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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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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 ◆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왕년의 명 콤비 - 이다 프레스티와 알렉산드레 라고야가 솔레르 신부의 "Sonata D 장조, SR 84"를 연주합니다. 예페스가 편곡하여 연주한 음반도 있는데 손상되었네요. 이 곡을 들어 보시면 스카를라티의 소나타와의 유사성을 느끼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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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태동과 발전

  19세기 낭만파 음악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민족주의(국민악파)의 대두이다. 베버, 슈베르트에서 시작된 독일 낭만파 음악이 유럽의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각 나라에서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음악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일정한 틀 속에서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던 고전파 시대의 미의식은 큰 변화를 겪었으며,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이 중시되면서 음악은 한층 다채로운 색채를 지니게 되었다.

  동.서양의 풍부하고 다양한 음악적 유산을 동시에 물려받은 대기(大器) - 스페인은 이 시기에 세계적인 대작곡가를 배출하지 못하였음은 물론, 낭만파 음악의 모태가 되는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못한 채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시민들이 연주회를 즐기는 풍토가 조성되지 못하였다.

  이미 16세기에 모랄레스(C. de Morales 1500~1553), 카베손(A. de Cabezon 1510~1566), 게레로(F. Guerrero 1528~1599), 빅토리아(L. de Victoria 1540~1611)와 같은 세계적인 대가들을 많이 배출하여 '황금세기(Siglo de Oro)'를 구가하던 스페인이었지만 17세기 이후 거의 19세기의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근 30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 Scarlatti 1685~1757)나 루이지 복케리니(L. Boccherini 1743~1805)와 같은 대작곡가들이 스페인의 궁정에서 오랫동안 봉사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였으며, 19세기 초반에 아리아가(J. C. de Arriaga 1806~1826)와 같은 천재 작곡가가 출현하였으나 아깝게도 요절하고 말았다.

  스페인음악은 17세기 이후 암흑기를 맞게 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록 빅토리아와 같은 세계적인 대가는 없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음악가들이 배출되었으며 우수한 작품들도 다수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까딸루냐 지방의 몬트세라트 수도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몬트세라트 악파'를 잊을 수 없다. 이 수도원에 부속된 소년성가대(Escolania de Montserrat)는 13세기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데 우수한 음악가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타의 명인 소르(F. Sor 1778~1839)와 첼로의 대가 카잘스(P. Casals 1876~1973)도 이 수도원에서 음악적인 기초를 쌓았다.

  이 수도원에 봉직했던 성직자들로 구성된 '몬트세라트 악파'는 후안 마르케스(J. Marquez 1582~1658)를 필두로 후안 세레롤스(J. Cererols 1618~1680), 미겔 로페스(M. Lopez 1669~1723), 호세 마르티(J. Marti 1719~1799), 안토니오 솔레르(A. Soler 1729~1783), 안세르모 비올라(A. Viola 1739~1798), 나르시소 카사노바스(N. Casanovas 1747~1799) 등으로 면면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세레롤스와 솔레르는 기억해둘 만한 작곡가이다.

  바로크 시대를 살았던 세레롤스 신부가 다성(多聲) 종교음악에 다수의 작품을 남기고 있음에 비하여, 전기 고전파 시대를 살았던 솔레르 신부는 종교음악과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을 다수 남기고 있다. 솔레르 신부의 음악에는 기타리스트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며 스페인 민중들과 춤을 즐겼던 것과 같은 민중지향적인 음악세계를 담고 있다.

  스페인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 카톨릭 교회와 궁정에 봉사했던 솔레르 신부가 민중지향적인 음악을 작곡한 사실이 이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아마도 교회와 궁정에 봉사했던 수많은 음악가들이 민중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에 봉사했던 바하가 그랬는가? 아니면 에스테르하치 궁정에 봉사했던 하이든이? 아니면 루이 14세의 프랑스 궁정에 봉사했던 륄리가?

  이들이 세속적인 음악을 작곡한 예가 없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양념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하지만 스페인의 궁정에서는 민중들이 즐기는 춤을 추는 일이 다반사로 있었던 일이고, 귀족들은 서민들이 모여서 노는 틈 속에서 함께 놀았으며, 신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의 담이 낮았던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그래서 스페인 음악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민중적인 성격'을 꼽는다. 난해한 현대음악의 경우에도 스페인적인 색채를 가진 곡이라면 스페인 사람들은 금방 그 흔적을 찾아낸다. 이만큼 스페인 음악의 '민중적인 성격'은 저변이 넓다.

  솔레르 신부의 작품에 나타난 이런 민중지향적인 성격은 그대로 '근대 스페인 민족주의악파의 아버지'로 불리는 펠리페 페드렐(F. Pedrell 1841~1922)에게로 이어져 그 제자들인 알베니스(I. Albeniz 1860~1909), 그라나도스(E. Granados 1867~1916), 파야(M. Falla 1876~1946)와 같은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음악 속에 민중적인 숨결이 녹아들게 된다. 이들 세 작곡가에 이르러서야 스페인음악이 지닌 민중적인 성격은 소담스런 꽃을 피우게 된다. 따라서 솔레르 신부는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형성에 불을 지핀 먼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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