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43.135.89) 조회 수 4777 댓글 0
곡  명 : 타란토(Taranto)
노  래 : 엘 초코라테(El Chocolate, 칸타오르)
녹  음 : Docora HM 83(CD)

* 칸타오르 : 플라멩코 음악에서 남자 가수를 '칸타오르', 여자 가수를 '칸타오라'라고 한다.

  플라멩코라고 하면 흔히 격렬한 리듬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단순한 접근으로는 플라멩코의 진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쵸코라테의 음악에는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건강함이 살아있다. 그의 음악은 극도로 분화된 현대사회에서 물에 뜬 기름처럼 전통과 유리된 음악이 아니라 전통에 굳건히 뿌리를 두면서 생활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런 음악이다. 플라멩코의 노래는 벨칸토와 같은 미끈한 발성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창을 연상케하는 생목소리를 쓴다. 탁배기 한 잔 걸치고 걸쭉하게 불러 제끼는 우리의 육자배기나 판소리같은 맛이 느껴진다.

  엘 쵸코라테의 뱃속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구성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엇! 대물이구나!"하는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 두 번째 트랙인 '타란토(Taranto : '미친 사람 같은'이란 뜻을 가진 플라멩꼬 음악의 한 양식)'를 들어 보면 광산 노동자가 광산 입구에서 노동이 힘들다는 것과 사랑도 힘들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다. 돈을 못벌어다 준다고 자기를 버리고 도망가버린 아내에 대한 원망과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 대해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본문 중에서 인용)

+++++++++++++++++++++++++++++++++++++++++++++++++++++++++++++++++++++++++++++++++++++++++++++++++++++++++++++++++++++++++++++

  스페인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 그리고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춤과 음악일 것이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기실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위도상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남국(南國)의 느낌이 강한 것은 지중해와 멕시코 만류에 의한 온화한 기후 탓도 있지만 플라멩코 음악이 갖는 뜨거운 온도감 때문일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면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태양의 문) 광장이 있는데 서울의 광화문 정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광장을 중심으로 번화가인 그란 비아(Gran Via:대로)가 동서로 달리고 있다. 이곳은 스페인 여행의 시발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문을 통과해서 태양의 나라 스페인으로 들어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태양의 문을 열고 카르멘과 동 키호테의 나라,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의 나라,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꼬 춤과 음악이 있는 스페인으로 들어 가보자.

  스페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해온 나라이다. 강렬한 민속적 색채로 수놓인 스페인 음악은 이국 정서를 추구했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풍부한 음악적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비제의 <카르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라벨과 샤브리에의 <스페인 광시곡>,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외국 작곡가에 의한 이같은 작품들은 이국 정서에 의한 것으로 사실 실제의 스페인 음악과는 많은 거리가 있다. 스페인의 리듬과 선율을 빌려와서 작곡을 했다고 해서 스페인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작품들은 스페인 음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를 했다.

  사실 플라멩코 음악은 스페인에서 옛부터 전해져 온 음악이 아니라 외래의 유랑민족인 집시들에 의해 주도된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음악이다. 스페인은 다양한 문화적 전통을 지닌 나라이며 음악에 있어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플라멩코는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국한된 음악이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선입관을 떨쳐버리고 플라멩코 음악의 깊숙한 세계로 들어 가보자. 다음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이다.

<한낮의 풍경>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 온 마을이 시에스타(Siesta:낮잠)에 빠져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낮, 내려 쬐는 강렬한 햇빛이 적막을 더해준다. 이 지방 특유의 하얀 회칠을 한 붉은 기와집 앞에서 상중인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새까만 옷차림을 한 노파가 지팡이를 짚고 의자에 앉아있다. 그의 게슴츠레한 시선은 멍하니 하얀 담벼락을 향하고 있다. 적막, 태양, 흰색, 검정색 그리고 노파. 이미지가 강렬하다.

<한밤의 풍경>

  자정을 훌쩍 넘긴 한밤의 타블라오(Tablao:카페)의 홀 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하고 저마다 헤레스(Jerez)산 세리(Sherry)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한 집시 여인이 무대에 오르자 홀 안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진다. 여인이 우리의 창을 연상케 하는 쉰 목소리로 절규에 가까운 칸테 혼도(Cante Jondo)를 부르자 청중들은 숨도 크게 못쉬고 마음을 졸인다. 기타의 반주에 맞추어 격렬한 박자로 발을 구르며 플라멩코를 추는 여인. 그러나 그 격렬함 속에 스쳐 지나가는 여인의 눈빛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격정을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리는 여인의 손가락. 고뇌와 한 그리고 땀이 범벅이 된 일그러진 양미간... 갑자기 기타반주와 춤이 멎자 청중들은 "올레(Ole:아랍어의 알라에서 유래된 잘한다는 칭찬의 말)"를 연발하며 열광한다.

