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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1.01.26 14:00

참으로 오래동안....

(*.37.129.48) 조회 수 4074 댓글 0
...기타를 같이 사랑해 온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고향 부산에서 원로이신 배영식 선생님의 문하에서 같이 사사를 받았지만 다르다면 다른 길을, 같다면 같은 길을 달려온 친구입니다.
이 친구 역시 저와 같은 의대를 다녔고 또 우연이랄까 같은 과를 전공한 친구입니다.
친구는 부산백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2년 전에 김해에서 개업을 했습니다.
저는 상경하여 서울백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이번에 전문의를 취득했구요...
학창시절 저는 기타 연주보다는 고전음악과 기타의 역사등 보다 문헌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음악을 들었고 자료를 섭렵했으며 친구는 연주에 정진하여 학창시절에 이미 독주회를 가질 정도였습니다. 당시 이 친구에 비하면 저의 기타실력은 형편없었죠(치기어린 질투도 많이 했습니다).
학교 자체가 병원에서 설립한 학교라 애초에 일반대와 같이 시작한 동아리도 몇년 시간이 지나면서 의과대학과 분리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이 친구는 의과대학 동아리에 남고(정상적인 선택입니다) 저는 일반대 동아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친구와 나는 소원한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후에 가지고 있던 얄팍한 지식이 도움이 되었는지 이성우 선생님의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기타를 수업하여 예전보다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독주회 등 연주회도 가지게 되었죠. 제 친구도 기타를 계속하여 부산시향과 아란훼즈를 협연하는 등 계속 실력을 닦아 나갔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학회에서 친구를 만났을때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만 반가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친구와 저는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 다른 점이 많습니다...성격, 취향, 연주 스타일 등 모두에서...
서로 너무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둘다 보통 열정이 아님에도, 또 서로를 누구보다 인정함에도 한 동아리에 같이 있는 것이 괴로울 정도였으니까요.
아마 연주실력으로 많은 부분이 평가되는 대학 동아리에서 상대적인 비교를 받는다는 것이 저에게는 좀 더 부담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친구는 스페인물이나 세고비아 시절의 고전물이 주 레파토리입니다. 알베니즈, 그라나도스 등의 고전 스페인 작곡가의 곡과 폰세의 작품을 즐겨 연주하죠...아마 원로이신 배영식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고 저는 봅니다만...
저는 바흐와 남미, 현대 작곡가 등에 취향이 쏠리는 편이구요...
이번에 시험이 끝나고 김해의 친구 병원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는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저는 대뜸 몇년전부터 생각해 오던 이야기를 뜬금없이 꺼냈습니다.
혹시 연주회 계획은 없냐고...
그리고 같이 연주회를 가져 보지 않겠느냐고...

마음이 어린애처럼 설레입니다.
학창시절 이후 계속 같다면 같은-다르다면 다른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우리가 이중주를 할 수 있다면-
연주내용은 어떻든 이중주를 맞출 수만 있다면 그동안 지나온 세월은 음악 속에 녹아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고향에 내려가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그날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고 다른 문제도 많겠죠...
하지만 설사 연주회를 할 수 없다 해도 만나서 세월이 지난 후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같이 기타를 연주하는- 옛 친구를 다시 찾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 만으로도 저는 행복한 놈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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