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 한편 올립니다.

by 솔개 posted Jul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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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상처를 남기는 언어의 칼날을
조금이라도 갈무리 했으면 합니다.
이 지상에 살아있는 남은 날들만이라도...
문득 떠나버린 한 친구를 생각하며 쓴 졸작시 한편 올립니다.
님들 모두 평안한 주말 되시길...










찔레꽃을 위하여






바람부는 거리에서
홀연 어깨를 치고 갔던 사람
얼굴, 없었다
내미는 손만으로 하루가 가득했을 뿐
반딧불 이미 사라진 산천에
등짐 천리, 노래 부르며
키운 가시는 오직 세월을 넘는 무기였던가
비 개인 논둑길엔 지렁이 꿈틀
젖내 나는 처녀애 삼단머리라도
들풀처럼 쓰다듬어 주고 싶어서
끝길로 가면 끝길로 가면
굴렁쇠 굴리고 가는 저 천진한 아이
누가 그 모든 처음이 슬펐다고 말하랴
하세월 바람속 빗물 받다가
흔들리는 불빛 한 점 地上에 걸어두고
흰옷자락 펄럭이며 가버린 사람
자취, 없었다
향기만 오래도록 떠가고 있을 뿐.


-200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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