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타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이냐?"
기타가 말한다.
"나는 인간의 마음이다."
"...?"
"누군가 어떤 이유로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들겠다는 그 마음이 이런 모양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굳이 정의한다면, 기타의 모양을 한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침내 사랑이다. 그러므로 나는 기타의 모양을 한 사랑인 것이다."
...
연주회 중에 줄이 끊어져 연주를 망쳤을 때,
커튼 뒤에서 분을 삭이던 나에게 손에 들려있던 기타가 말한다.
"산다는 게 무엇인가?
나로서는 이렇게 다치기도 하고,
자네로서는 그렇게 쪽팔리기도 해보고...
그러는 게 사는게 아니겠나?
줄이 끊어져서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그게 다 자네가 살아 있어서 겪는 일일세.
그러나 그래도 굳이 '너 때문에'라는 말을 하고 싶거든
이렇게 한 번 해보시게
'너 때문에 사는 맛 한 번 봤다. 고마워'
눈 한 번 뜨면 모든 것이 힘 모아 선(善)을 이루는 세상이 바로 거기 있다네."
탁해진 눈을 씻고 내 일상 속의 기타와 마주앉아 보자.
그러다 거기서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와 내가 하나임을 알게 될 지도 모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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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현주 목사님의 '물物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의
일부를 무단으로 패러디 한 글입니다.
빗, 쓰레기통, 돌, 빨래집게.. 등의 우리곁에 있는 사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현주님의 글들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라서 주체할 수가 없더군요..
그 마음, 우리 기타매니아 식구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만약 우리가 기타와 얘기를 나눈다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현주님의 글을 살짝 바꾸어 보았습니다.. (저작권 침해는 아닐런지..^^;)
우리가 기타를 단순한 악기로만 보지 말고..
애인처럼, 친구처럼, 스승처럼
항상 기타와 정다운 얘기를 나눈다면..
우리 기타소리는 얼마나 아름다와질까요..
또한 그 소리를 듣는 청중은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요..
기타의 모양을 한 인간의 마음..
마침내 사랑이라...
....
아.. 근데 이 글 음악이야기에 올려도 되는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