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02 01:13
파리 국제 기타 콩쿨의 軌跡(2)-역대 수상자의 辯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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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注>
1편에 이어 파리 기타 콩쿨 주요 입상자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파리 콩쿨 출전기를 올립니다.
오늘날 현역에서 쟁쟁한 실력파로 성장한 이들의 입을 통해 파리 콩쿨의 또다른 내면을 엿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파리 기타 콩쿨 역대 입상자의 이야기-1편]
1. 오스카 길리아(Oscar Ghiglia/이탈리아/'63년 5회/우승)
콩쿨 입상 당시 저는 25세였습니다. 그 무렵 저는 시에나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세고비아의 강습회에 참가하면서 조금씩 기타계에 그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콩쿨 출전 자유곡은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를 연주했습니다. 당시의 과제곡도 아직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 게라우의 빌랴노, 폰세의 소나타 3번 2악장, 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의 타란텔라, 바흐의 부레 e단조, 팔랴의 드뷔시 찬가였습니다.
콩쿨 우승 이듬해인 64년부터 저는 세고비아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하여 그의 조수역을 겸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 출강한 것을 필두로 태평양을 넘나들며 활동을 시작하였고 메이저레이블 EMI와 계약하여 음반도 다수 출반하게 되었습니다.
콩쿨이 나에게 준 것은 이러한 외형상의 것들이 아니라, 콩쿨 준비과정에서 예술, 특히 음악의 의미와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콩쿨을 위한 공부를 했는데 그때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로는 이발할 시간도 아껴가며 연습을 했던지라 어느날 담배를 사러 나갔다가 그때 마침 주변에 수배중이었던 탈옥자로 판단한 경찰관에게 체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웃음).
콩쿨 심사 결과, 저는 심사위원 12명 만장일치로 1위에 입상하였는데, 자유곡의 바흐 연주도 좋았겠지만 무엇보다 과제곡인 드뷔시 찬가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뒤에 알게 된 것이지만 당시 심사위원 중에 Ohana(스페인 작곡가-역자 注)가 있었는데 그는 제가 팔랴의 드뷔시 찬가(드뷔시 찬가는 드뷔시의 스페인의 정경을 묘사한 작품인 "그라나다의 황혼"이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팔랴가 작곡한 것임-필자 注)를 연주하는 것을 듣고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저 연주자는 스페인 사람처럼 곡을 연주하는군요"라고 말했다 합니다. 오하나는 스페인의 "혼"을 중시하던 작곡가였던 관계로 그의 말 한마디가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2. 베토 다베작(Betho Davezac/우루구아이/'66년 8회/1위 공석의 2위)
콩쿨 입상 당시 저는 28세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버지가 기타 강사였던 관계로, 어려서부터 기타를 접해 1955년에 이미 음악원에서 디플롬을 받았고 그 뒤에도 몬테비데오에서 작곡가 귀도 산토르솔라에게서 음악을 계속 배웠으며(그의 플룻, 비올라, 첼로, 기타를 위한 현악4중주곡 제2번 초연에도 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세고비아의 강습도 받았죠. 10대 무렵부터 국내외에서 연주로 상을 타고 연주회도 자주 가져 젊은 나이였지만 베테랑인 상태에서 콩쿨에 출전하였습니다.
지금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아마 본선 자유곡으로 바흐와 빌라-로보스를 연주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는 당시 콩쿨을 위해 프랑스로 왔지만 실은 음악활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자 파리에 온 목적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목적을 위해 본국에서 8년간이나 몸담아왔던 직장인 은행도 그만두고 프랑스로 건너왔던 것이죠.
콩쿨입상 이후, 많은 나라에서 연주 제의가 들어왔고 파리 콩쿨 이듬해인 67년에 벨기에의 리에쥬 국제 콩쿨 우승 이후에는 우루구아이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해외에서 활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69년에는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리아 콩쿨에서도 우승했죠.
저는 많은 콩쿨을 섭렵했지만, 파리 콩쿨이 제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우루구아이의 우편업무가 파업으로 인해 마비되어 덕분에 다른 참가자들보다 과제곡 통보를 6주간이나 늦게 받았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그해 콩쿨 본선 출전자 중에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한 인기있는 브라질 기타리스트가 있었는데 그는 독보력이 덜어져 초견연주 심사자체를 거부했었습니다. 지난 이야기지만 그런 연주자를 본선에 오르게 하는 것은 대회자체의 권위를 심히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다음 회에는 역대 수상자의 辯 2편으로 블라디미르 미쿨카, 아르노 뒤몽 편을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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