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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8.192.209) 조회 수 4269 댓글 1
좋은 연주회란 그런거더군요!
언제 끝나나 하면서 괜히 팜플렛에 손이 가기보다는
듣는 내내 행복해하면서 이 음악이 제발 끝나지 않기만 바라는...
오케스트라 단원의 보면대 위에 아직도 두툼히 남은 악보에 안심하곤 하는...
그러다, 그러다 결국 끝은 오는 거고, 가슴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되는...
그때의 감동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
아마 더 좋은 연주회는 그런거겠죠...
한번의 연주회를 통해서 뭔가 자신의 인생이 바뀔것같은 예감을 받을 때...

윌리엄 크리스티를 처음 알게된건 CD를 통해서였죠..
크리스티가 지휘한 헨델의 메시야!  저에겐 위험한 장난감들중 하나죠...
아침에 학교가기 전에 커피한잔 하면서 한번 들었다가 하루종일 메시야만 듣게 만들던...
밤에 한번 들었다가 그 밤을 하얗게 새게 만들던...

올 봄에 라이프찌히의 바흐페스트의 주제가 바흐와 프랑스음악이었는데
그때 크리스티가 자기의 Les Arts Florissants를 이끌고 왔더군요. 륄리의 오페라 한곡으로...
그때도 엄청 흥분했던 기억이... 이런게 프랑스바로크의 정수라고 느꼈죠!
이번엔 합창단도 Les Arts Florissants였고 솔리스트들도 그때 그 솔리스트들이더군요!
오케스트라만 원전악기로 연주하는 Les Arts Florissants가 아닌 베를린필로 바뀐....

Simply the best!
사이먼 레틀이랑 크리스티랑 둘이 손잡고 다정히 웃고있는 모습의
엽서처럼생긴 광고지 앞면에  써있는 말이죠!
그리고 뒷면에 "크리스티를 처음으로 베를린필에 지휘자로 모시게 되서 기쁘다... "
그 아래에 좀 다른 글체로
"he is simply the best fuer die Musik des 17. und 18 Jahrhunderts!"
그 밑에 사이먼 레틀 사인이 멋있게 들어있고..
그동안 독일에 살면서 영어와 독일어가 섞여있는 문장은 잘 못본것 같은데...
그렇게 사람들이 꼭 들어봐 주길 바랬던 레틀의 심정이었을까요?
베를린필에 취임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아마 꼭 모시고 싶었던 지휘자중 하나였겠죠!
앞으로도 레틀이 있는 동안은 베를린필에 자주 올것같은 예감이...

몇달전에 제가 좋아하는 지휘자가 베를린필을 지휘하기에 가봤었죠...
역시 17-18세기의 해석에 대가였고.. 그땐 드보르작이었죠.
그분의 로만틱은 어떤가해서 만사 제치고 갔었죠..
무수한 지휘자들이 베를린필을 지휘했겠죠..
그 지휘자들의 개성을 잘 표현해내는건 그들에겐 그다지 어려운일이 아닐지도..
그럼에도 그땐 지휘자랑 베를린필이 좀 따로노는것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좀 안맞기도 하고, 한박자씩 놓치기도 하고(고의로 그러는거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그래서 이번에 크리스티가 지휘하는 베를린필도 별로 기대는 안했거든요.
근데 이번엔 맞춰주려고 열심히 애쓰는, 진지하게 연주하는,
크리스티의 마법에 걸린 베를린필의 모습이 귀여웠다고...

이번엔 헨리 퍼셀의 오페라와 라모의 오페라! 물론 전곡은 아니었지만...
재즈보다 더 끈적끈적한 고음악의 정수가 잘 우러난 진국이었다고나 할까요!
연주 보는 내내 숨조차 쉴수 없었습니다.
크리스티가 풀어내는 음악!
거의 울먹일 듯 상기된 표정에서, 그의 손끝에서, 어깨에서, 무릎에서도...
이건 사람이 지휘한다기보다는 음악이 음악을 만들어내는거더군요!
지휘봉도 없고... 지휘단도 따로없고...(오페라라서 그런지...)
오른손보다는 왼손을 주로 쓰더군요!(혹시....?)

들으면서 가끔 생각해봤던건 다른 유명한 지휘자들도 그만큼은 다 하지않을까라는거였죠!
그들도 분명히 손끝에서 음악을 저렇게 만들어 낼거고 이런 감동도 줄거고....
그래도 다른 연주회에서 느껴본적 없다고 생각되는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다른 감정은 뭐라고 이야기해야 되나요....?
내가 알고있는 음악적인 상식이나, 무슨 테크닉같은걸로 설명할수없는...
크리스티의 연주가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같은 프로그램으로 있어서
한번더 크리스티의 연주를 보고싶었지만
20일은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와 베를린방송교향악단의
슈만의 첼로협주곡과 교향곡 2번의 연주가 있었고,
21일은 LA기타 사중주단의 연주가 있었죠!
하인리히 쉬프! 꼭 봐야될 연주자였고,
기타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못들어본 LA기타 사중주단의 연주는 놓칠 수 없는 연주였지요.
그럼에도 마음은 크리스티를 한번더 보고싶은,
그 감동의 자리에 한번더 가는게 더 행복할 것 같은...  

다음날  베를린방송교향악단의 슈만 연주에선 더 이상한걸 느꼈죠...
지휘자가 상임지휘자라 그런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너무 잘 맞더군요.
지휘가 필요없을것 같은.. 그냥 앞에서 눈길한번으로도 음악이 나올것같은...
꿈같은 피아니시모에서  장엄한 포르테시시모까지... 있어야될건 다 있었고...
특히 그분의 지휘는 정석 그 자체더군요!
아마 슈만이 살아서 그 자리에 있었어도 좋은 연주였다고 했을 것 같은...
그럼에도 끝나고 나서 느낀건 평범이라는 단어였죠...

그 몇일간 작은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로 좀 복잡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뭔가를 찾아야된다고 생각했죠..
마법...!!!@@@???   좀 웃기긴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달리 이런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안 떠오르더군요!
음악은 마법일 것 같다는...
크리스티는 그만의 마법이 있을 것 같다는...
좋은 음악가는 그렇게 그들만의 마법으로 음악을 풀어낼것 같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윌리엄 크리스티의 마법을 한번만 더 보고 싶습니다!
Les Arts Florissants와 함께라면 더 좋겠지요!

지금 제 앞에 해야될 곡이 몇곡 있습니다.
이젠 뭔가 다른 시각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아직 좀 썰렁하겠지만 이젠 뭔가 나름대로
제 조그만 기타에  마법을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Comment '1'
  • 2002.10.24 16:15 (*.84.145.28)
    자신만의 마법 그리고 칭구들과의 관계.............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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