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으라차차님의 글을 보니까 문득 옛 생각이 났다..
때는 1990년 이른 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나는 2000명 정도 되는 학생들과 학부형들 앞에서
그 어려운 <모짤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한곡 때렸다.
무조건 빨리만 치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을 했을때고
한참 뻔뻔스러웠던 나이였을 때라서 용기있게 그 곡을 연주했던 거시당~
지금 생각해보니 연륜이나 감성에서 나온 용기가 아니라 단순한 객기였던 거다...
엄청 많이 삑싸리 내면서 결국 곡을 마쳤는데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그래도 정작 그때는 긴장 한번 안해서 손이 부르르 떨 일도 없었는데
왜 10년이 더 지난 지금에 와서야 아찔한 기억으로 다가 오나.
그때의 심정은 정말 이랬던 것 같다.
누가 나의 연주(라기 보다는 서커스에 가까웠지만)를 듣고 "왜 이리 삑싸리가 많냐" 고 얘기하면 난 그냥 "삑싸리 낼 거 각오하고 친 건데 그게 뭐 대수냐" 라고 애기 할 수 있는 뻔뻔함이 있었다.
또 누가 곡의 흐름이 좀 어색하다고 얘기하면
"클래식 기타 잡은지 일년만에 친 곡 치고는 잘한거 아녀?"라고 주제넘은 대답을 했을 거시다...
지금은 좀 나이를 먹어 마적 무서운 줄도 알고
삑싸리에 대한 추궁을 두려워 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처럼 기고만장한 일은 볼 수 없고
겸손인지 자괴감인지 모를 애매한 태도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게 되었당~
근디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것도 있기 마련인지라
때론 고개 숙일 줄 아는 겸허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너무 움츠러들어서
혼자 연습할 때와 남들 앞에서 연주 할 때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나 버리고 마는거다....한마디로 쫄은 거시다..
누가 뭐라 하지 않을까,
어려운 부분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자동차 할부금은 제대로 납부했는가...하는 오만가지 잡동사니 생각이 뇌세포를 비집고 들어와서는 좀처럼 연주에 몰입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거다.
그래서 허접 연주를 다 마치고 난 다음엔 예전의 주제를 모르는 만족감 대신에 '이게 아닌데...'하는 당혹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당.
그럴때면 간혹,부족해도 용감했던 옛날이 그립당.
지금 생각해보니 연주자의 혈관속엔
철면피가 흘러야 되는 것은 아닐까...생각하게 된다.
후배 중에 연습할 때랑 연주회랑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연주를 하는 인간이 있는데 그를 보면 항상 부럽다.
유리 심장이 무대에서 그나마 잘 하려면 이런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눈감고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기,
일주일에 한번 이상 무대에 오르기...
예전에 <쥬다스 프리스트> 라는 헤비메럴 밴드의 스코아 북에서 읽은 글인데
어떤 밴드의 모 기타리스트가 요런 얘길 했단다.
"일년에 200회 이상 스테이지에 오르면 하기 싫어도 쥬다스프리스트 만큼 기타 플레이를 할 수 있따..."
우짰든,
남의 험담은 뒤로 가벼이 흘려 보낼 수 있었던 강철 심장을 가졌을 때가 차라리 그립당...그때는 '기타 연습'을 공부로 여기지 않고 '오락'으로 여길 정도로 즐길 줄도 알았는데.
지금은 연습 한번 하려면 각오하고 마음을 다잡은 후에 공부하듯이 한다. 제기럴...식자도 못되면서 식자우환을 느낀다...
음..갑자기 이런 노랫말이 생각난다..
We had joy, we had fun, and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all have gone.
때는 1990년 이른 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나는 2000명 정도 되는 학생들과 학부형들 앞에서
그 어려운 <모짤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한곡 때렸다.
무조건 빨리만 치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을 했을때고
한참 뻔뻔스러웠던 나이였을 때라서 용기있게 그 곡을 연주했던 거시당~
지금 생각해보니 연륜이나 감성에서 나온 용기가 아니라 단순한 객기였던 거다...
엄청 많이 삑싸리 내면서 결국 곡을 마쳤는데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진다...
그래도 정작 그때는 긴장 한번 안해서 손이 부르르 떨 일도 없었는데
왜 10년이 더 지난 지금에 와서야 아찔한 기억으로 다가 오나.
그때의 심정은 정말 이랬던 것 같다.
누가 나의 연주(라기 보다는 서커스에 가까웠지만)를 듣고 "왜 이리 삑싸리가 많냐" 고 얘기하면 난 그냥 "삑싸리 낼 거 각오하고 친 건데 그게 뭐 대수냐" 라고 애기 할 수 있는 뻔뻔함이 있었다.
또 누가 곡의 흐름이 좀 어색하다고 얘기하면
"클래식 기타 잡은지 일년만에 친 곡 치고는 잘한거 아녀?"라고 주제넘은 대답을 했을 거시다...
지금은 좀 나이를 먹어 마적 무서운 줄도 알고
삑싸리에 대한 추궁을 두려워 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처럼 기고만장한 일은 볼 수 없고
겸손인지 자괴감인지 모를 애매한 태도만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게 되었당~
근디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것도 있기 마련인지라
때론 고개 숙일 줄 아는 겸허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너무 움츠러들어서
혼자 연습할 때와 남들 앞에서 연주 할 때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나 버리고 마는거다....한마디로 쫄은 거시다..
누가 뭐라 하지 않을까,
어려운 부분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인가,
자동차 할부금은 제대로 납부했는가...하는 오만가지 잡동사니 생각이 뇌세포를 비집고 들어와서는 좀처럼 연주에 몰입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거다.
그래서 허접 연주를 다 마치고 난 다음엔 예전의 주제를 모르는 만족감 대신에 '이게 아닌데...'하는 당혹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당.
그럴때면 간혹,부족해도 용감했던 옛날이 그립당.
지금 생각해보니 연주자의 혈관속엔
철면피가 흘러야 되는 것은 아닐까...생각하게 된다.
후배 중에 연습할 때랑 연주회랑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연주를 하는 인간이 있는데 그를 보면 항상 부럽다.
유리 심장이 무대에서 그나마 잘 하려면 이런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눈감고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기,
일주일에 한번 이상 무대에 오르기...
예전에 <쥬다스 프리스트> 라는 헤비메럴 밴드의 스코아 북에서 읽은 글인데
어떤 밴드의 모 기타리스트가 요런 얘길 했단다.
"일년에 200회 이상 스테이지에 오르면 하기 싫어도 쥬다스프리스트 만큼 기타 플레이를 할 수 있따..."
우짰든,
남의 험담은 뒤로 가벼이 흘려 보낼 수 있었던 강철 심장을 가졌을 때가 차라리 그립당...그때는 '기타 연습'을 공부로 여기지 않고 '오락'으로 여길 정도로 즐길 줄도 알았는데.
지금은 연습 한번 하려면 각오하고 마음을 다잡은 후에 공부하듯이 한다. 제기럴...식자도 못되면서 식자우환을 느낀다...
음..갑자기 이런 노랫말이 생각난다..
We had joy, we had fun, and we had seasons in the sun.
But the wine and the song,
Like the seasons, all have gone.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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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팁톤이나 K.K.다우닝이 초절기교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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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때 그 연주를 듣고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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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글렌팁튼이나 다우닝이 못치는 편은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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