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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49.205.196) 조회 수 4151 댓글 0
셰인님의 홈페쥐에 가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많은 공감이 가는 글이라서 쥔의 허락도
없이 펐습니다. 일단 죄송..(--)(__)

어떤 악기로 연주할 것으로 작곡된 곡을 다른 악기로 편곡 연주하는 것은 간혹 있는 일이지만 고전주의 시대 이후로 근대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주류에서 버림받았음으로 인하여 편곡 연주가 없으면 그 레파토리에 상당한 시대적 공백이 생길수 밖에 없는 클래식 기타의 경우는 아주 흔한 현상이다.

언제나 담론을 좋아하는 비평가나 애호가는 있게 마련이고 역시 이 편곡연주란 것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반론이 제기되어 왔다. 오리지널 아닌 편곡연주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나 작곡자가 모든 선택의 가능성을 생각해서 창조한 작품을 훼손하는 편곡이 오리지널보다 더 좋을 리 없다는 일종의 굳은 믿음이 반론의 골간이다. 그러다보니 예를 들면 기타로 바흐를 편곡한 작품을 소개하며 편곡자 혹은 연주자가 여러가지 정당화의 변론부터 앞세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담론의 근원에는 일종의 과다 순수주의에 의한 편견 내지 음악을 미술작품이나 골동품처럼 고정적인 것으로 보고 이를 진품과 모조품의 대별로 파악하는 호사가적 습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리가 인류의 음악 유산 중 하나씩만 박물관이나 타임캡슐에 보존하기 위해서 연주한다면야 당연히 원곡을 선택하리라. 그러나 그런 경우도 아니며 그 원곡을 편곡으로 아예 대체하자는 것이 아닌 한 원곡이 꾸준히 연주되는 세상의 어느 한 편에서 기타로 뜯든 피리로 불든 무슨 상관이랴. 한 작품에 대해 다양한 방법의 연주와 해석이 존재할 때 청중은 자기의 기호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전체의 문화와 개인의 삶은 그만큼 풍성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그 결과가 음악적으로 좋아야 하며 좋지 않은 경우의 비판이나 청중의 외면은 당연히 연주자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면 음악적으로 얼마나 좋아야 편곡해서 연주할 만한 것인가?

어떤 기타의 대가들이 편곡은 오리지날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좋아야 연주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이는 그 후학들의 입에서 반복되어 온 듯하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말한 분들이 한 편곡 연주 중에서조차 그 기준에 부합하는 것을 별로 못 보았다. 또 바흐의 첼로조곡의 기타버젼 중 널리 인정받는 여러 연주 중 어느 것도 그 오리지널 첼로연주보다 좋다고 느껴본 적은 기억나지 않는다. 바이올린 원곡인 바흐의 샤콘느나 알베니즈의 피아노 작품중 일부는 기타가 더 좋다는 옛 대가들의 말은 일리가 있다 할지라도 그 언급을 오늘날까지 연주자들이 인용하는 것은 마치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 등의 클래식기타 찬사를 애써 늘어놓는 것처럼 궁색하기만 하다. 왜 그런 변명이 필요한가? 심지어 부조니의 피아노버젼 샤콘느를 정당한 편곡연주의 예로 자주 드나 그 곡은 바로크음악인 원곡을 낭만주의적으로 거의 새롭게 쓴 것이니 여기서 논의하는 편곡연주의 모범으로 들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어떻게든 원곡보다 못하지 않다는 기준 하에서만 기타 편곡을 연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면 오늘부터 기타를 위해 써진 작품만 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편곡은 창작된 작품처럼 그 자체로만 평가해야 한다. 그 연주를 오리지널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보아 음악적 가치가 있으면 연주할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헛된 노력을 들여 남에게 들려 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서 말한 바흐의 첼로조곡의 기타연주 중 몇 주자의 연주를 필자가 기쁘게 듣는 것도 그렇게 연주된 결과가 첼로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 속에 나름대로 음악적 가치가 있기 때문일 뿐 오리지날보다 좋아서는 결코 아니다. (이처럼 원곡과 비교하지 않는 견지에서 필자는 Yamashita가 편곡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연주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나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의 기타 연주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비평가나 청중의 입장에서도 오리지널을 아예 연상하지 않는 것이 편견없는 비평이나 감상을 할 수 있는 조건일지 모른다.

나아가 기타로 편곡할 때 얼마나 오리지널 작품에 충실해야 하는가에 적용될 기준도 역시 편곡의 결과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르며 편곡자는 그에 따라 비평받을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 따라서 바흐의 첼로조곡을 기타로 편곡할 때 편곡자는 자기의 음악적 역량을 믿고 위험을 감수하며 저음부를 상당량 추가할 수도 있고 (Segovia, Duarte 또는 Lorimer) 제한적으로 추가할 수 있으며 (Yamashita) 거의 원곡대로 선율만 옮길 수도 (Romero) 있다. 그러나 혹자가 저음부를 추가하지 않고 연주하는 이유가 음악적 판단에 기인하기 보다는 오리지널의 훼손을 걱정해서라면 필자는 차라리 그에게 첼로를 배우라고 권하겠다. 음의 추가를 따지기 이전에 조성과 음역의 변경은 또 어찌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바흐의 칸타타나 그 외의 교회음악 등을 비롯해서 바로크 음악들을 연주할 때 연주단체가 임의로 오르간 코드를 추가하기도 하고 베이스 콘티뉴오를 새로 넣기도 하며 악기 편성도 달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곡은 반음 정도를 올리거나 내려 연주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오리지널의 훼손을 걱정하는 견해는 본 기억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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