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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금모래2004.04.13 11:23
seneka님의 분석에 한 표 던집니다.
세고비아는 작곡가는 아니고 연주가이며, 망고레는 연주도 했지만 작곡가라고 봐야 할 듯합니다.
세고비아는 당시로서 기타가 소화낼 수 없다고 여겨졌던 많은 곡들을 편곡하고 연주하고 알림으로써 기타가 하나의 독주 악기로서 자리매김하게 했으며 그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 그 공로를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그가 로드리고나 망고레의 그 위대한 작품을 연주하지 않았으며, 망고레를 경원했다는 것은-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겠고 이유도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만-일반적인 생각으로 보면 그들을 강력한 경쟁자로 생각했을 거라는 것은 짐작이 갑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예술가들은 좋은 쪽으로 보면 개성있고 멋들어지지만 나쁜 쪽으로 보면 참 편협하고 옹졸합디다. 그리고 물론 일반적인 것에 관대할 수 있지만 자신이 금 그어 놓는 예술적 경계의 어떤 부분에서는-그것은 일반적인 학자도 마찬가지입니다만-절대 양보할 수가 없는 마지막 경계선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누구라도 그 경계선을 건드리면 참지 못합니다.

망고레는 세고비아의 그런 경계선을 넘어들어오거나 그 주변을 건드렸는지 모릅니다. 아마 세고비아는 망고레를 작곡가로 보기보다는 자신과 같은 연주가로 봤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듯이 망고레의 기타연주를 듣고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반면에 세고비아의 시디를 사는 사람은 많습니다. 반면 세고비아는 작곡한 노래는 없으므로 우리는 망고레의 악보는 볼 수 있지만 세고비아의 곡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음악사를 전공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망고레가 어떤 곡을 만들어 세고비아에게 헌정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고, 또 세고비아가 먼저 망고레의 곡을 유럽 무대에서 멋지게 선보였다면 둘 사이는 작곡가와 연주가로 더 많은 부와 명성을 쌓았을 것이고 또 클래식기타의 역사에도 새로운 장이 열리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런데 둘다 연주가로서 서로 맞대결을 해서 그러지 않았을까요?(이 추측에 대해서 전혀 근거는 없음)

소설가나 디자이너,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사람은 태초에 이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과 마찬가지로 똑 같은 일을 했으므로 하나님과 동창입니다. 따라서 작곡가는 위대합니다. 절대적인 의미로 보아 연주가는 그보다 한 수 아랩니다. 그러나 훌륭한 연주가가 그 작품을 연주해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므로 연주가 또한 작곡가만큼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아무튼 세고비아가 망고레를 경원했다고 해서 세고비아의 위상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고, 또 망고레의 천재적 위대성이 사라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세고비아보다 연주를 잘 하는 사람은 많이 나타날 것 같지만 망고레보다 좋은 곡을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고, 있다고 해도 그 세대가 죽으면 또 다음 세대가 망고레 곡에 감탄을 할 거라는 점에서 망고레는 모짜르트처럼 영원하다고 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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