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아 음색이란...

by 지얼 posted Apr 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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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로 피씨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끊기고 스캐너도 고장나는 바람에(원래 제것은 아니지만) 악보도 제대로 못 올리는군요...

아는 선배님이 음반을 내신다고 해서
저도 한곡 정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기타 쪽 세션을 보니 저 빼고는 다 울나라에서 한가닥하시는 분들이더라고요.
함춘호님,김광석님(가수 김광석님 말구요),이성렬님,신현권님(베이스기타)...
이분들의 연주를 들어보면 역시!라는 생각이 절로 나옵니다.
곡에 딱 맞는 스타일의 반주와 솔로(애드립)를 순간적으로 연주해내는 세션들의 내공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세션맨들의 공통점을 대충 말씀드리자면,

1. 엄청 깔끔하게 연주한다.
2. 어떤 쟝르의 음악을 들이밀어도 다 연주해낸다.
블루스, 알엔비,락,뻥키....대체로 모든 쟝르에 통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단, 클래식이나 재즈는 따로  더 공부를 해야 겠지만...
3. 장비들이 엄청 좋을 뿐더러 기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
고가의 기타는 물론 각종 이펙트나 프리엠프도 고가의 훌륭한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더군요...부러워라...
4.애드립(즉홍 연주) 못하는 세션맨은 없다.
5.톤(음색) 감각이 엄청 좋다.
6.손맛(필링) 없는 연주자는 없다.
7.고소득자다....(ㅡ.ㅡ)a;;;
8.인간관계가 좋다.
9.세션 데뷔 초창기에 누구나 다 녹음실에서 쓴 맛을 본다...
10.매일 빠지지 않고 연습한다(성실하다).
11.테크닉보다 곡의 분위기를 우위에 둔다.
12.블루스 못하는 연주자는 없다(역시 블루스가 기본).
13.음악이론에 무식한 세션맨은 없다.
14.그루브 감각이 결여된 세션맨은 없다...

대중 음악에서 흘러 나오는 클래식 기타의 음색을 들으면, 무엇보다 손톱에 의지하지 않고 지두(살)에 의존한 그것을 더 많이 듣게 되는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오히려 대중음악 쪽은 지두 탄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음량의 문제는 앰프나 마이크로 해결이 되므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스팅>의 <Shape of my heart>의 경우, 지두 탄현 특유의 흐릿한 소리가 아니면 이 음악은 그런 분위기를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이 곡을 클래식기타 연주자가 연주했더라면...아마도 조금은 딱딱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얼크루>의 경우 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음악을 하는데, 오히려 그 특유의 지두탄현이 클래식 기타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른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세고비아>가 "손톱이 없는 기타소리는 기타의 그림자만 남은 것이다" 라고 말했는데, 일면 공감하면서도 또 다른 면에서는 공감하기 어렵기도 합니다(뭔 얘기여...).

선배님의 곡을 레코딩 하던날, 저는 평상시와 달리 손톱을 아주 짧게 하고 연주를 했습니다....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지요. 제 주관으로는, 음색이 아주 형편 없었거든요. 손톱보다는 살에 닿는 양이 많아서인지 "슥슥"하는 마찰음이 나더라고요...특히 녹음실 부스안에 있는 헤드폰을 통해 자신의 음색을 들으니 영 짜증 나더라고요....녹음실의 마이크는 고가의 꽤 예민한 것들이어서, 조그만 노이즈도 다 잡아내죠.
그런데 레코딩을 다 마친 후 모니터 해보니, 그 지두 탄현으로 인한 "슥슥"하는 소리가 다소 거칠긴 해도 꽤 예쁘게 들리더라고요. 물론 기사님이 리버브를 잘 넣어주긴 하셨지만, 그 보다는 역시 지두 탄현이 대중음악에는 더 어울린다는 점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분명 "깨는" 음색은 분명 존재하지만, 때론 지나치게 <존 윌리암스>의 음색을 기준으로 정해 놓고, 그것에 근접하지 못하는 소리를 "나쁜 소리"라고 규정지어 왔던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쁜 소리를 만들어 온 것은 어쩌면 허접한 손가락이 아니라 편견에 빠진 자신의 귀가 아니었을까...뭐, 이런 생각이 녹음 후에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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