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지나가다2011.03.20 16:07
우리나라에서 '실용음악'운운하는 건
클래식음악의 상대적인(대립적인) 개념으로서 말하는 것이죠.
즉, 우리나라에서의 '실용음악'개념은 클래식/대중음악 이라는 철저한 2분법적 사고위에 기초해 있어요.

그러나 음악사적으로 보았을 때 '실용음악'개념은 좀 달라요. 다음의 경우를 실용음악이라 칭하죠.
(클래식)음악사 책에 자주 언급되는 파울 힌데미트라는 작곡가 아시죠?
이 분은' 연주자-적극적 음악주체, 청중-소극적 음악객체'라는 클래식음악계의 관례에 반발했어요.
즉, "음악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님을 강조하고,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모든 사람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의 노력만 하면 연주할 수 있는, 초절기교가 싹 배제된 음악을 작곡한 적도 있어요.
바일이라는 음악가도 예술음악/대중음악이라는 이분법에 반대한 음악가인데요, 이 분도 일종의 실용음악을 실천했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 유미주의(예술을 위한 예술, 다른 것의 수단이 되지 않는 예술 자체의 예술, 목적없는 합목적성)의 꽃이 피었다고 얘기했죠? 절대음악 개념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고요.
베토벤을 뭐라 부르죠? '악성'이라 부르죠? 음악 역사상 가장 신격화 된 분이 바로 베토벤이예요(오해하지 말아요. 이 말이 곧 "실력에 베해 고 평가되었다"는 뜻은 아니예요).'악성'에서의 '성'자가 보이죠?
이렇게 음악가는 성인과 동일시 되어요. 그리고 음악은....점점 심오해지면서 한 편으로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죠.
이 낭만주의의 전통을 모더니즘 음악가들이 그대로 이어받아요. 물론, 그런 음악의' 정신'만 물려 받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전통적 기법을 배격했어요. 이들이 음악의 혁신을 꾀하면서 음악의 문법을 새로 써내려가는 동안 대중들은 다른 곳을 기웃거리기 시작해요. 이런 경향을 보면서 이 음악가들은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신음악을 모르는 무식한 것들...."

실용음악은 이러한 엘리트 주의에 반발해서 나온 거랍니다. '고급음악=예술음악=클래식음악'이라는 거드름에 반기를 든 거죠.
그런데 이러한 개념이 이상하게 흘러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실용음악=대중음악이 된 것이고요.
음악사 전체로 봤을 때는 '실용음악'역시 (광의의)클래식음악 범주에 들겠고요(이런 범주화는 무의미 할지라도).
때론, 구 소련의 '민중을 위한'클래식 음악 역시 실용음악 범주에 들어갔어요. 민중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는 기악곡 역시 실용음악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견해들은 이곳 저곳에서 비판을 받아요.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어디 고전,낭만시대 음악만큼 '실용적'인 것이 있겠어요?
올림픽 공원에 산책을 가면 비발디를 틀어주더군요.
신세계 백화점에 갔더니 모짜르트가 나와요.
졸업할 때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 나오더군요.
심지어,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계 에반겔리온>에서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나와요.
꼭 현재를 따지지 않아도
과거의 클래식음악들이 실용적으로 쓰였다는 건 음악사가 이미 증명했죠?(행진곡,미사곡,왕실 행사곡 등)



이러한 점을 보아도
바로크,고전,낭만시대의 음악만 고급예술 취급하는 것이 얼마나 얼빠진 생각이며
시대도착적이며, 협소한 생각인지 알 수 있겠죠?

프로 셰프분들께 이런 질문을 해 보세요.
"3만원짜리 스테이크가 고급음식일까요, 아니면 마이클 잭슨이 한국호텔에서 먹었다는 3만원짜리 비빔밥이 고급음식일까요?"

그러면 성질 더러운 셰프는 아마 이렇게 말씀 하실 겁니다.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밥이나 쳐먹어!"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