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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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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 ◆

  별첨 파일은 솔레르 신부의 대표적인 작품인 "판당고(Fandango)"이다. 보케리니의 판당고와 비교해서 들어보면 화성진행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판당고는 전형적인 하강하는 연속된 3화음(VIII-VII-VI-V, 즉 Am-G-F-E의 코드진행)이 자주 나타난다. 이 곡은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품인 만큼 원래대로의 연주를 들어보겠다. 연주는 라파엘 푸야나(Rafael Puyan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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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레르를 연주한 음반

  솔레르 신부의 작품을 연주한 음반은 유명 작곡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나와 있다. 그러나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에 집중되어 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음반으로 라로차(Alicia de Larrocha 1923~) 여사가 연주한 소나타가 있다. 라로차 여사가 연주한 스페인 음악에 관한 음반은 안심하고 골라도 좋다. 그녀가 스페인 출신이기 때문에 스페인 음악이 갖는 정서 누구보다도 잘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5세에 연주회를 열었을 정도로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고 그라나도스(E. Granados 1867~1916)의 제자인 마샬(F. Marshall)로부터 피아노를 배워 스페인 음악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가 남긴 솔레르 신부의 음반은 모두 5종인데 여기에 소개하는 음반은 스페인의 작곡가 호아킨 닌(  Joaquin Ninn 1879~1949)이 1925년에 파리에서 출판한 <16곡의 스페인 옛 소나타곡집>에 수록된 것 중에서 솔레르 신부의 소나타 8곡을 골라서 연주한 것이다. 1925년은 솔레르 신부의 음악이 거의 소개되지 않던 시기였는데 닌의 이런 작업은 현대인에게 솔레르를 알린 공적이 크다고 하겠다.

  솔레르 신부의 생전에 작품이 출판된 것이 소수였고 자신의 작품에 번호를 붙이지 않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200여 곡에 달하는 소나타를 "소나타 xx장조"라는 식으로 표현해서는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 의해 번호가 부여되었는데(대략 9종이 있다) 음악학자 사무엘 루비오(Samuel Rubio 1912~1986) 신부가 붙인 번호를 많이 사용한다. 그의 이니셜을 따서 'S.R. XX번'이라는 식으로 표기하는데 154번까지 번호가 부여되어 있지만 많은 작품들이 누락되어 있다.

  라로차 여사의 피아노 연주는 스페인의 민속성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매우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이라 솔레르의 음악이 갖는 음영을 기막히게 잘 드러내고 있다. 역시 대가다운 솜씨다.

   필립스에서 녹음한 라파엘 푸야나의 음반은 원래 작곡된 대로 하프시코드로 연주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6곡의 소나타와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콘체르토 1곡, 그리고 솔레르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판당고(Fandango)》를 수록하고 있다. 판당고는 18세기에 스페인에서 크게 유행한 3박자의 춤곡인데, 프리지아 선법(Phrygian Mode)에 기초를 두고 있다. 장조와 단조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리지아 선법에 의한 이 곡을 단조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스페인 음악에 이 같은 형태가 특히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랍지배의 영향 때문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이 곡에는 전형적인 하강하는 연속된 3화음(VIII-VII-VI-V, 즉 Am-G-F-E의 코드진행)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판당고가 말라가 지방의 춤곡인 말라게냐(Malaguena)에서 파생된 때문으로 보인다. 판당고는 으뜸화음(I)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연속된 하강하는 3화음 진행 후 딸림화음(V)으로 마치는 이른바 '도미난트 마침'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판당고는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톱(Lute Stop 줄에다 펠트를 달아 여운을 짧게 하는 일종의 장치)을 교묘히 사용하여 음색의 변화를 주고 있어 무척 재미가 있다. 이는 기타에서 오른손 손바닥을 줄에 가볍게 대고 연주하는 피치카토 주법과 아주 유사한 효과를 내고 있어 기타적인 어법의 원용으로 보인다.

  솔레르 신부는 오르간 주자로 음악생활을 시작한 만큼 오르간의 명수였다. 그러나 의외로 오르간을 위한 작품은 많지 않다. 6곡으로 구성된 《두 대의 오르간을 위한 콘체르토》는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 고전파나 낭만파 음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관현악 반주에 독주악기가 나오는 화려한 콘체르토가 아니라 '조화시킨다'는 의미를 가진 앙상블이다. 하지만 솔레르의 이 작품은 화려한 협주곡 이상으로 오르간의 다양한 음색을 즐길 수 있다.

  솔레르 신부는 이 작품을 제자인 돈 가브리엘 왕자와 함께 연주했다고 하는데 엘 에스꼬리알 수도원에 있는 오르간은 2대의 오르간처럼 연주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오르간은 여러 가지 스톱 장치(일종의 스위치)에 의해 다양한 음색의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또 오르간은 그 설계가 서로 달라서 동일한 오르간이란 없으므로 여러 가지 음색의 변화를 추적해보는 것이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스페인의 오르간은 다른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즉, 스톱 분할(메디오 레히스트로 Medio Registro)이라는 장치가 있어서 왼손(저음)과 오른손(고음)이 각기 다른 스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파워 빅스(Power Biggs)와 다니엘 핀크햄(Daniel Pinkham)이 연주한 콜럼비아의 녹음은 하바드 대학의 박물관에 설치된 오르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오르간은 바로 스페인의 오르간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올레그 야첸코(Oleg Yachenko)와 발레리 카미쇼프(Valeri Kamyshov)가 연주한 멜로디아의 녹음은 사용한 악기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2번과 5번은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로 연주하고 있어 이채롭다.

◆ 리뷰에 사용된 음반 목록

타이틀 : Music for Harpsichord
연주 : Rafael Puyana(Harpsichord)
녹음 : Philips SAL 3658(LP)

타이틀 : Eight Sonatas
연주 : Alicia de Larrocha(Pf)
녹음 : Decca 433 920-2(CD)

타이틀 : Six Concertos for Two Organs
연주 : Oleg Yachenko(Organ) & Valeri Kamyshov(Organ & Harpsichord)
녹음 : Melodya C10 26481 007(LP)

타이틀 : Six Concerti for Two Organs
연주 : Power Biggs(Organ) & Daniel Pinkham(Organ)
녹음 : Columbia ML 5608(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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