<투우장의 풍경>

  오후 5시. 그라나다의 투우장. 관중들이 지르는 소리에 흥분한 소가 입가에 침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소의 등에는 여러 개의 창이 꽂혀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최고의 마타도르(Matador:투우사) 메히아스(Mejias)도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상처투성이의 육신을 두 다리로 간신히 버티고 서있다.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졸음은 그를 혼돈스럽게 한다. 눈을 부릅뜨고 소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붉은 물레타(Muleta)를 흔들어 소를 부른다. 모래땅을 헤치고 돌진하는 소. 죽음의 뿔이 다가오면 메히아스는 더욱 더 소의 뿔에 접근한다. 관중들의 손엔 땀이 흐르고 적막이 흐른다. '진실의 순간!', 시간이 정지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메히아스의 물레타가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모래땅으로 떨어진다.

*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는 스페인의 민족시인자 극자가이며 아마추어 음악가이기도 한 로르까의 시집, 희곡, 평론을 읽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3 로드리고... 안달루즈 협주곡 25 file eveNam 2004.01.25 7604
1012 합창교향곡...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3 file eveNam 2004.01.25 6920
1011 LP를 CD로 만들기 정천식 2004.01.24 5516
1010 LP예찬 7 정천식 2004.01.22 5606
1009 정경화의 샤콘느... 5 eveNam 2004.01.22 5537
1008 1월 16일 배장흠님 Recuerdos 연주회 후기 8 으니 2004.01.17 7658
1007 프랑코 코렐리를 추모하며 7 정천식 2004.01.05 6495
1006 천사의 죽음 - Suite del Angel 5 file 차차 2004.01.05 7929
1005 카운터 테너와 카스트라토 그리고 소프라니스트(수정) 2 정천식 2004.01.04 11342
1004 산사나이들의 밝고 유쾌한 노래 3 정천식 2003.12.29 6987
1003 해피보이님께.................거지의 사랑노래(?) 4 정천식 2003.12.29 9029
1002 시간여행 : 800년 전의 음악은 어땠을까요? 8 file 정천식 2003.12.28 5748
1001 가사의 얽힘과 그 이후의 역사적 전개과정 정천식 2003.12.28 5014
1000 조스캥 데프레의 미제레레... 헤레베헤... 17 eveNam 2003.12.27 6206
999 이탈리안 각설이 타령 9 정천식 2003.12.27 6201
998 성악에 있어서의 목소리 분류 21 file 정천식 2003.12.27 6853
997 가사 내용 및 배경 정천식 2003.12.26 5152
996 그라나도스의 또나디야 - La maja dolorosa No.1 정천식 2003.12.26 7422
995 그라나도스의 "영원한 슬픔" 정천식 2003.12.26 4834
994 로마 교황청 : 이 곡을 외부로 유출시 파문에 처하노라 - Allegri의 Miserere 13 정천식 2003.12.25 6048
993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목소리는? 7 정천식 2003.12.25 8714
992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2) 정천식 2003.12.23 6115
991 박두별 선생님... 12 지나가는띨띨이 2003.12.23 7263
990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 정천식 2003.12.23 8662
989 반주자의 위상 2 정천식 2003.12.23 6736
988 1920년대의 디지털 녹음????????? 5 정천식 2003.12.22 9056
987 정천식님께... BWV1025에 대한 견해입니다... 19 eveNam 2003.12.21 8038
986 역사상 최초의 녹음 - Mary had a little lamb. 1 file 정천식 2003.12.20 8119
985 전설의 부활 - 위젠느 이자이의 연주 8 정천식 2003.12.19 5751
984 世네car.... 님....이 궁금해 하시는 것들... 17 eveNam 2003.12.19 5413
983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9 정천식 2003.12.19 6044
982 종소리의 여러가지 버전... file 궁금이 2003.12.19 5102
981 [re] 바로크시대의 연주 스타일.... ^^ 5 eveNam 2003.12.19 7256
980 박두별 선생을 아시나요? 3 정천식 2003.12.18 5459
979 문제의 제기 4 정천식 2003.12.18 5757
978 바이올린소나타 BWV1017의 첫악장.... eveNam 2003.12.17 7320
977 베드로의 통곡 8 정천식 2003.12.17 5800
976 [re] Milan Tesar 의 "Merry-go-round" 1 file 옥용수 2003.12.12 5292
975 [re] Milan Tesar 의 "Intermezzo" file 옥용수 2003.12.12 5039
974 [re] Milan Tesar 의 "Aria" file 옥용수 2003.12.12 4755
973 Milan Tesar 의 "Aria" 1 file 옥용수 2003.12.12 7110
