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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임승수라고 합니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 <글쓰기 클리닉>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국민라디오에서 '임승수의 좌변기'라는 방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이번에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라는 책을 새로 출간했습니다. 책쓰기라는 주제를 다룬 책인데, 글치 공학도였던 제가 인문사회 분야의 저자가 되면서 깨달은 책쓰기와 글쓰기의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아래에는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의 '들어가는 글'을 옮깁니다. 책쓰기와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L

 


들어가는 글

 

 대한민국에서 인문사회 책을 쓰는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은 애초에 부자로 살기는 거의 글러먹었다는 얘기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지난 1년간 인문사회 책을 과연 1권이라도 샀는지 생각해보라. 그런데 바로 내가 그 인문사회 분야의 작가다. 뭐 이렇다 보니 가끔씩 동네 문방구에서 로또를 산다. 재수 좋으면 내 책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을 로또가 대신 해결해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 번은 로또를 사놓고 1등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지 꽤 구체적으로 상상해본 적이 있다. 우선 구입한지 30년이 넘어 낡았다기보다 늙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 영창피아노, 외양뿐만 아니라 소리조차 노화된 그놈을 수천만 원 대의 세계 최고 명품 피아노 스타인웨이로 교체한다. 내 귀도 이제는 호강 좀 해야 하니까. 그래, 이참에 엉덩이도 호강 좀 하자. 북유럽 빈티지 가구 전시회에서 봤던 그 1,000만 원짜리 의자 말이다. 평일 낮 한적한 전시장에서 직원의 눈을 피해 잠시 엉덩이에게 누리게 했던 그 1,000만 원짜리 호사를 매일 집에서 누릴 수 있을 테다. 이렇게 로또에 당첨됐다는 망상을 따라가니 내 주변의 물건들이 하나씩 어마어마한 명품으로 바뀐다.

 

주변 물건들을 바꾸며 끊임없이 자라난 망상은 내 삶의 영역까지 옮아오며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더 이상 책을 쓰지 않을 것인가?’ 솔직히, 대답하는데 아무런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니. 책은 계속 쓸 거야’ 머릿속 망상은 재차 질문했다. ‘그렇다면 로또 1등에 당첨되면 강의는 더 이상 안 할 것인가?’ 역시 즉시 대답했다. ‘무슨 소리? 계속 해야지’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로또 1등에 당첨돼 내 주변에 있는 물건들은 죄다 최고급품으로 바뀌는데도 내 삶은 로또 당첨 전과 전혀 바뀌지 않는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내 주변에 무슨 물건이 있든 상관없이 이미 책 쓰고 강의하는 내 삶은 최고급품이라는 사실 말이다. 피아노로 치면 스타인웨이급이랄까? 물론 로또 1등 당첨은 실패했다. 하지만 로또 구매에 쓴 5,000원 치고는 꽤 큰 가르침을 얻었으니 엄청 남는 장사다.

 

그렇다. 내 삶은 책을 쓰기 전과 후로 나뉜다. 학창시절 글치 공학도로 A4 한 장 쓰기도 버거워했으며,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연구원으로 월급 받으며 책 쓰기와는 전혀 무관하게 살았던 나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2006년에 베네수엘라에서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진보적인 사회변화를 이끈 차베스 대통령의 삶을 다룬 책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를 썼다. 이 책이 맺어준 인연으로 베네수엘라 정부 공식 초청을 받아 내 수입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최고급 호텔에서 하루 500만 원짜리 방에 묵으며 외교부 직원의 안내로 베네수엘라 이곳저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돈 주고도 못 하는 경험이다. 2008년에는 마르크스 자본론을 쉽게 풀어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썼는데 이 책은 무척 반응이 좋아 바다 건너 중국에서도 출간됐고, 덕분에 이따금 중국 독자들에게 메일을 받는다.

