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봄길에서
-박호민
하루에도 몇번씩 그대에게 갑니다.
길가엔, 새롭게 돋아나는 연한 풀잎들
그래 이 얼마나 싱싱한 출발입니까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입가엔 미소 한 자락 다시 배우며
오늘도 그댈 향해 걸어갑니다.
죽은 줄 알았던 고목에서 붉은 꽃이 피어나듯
오래 엎드린 이 마음에도 어느덧
힘찬 싹 하나 돋아나
아지랑이보다 황홀하게 타오르고 있는지
망설일 수도, 한눈 팔 수도 없는
나의 길은 비록 거칠고 외롭지만
그대가 보내준 따스한 봄빛 한 줄기에
모든 것은 새로운 얼굴로 거듭 태어나서
하루에도 몇번씩 맑은 음성을 듣나봅니다.
산에는 새소리, 물에는 물소리가 가듯
내 마음에 흘러가는 조용한 숨결 하나로
이 봄, 보잘것 없는 나의 노래도
저 눈부신 목련처럼 온전히 벙글어지고
또 온종일 그 그림자 따라 걷게 되나봅니다.
-2000.3.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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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네요.. 근데..오늘 너무더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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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봄이 왔는가 싶게...금새 여름인가 봅니다. ^^; 행복하시길... 어줍잖은 졸작을 괜히 올렸나 싶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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