972 [까딸루냐 자장가] Mareta, mareta, no'm faces plorar 8 eveNam 2003.12.11 7339
971 '상인의 딸' 가사입니다. 1 정천식 2003.12.10 5591
970 Morel - Gershwin Medley 2 정천식 2003.12.10 5236
969 [까딸로니아 민요] La pastoreta 10 file 옥용수 2003.12.10 6595
968 [까딸로니아 민요] El mestre file 옥용수 2003.12.10 6028
967 [까딸로니아 민요] L'hereu Riera file 옥용수 2003.12.10 5546
966 [까딸로니아 민요] La nit de Nadal file 옥용수 2003.12.10 5701
965 [까딸로니아 민요] La filla del marxant 4 file 옥용수 2003.12.10 7460
964 [까딸로니아 민요] La filadora 2 file 옥용수 2003.12.10 6135
963 [까딸로니아 민요] El testament d'Amelia (내용추가) 1 file 옥용수 2003.12.10 7882
962 [까딸로니아 민요] El Noi de la mare file 옥용수 2003.12.10 5054
961 [까딸로니아 민요] Canco del Lladre 5 file 옥용수 2003.12.10 6412
960 [re] Vieaux의 연주로 들어보는... 3 file 옥용수 2003.12.09 6694
959 호르헤 모렐이 누구야? 9 정천식 2003.12.09 6865
958 페라이어... 이건 에러야~ -_-; 3 file eveNam 2003.12.08 8108
957 12월 6일 도메니코니 연주회 후기 - I'm just a guitar player. 6 으니 2003.12.08 8550
956 잘자요 3 권희경 2003.12.07 6774
955 Mikulka의 연주 - The toy soldiers 정천식 2003.12.07 7477
954 깔레바로 - Tamboriles 1 정천식 2003.12.03 4909
953 깔레바로의 깜뽀 - 베니테스의 연주 6 정천식 2003.12.03 5250
952 매력적인 쇼루 - 그대는 어디를 떠돌고 있나 1 정천식 2003.12.02 5560
951 쇼루(Choro)에 대하여 3 정천식 2003.12.02 8558
950 The girl from Ipanema(오오하기 야스지) 1 정천식 2003.12.01 6511
949 피아졸라 - 천사의 죽음(원곡) 2 정천식 2003.11.30 7020
948 피아졸라 - 천사의 죽음(베니테스) 8 정천식 2003.11.30 9453
947 피아졸라의 Oblivion(망각) 7 정천식 2003.11.29 7530
946 피아졸라의 밀롱가 3 정천식 2003.11.28 7315
945 [re] 피아졸라의 음악은 과연 탱고인가 ? 51 gmland 2003.11.28 7336
944 피아졸라의 대표곡은? 5 정천식 2003.11.27 7966
943 혹시 Leonardo Balada의 Apuntes for Four Guitars 들어볼수 있을까요? 옥용수 2003.11.26 10687
942 도깨비불의 노래 4 정천식 2003.11.20 4891
941 음악과 수학(1) - 음악의 엔트로피 33 file bluejay 2003.11.20 7550
940 [re] 당시엔 이런게 유행이었나봐요... ^^ 3 file eveNam 2003.11.19 5284
939 John Dowland의 "What if I never speed"의 악보 1 file 정천식 2003.11.19 11539
938 Bach의 푸가의 기법 12번에 대하여 7 file 정천식 2003.11.19 8095
937 바흐의 역행 카논 1 file 정천식 2003.11.19 8401
936 적어도 이 두곡 만큼은여... 2003.11.18 4982
935 유명연주자의 트레몰로감상후기(러쎌, 바루에코,윌리암스) 64 2003.11.18 6341
934 황병기 가야금 작품집을 추천합니다. 6 고정석 2003.11.17 11818
933 한국 전통음악 좋은곡으로 추천해 주셔여~~^^ 19 2003.11.17 9421
932 류트조곡 연주자소개.(사랑방님의 글) 2003.11.17 7237
931 밥할때 불의세기. 2 2003.11.16 7172
930 [re] 악기별 트레몰로 주법 gmland 2003.11.16 12385
929 비욘디와 에우로파 갈란테의 레코딩 모습... 비발디..."con molti strumenti" 8 eveNam 2003.11.11 6008
928 데이비드 러셀의 옛 내한공연에 대한 질문입니다.. 18 으니 2003.11.10 5616
927 트레몰로~ 5 j.w 2003.11.10 5957
926 트레몰로의 교과서연주. 20 2003.11.09 6695
925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인 고찰..........(지얼님글 퍼온글) 3 2003.11.09 6214
924 트레몰로에 대한 투정. 2 2003.11.09 6425
923 클래식 기타의 "꽃" 트레몰로... 11 2003.11.05 10281
922 트레몰로 주법의 처리 7 gmland 2003.11.05 6811
921 완벽한 트레몰로란? J.W. 2003.11.04 5972
920 트레몰로에 관하여 18 트레몰로미친 삐꾸 2003.11.04 5998
919 파크닝의 알함브라... 2 pepe 2003.11.01 6718
918 Gila's lullaby 1 ansang 2003.10.31 9505
917 bluejay님 미국사라여? 3 2003.10.28 6797
916 La Guitarra California 2003 (후기) 7 bluejay 2003.10.28 7430
915 연주에 대해서...("존 윌리암스 스펙트럼"관련)(어쩌면여^^) 1 2003.10.12 6806
914 sadbird 라는 곡.. 1 아따보이 2003.10.12 596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