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by 최동수 posted Dec 13,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년말 회식 끝나면 자판기이던 카페로 이동하던 한잔 커피의 입가심은 빼놓을 수 없죠.



69세 된 할머니가 식사는 전폐하고 커피만 마시며 살아계신 기사를 보았다.
사유인즉 10년 전에 부군을 여의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자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 것이 시작으로 어느 사이에 음식을 들기만 하면 배가 아파져서 그만 곡기를 끊고 말았다는 것이다.
의사의 진단 결과 현재 의사 자신보다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2005년 6월 초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나온 기사이다.


이슬람교도의 기호품이던 커피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기독교인이 커피를 마시게 된 일화도 있다.
한 신부가 자기 교구 내의 신자들이 이교도의 음료인 커피를 마시는 것을 발견하고 주교에게 보고하였다.
주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커피가 어떻게 나쁜지 확인하고자 시음을 하다가 그만 그 맛과 향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마음이 바뀐 주교는 이렇게 맛있는 차를 이교도만 즐겨서야 되겠느냐면서, 커피에 영세를 주어 죄를 사하여 줄 터이니 앞으로는 아무 꺼림 없이 마시도록 하라고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종황제 때부터 전해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 황제께서 커피를 시키시면 내전의 궁인들은 커피라는 서양말이 잘 나오지 않아 상감마마께서 양탕국을 올리랍신다고 전달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커피를 팔게 된 것은 지금의 정동에 있던 손탁호텔에서라고 한다.
당시 고종황제의 신임을 받고 있던 러시아인 손탁 여사에게 호텔을 열도록 허락해 주었는데, 이 호텔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일반인에게 내놓았다고 한다.


커피나무 열매의 종자인 커피원두는 약 40종이 있지만 식용으로 재배되는 것은 대략 4종류라고 한다.
그중 가장 품질이 뛰어난 것은 아라비카종으로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종은 품질이 낮아 전체 산출량의 9%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향기가 강해 커피 제조과정에서 아라비카종에 비해 향기가 증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인스턴트커피 제조용으로 그 특성을 인정받고 있다.
커피는 용도에 따라 스트레이트용, 블랜드용, 블랜드의 베이스용으로 나뉜다.
같은 아라비카종이라도 그 산지와 향기, 신맛, 쓴맛, 감칠맛, 등 특징에 따라 세분되는데, 향기나 맛은 산지의 기후, 토질 등 자연조건과 재배기술, 수확조정기술에 의해 차이가 나는 까닭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커피는 15세기 경에는 이슬람교권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커피의 수요가 늘자 아라비아 상인은 재배지가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여 커피원두의 수출을 모카항구(북예멘)에 한정시키는 동시에 원두에 뜨거운 물을 뿌리거나 하여 싹이 트지 못하도록 하는 둥 독점을 꾀하였다.
그러던 중 16세기경에 인도에 새어나감으로서 해외 유출이 되었다.
한때 아세아지역도 주산지였으나 잎마름병이 번지자 거의 전멸하고 말았다.
현재 세계의 원두 생산량은 400만톤에 달하며 지역별로 보면 중남미에 주요 산지가 집중되어 약 70%를 산출한다.
원산지인 아프리카는 산출량이 20%정도에 머물고 나머지가 아세아에서 산출된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1위, 베트남이 2위 그리고 콜럼비아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명품으로는 자메이카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불루마운틴,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산 등이 있으나, 여러 세기에 걸쳐 커피시장을 독점하던 아라비안모카와 에티오피아의 모카롱베리가 단연 최고급품으로 꼽히고 있고, 스트레이트용으로는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를 알아준다.


그런데 커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오해하고 있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이 기회에 커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인식을 짚어보고자 한다.
커피는 카페인이 가장 많은 음료라고 알려졌지만 커피에는 카페인이 0.04%가 포함된 반면, 홍차에는 0.05%로 커피보다 다소 높으며, 이 밖에 녹차나 우롱차에도 0.02% 함유되어 있다.
음주 후 커피를 마시면 나쁘다는 말이 있는데, 오히려 숙취해소에 좋은 음료가 커피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 되는 것을 촉진시키며, 신장기능을 원활하게 하여 체외배출을 쉽게 해주므로 술 마신 뒤 한 잔의 커피는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차와는 달리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만큼은 중독성이 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국제질병분류에 카페인은 중독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카페인에 관한 연구에서도 의존성이나 남용성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커피 마시는 평균치는 0.8잔이라고 한다.
이는 일본인의 2잔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으며, 1인당 세계최고 수준인 핀란드 사람에 비해서는 1/10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면 해롭다는 주장이 또 있다.
커피 한잔에는 약 40〜100㎎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보통 하루 5〜6잔 정도의 커피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짧은 시간(30분 정도)에 많은 양을 마시면 카페니즘(불안, 초조, 두통)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카페인의 분해속도가 다르므로 몇 잔 정도를 마셨을 때 가장 상쾌한 기분이 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커피를 아무리 좋아해도 임신 중에만은 피해야 한다는 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부속기구인 국제 암 연구기관에서는“임산부의 커피음용과 태아발육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근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영국의 커피과학정보센터에서도 커피를 좋아하는 임산부에게 유산, 조산, 미숙아, 기형아가 많다는 보고는 없다고 한다.
또한 커피를 마신 산모의 모유에 카페인이 들어 있긴 하지만 이것이 유아의 발육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커피 예찬론자란 어떤 사람들일까 하고 친구들에게 물으니 대답이 간결하다.
여러 종류의 차가 있는데서 주로 커피를 시키는 사람들 중에 하루 2〜3잔을 마시는 사람은 다 예찬론자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친구나 연인과 만날 때 의례히 커피를 앞에 둔다.
문학이나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작품의 영감이 커피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도 말 한다.
이걸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방법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들에게 만약 커피 없이 작품 구상을 해보라고 하면 저절로 답이 나올 테니까.
기타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때 아내가 조용한 미소를 머금고 커피 한잔을 가져온다면 이 야말로 사람 사는 멋 아닐까?


우리나라야말로 커피의 천국이다.
커피숍 메뉴에는 각양각색의 커피이름이 올라있다.
88올림픽을 전후하여 자뎅을 선두로 원두커피 체인점이 문을 열더니, 얼마 전에는 미국의 어느 커피숍이 국내에만도 150호째 체인점을 개설하였다는 기사까지 나왔으니 놀라운 일이다.
요사이는 인스탄트커피와 원두커피가 소위 다방커피와 커피숍커피라는 묘한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나의 사회생활 초기에는 다방에서 주로 인스탄트커피를 제공하였으므로 이것이 기호처럼 되어버려 나는 지금도 인스턴트커피를 선호한다.
그러나 근래에 다방에 가본 적은 없다.
그 이유란 내게는 자판기 커피가 더 감칠맛이 있을 뿐 아니라, 식당에서 식후에 서비스 받는 공짜 커피가 너무도 맛이 좋은 까닭이다.

친구들 만나면 무엇보다 커피 한잔은 무조건 내가 대접하고 싶다.
그것도 자판기 커피만큼은….

2005년에 씀.

Articles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