374 테크닉과 음악성에 대한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15 seneka 2004.02.05 5585
373 한말씀만... 4 file jazzman 2004.02.06 6430
372 [re] 커트 코베인이 뭘 어&#51726;길래.. 1 마왕 2004.02.06 5096
371 [re] 답답... 21 답답... 2004.02.06 5270
370 위의 글을 읽고... 6 지나가다 2004.02.06 5856
369 [re] 밑의 글들을 일고... 푸하하하하 2006.01.21 4687
368 밑의 글들을 일고... 18 vandallist 2004.02.06 5996
367 [re]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8 ... 2004.02.06 4716
366 [re] 음악성.........꼬추가루 넣은 안동식혜. 4 2004.02.06 5064
365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19 마왕 2004.02.06 5583
364 커트코베인과 클래식기타 10 한민이 2004.03.09 5797
363 타레가의 "무어인의 춤" 3 정천식 2004.03.10 7298
362 [re] Omar Bashir의 우드(Oud)연주.. 4 옥용수 2004.03.11 5435
361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1) 7 정천식 2004.03.10 6045
360 [re] 질문. 2 file 정천식 2004.03.11 4978
359 질문. 6 진성 2004.03.11 4870
358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2) 1 정천식 2004.03.11 5672
357 [re]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2 정천식 2004.03.14 5068
356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3 정천식 2004.03.13 5225
355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4) 정천식 2004.03.14 5409
354 인류 평화의 염원이 담긴 새의 노래 4 정천식 2004.03.15 5681
353 세고비아 & 망고레 41 지어 ㄹ 2004.03.17 9312
352 바하곡을 연주한다는 것... 23 황유진 2004.03.17 5565
351 파야의 스페인 무곡 오페라 버전 정천식 2004.03.23 6425
350 파야의 스페인 무곡(기타2중주) 정천식 2004.03.24 6206
34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1) 2 정천식 2004.03.23 5789
348 역시~디용.....Roland Dyens 의 인터뷰.............(97년 soundboard잡지) 8 맹구 2004.03.23 5366
347 파야의 폴로 - 후쿠다 신이치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357
346 파야의 폴로 - 예페스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117
345 파야의 폴로 - 수페르비아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6211
344 LAGQ -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4900
343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6470
342 LAGQ - 파야의 괴로운 사랑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5070
341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2) 3 정천식 2004.03.26 5582
340 몇자 안되는 간단의견 넘 아까워서 퍼왔습니다......."무한이 확장되는 경험 2004.03.28 5016
339 파야 - 물방아꾼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6144
338 파야 - 물방아꾼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5730
337 파야 - 시장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5923
336 파야 - 시장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5744
33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3) 2 정천식 2004.03.29 5985
334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4) 1 정천식 2004.04.02 6352
333 Ut queant laxis(당신의 종들이) 악보 2 file 정천식 2004.04.07 8637
332 안녕하세요. 숙젠데..^^; 도레미파 솔라시도.. 이름의 유래에대해 알고 싶습니다. 6 hesed 2004.04.06 7285
331 변태가 되어가는 나의 귀....... 27 오모씨 2004.04.02 5510
330 디용 전주 황추찜닭 공연 후기. 17 오모씨 2004.03.31 8648
329 [퍼온글]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쉽지않은 중주에 관하여...(오모씨님의 글) 5 2004.04.11 6261
328 저작권에 관하여...(FAQ).. 2004.04.11 4803
327 [요청] 브라우워의 곡중 Suite No.2 Mebae는? 6 file 옥용수 2004.04.12 6208
326 탱고와 아르헨티나 민속문화 5 file 정천식 2004.04.17 8753
325 모든 기타협주곡에 대하여 수배령을 내립니다. 59 정천식 2004.04.20 8507
324 [질문]Paco de Lucia의 Fuente Y Caudal 1 의문의 2004.04.30 5824
323 클래식 기타곡좀 추천해주세요... 5 kalsenian 2004.05.05 5029
322 20세기를 예비한 바이올리니스트 - 사라사테 5 정천식 2004.05.11 9304
321 여섯개의 은빛 달빛, 망고래의 생과 시간들. (리차드 디. 스토우버) 3 file 데스데 리 2004.05.24 4988
320 사발레타가 연주하는 알베니스의 말라게냐 1 정천식 2004.06.19 5896
319 하프의 마음, 하프의 영혼 사발레타 정천식 2004.06.19 8659
318 장대건님 연주회 끝난 후 이야기 한 토막 2 으니 2004.06.21 4961
317 [re] 스카보로우의 여인 19 gmland 2004.07.01 6885
316 Scarborough Fair 영상시 2 고정석 2004.07.02 5214
315 추억의 스카보로우 10 LSD 2004.06.30 6971
314 Stairway to Heaven 9 gmland 2004.07.02 7555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