 

한편 저자가 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 했던 강연 횟수는 1,000회가 훌쩍 넘었다. 전문 강사 중에서도 나만큼 강의를 많이 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수백 명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연 내용에 맞춰 천연덕스럽게 오른쪽 신발을 벗어 오른손에 쥐고 흔들며 강의를 한다.

 

2014년 1월부터 국민라디오에서 <임승수의 좌변기>라는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팟캐스트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방송 잘 듣고 있다’는 연예인이나 들을 법한 덕담을 듣기도 한다. 이런 일들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내가 네이버 인물검색에 나오고 있다.

 

단언컨대, 이 모든 일은 내가 책을 쓴 덕분에 가능했다. 예부터 좋은 것은 이웃과 나누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이 책에 로또 1등 당첨에도 바뀌지 않는 ‘최고급’의 삶, 바로 책을 쓰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담아냈다.

 

우선 글치 공학도였던 내가 경향신문이 선정한 뉴 파워라이터 20인에 들 수 있게 된 실전 글쓰기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법, 책 한 권이라는 긴 글을 쓰는 방법, 남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 있는 글을 쓰는 방법, 문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출판사에 투고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 출판계약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내 삶의 어떤 것이 책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 목차는 어떻게 짜야 하는지, 책 제목은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 실제 책이 나온 이후 저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책 쓰기에 대해서 내가 아는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뤘다.

 

또한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아픔을 책 쓰기로 치유하고 이겨낸 은수연(가명) 씨, 세계 일주 경험을 책으로 펴낸 뒤 자신의 인생진로까지 바뀐 고은초 씨, 수학 전공자로서 역사에는 문외한이었는데 고조선 전문 역사서까지 낸 김상태 씨 등 책을 쓴 것을 계기로 자신의 삶이 180도 달라진 이들을 직접 인터뷰한 생생한 내용을 담고있다. 저자로서 지금껏 경험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 연료가 한정된 차를 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누구나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곧장 차를 몰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인생은 '시간'이라는 한정된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아닌가. 묻겠다. 왜 유독 인생이라는 차를 운전할 때는 가고 싶은 곳으로 곧장 가지 않는가? 심지어는 연료가 바닥날 때까지 같은 궤도만 뱅글뱅글 돌고 있지는 않은지.

 

나이가 마흔이 넘으니 연료가 생각보다 얼마 안 남았다는 조바심이 부쩍 든다. 그렇다면 같은 궤도를 돌고 있는 차를 멈춰 더욱 더 원하는 곳으로 곧장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나는 돈에 시간을 팔지 않으면서부터 행복해졌다. 적어도 나에게는 ‘책 쓰기’가 바로 그런 삶이다. 모쪼록 이 책이 당신에게 무한궤도를 벗어나 원하는 곳으로 직진할 수 있는 용기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14년 5월, 비 온 다음 날 어느 새벽에
임승수

 

■ 책정보(예스24) http://www.yes24.com/24/goods/13414959

Comment '1'
  • jons 2014.06.19 09:38 (*.8.140.50)

    반갑습니다, 어느날 놀라운 강의로 만났던 날이 자세하진 않치만  떠 오릅니다, 그간 궁금했다 할가요, 기타 매니아들에게 자주 뵙기(?) 원 합니다, 님께서 꿈을 꾸신다고 함에 더욱 친숙해 집니다 ... 5,000원 복권얘기 말이지요, 그거시 되면 집사람에게도 알리지 않겠다는 이가  많았다고 하지요, 이래 우리 삶의 아슬아슬한 관계와 체념과 포기속에 산다눈 생각 듭니다, 꿈이 다소 황당하고 가정 파괴적이고 비 윤리적이라면 ... 먼 훗날 누군가 그걸이룬 우리의 SF같은 어줍은 자화상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피곤한 삶을 향해 예쁜소리 하나 들려주지 못하는, 기타탓만 하는 어릿 기타리스트 올시다 ...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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