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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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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253.74.34) 조회 수 7382 댓글 3
좋은 기타 고르는 법~. 흔히 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고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소리'로 좋은 기타를 판별하는 노하우가 잘 담겨진 글을 하나 추천합니다 (--> http://blog.naver.com/clgitarre/110010596728 ). 다만, 소리로 좋은 기타를 고르려면 내공이 좀 깊어야 하는데, 초보자는 사실 힘듭니다.

그래서 내공이 딸리는 초보자는 고수랑 같이 가서 고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조언 역시 친한 고수가 주변에 있을 때나 말이 됩니다. 소리로 악기를 고를 수 있는 내공을 갖추지 못했고 만만한 고수가 주변에 없는 ... 그런 초보자들은 어떻게 기타를 고르죠?

과학자들은 현상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간접적인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가령, 태어난지 100 일 밖에 안 된 아기가 [b]소리와 [p] 소리를 구별하는지 알고 싶다면, 아기에게 센서가 부착된 공갈젖꼭지를 물리고 [b]소리를 계속 들려주다가 갑자기 [p]소리로 바꾼 뒤 젖꼭지를 빠는 강도가 달라지는지 측정합니다. 아기의 젖꼭지 빠는 강도의 변화로 아기의 언어에 대한 지식을 측정한다니 황당하죠~. 하지만 이러한 '간접 측정법'으로 현상을 상당히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연주 내공 딸리고 친한 고수도 주변에 없는 평범한 초보자가 좋은 기타 고르는 법~. 바로 '간접 측정법'을 활용하는 겁니다. 무엇을 '간접 측정'할까요? 바로 제작자의 '정성'입니다. 제작자가 '정성'을 기울인 악기라면 당연히 소리도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성'을 기울였는데 소리가 나쁠 수도 있지만, '정성'을 기울인 악기는 소리가 좋을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훨씬 높습니다. (통계학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자면, '정성을 기울인 악기'와 '소리가 좋은 악기' 사이에는 매우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면, 제작자의 '정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제가 기타 실력은 그냥 중급~ 아마츄어이지만 ... 그래도 기타 만지며 산 세월이 25 년입니다. 25 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다음의 사항들은 기타를 1 시간 전에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체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항들을 점검해 보면 제작자의 '정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제작자의 '정성'과 악기의 '품질'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답니다.

(1) 헤드를 보세요. 기타의 헤드는 네크 재료 위에 얇은 장식 나무를 덧대서 만듭니다. 헤드를 옆에서 보면 ... 그러니까 튜닝머쉰 쪽에서 보면 헤드 앞쪽 무늬와 네크 재료의 무늬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자가 '정성'을 기울인 악기는 헤드 위에 덧붙인 나무가 1.5 mm 내외로 두껍습니다. 정성이 없는 악기의 경우는 종이처럼 얇은 것을 한 장 붙였을 뿐입니다. (진짜 종이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0-50 호 정도의 저가 악기라도 제작자가 '정성'을 기울인 악기는 1-1.5 mm 정도의 나무를 붙여 장식합니다.

(2) 튜닝머쉰 ... 저가 악기의 경우는 그냥 국산 튜닝머쉰이 달려 있을 겁니다. 국산 튜닝머쉰의 경우 5000 원짜리 싸구려와 20,000 원 내외의 고급형이 있는데, 이것은 줄감는 버튼을 보면 대충 압니다. 고가 악기의 경우는 외제 튜닝머쉰이 쓰이는데, 이때는 반드시 브랜드와 모델명을 확인하세요. 특히 '기어비'가 중요한데요 ... 쉽게 말해 톱니 갯수입니다. 예를 들어, 고또 튜닝머쉰의 경우 톱니 갯수가 14 개인 모델은 현지 가격이 2-7 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고요, 톱니 갯수가 16 개인 모델은 15-20 만원 내외로 비싼 편입니다. (코아트에서 판매하는 고또 튜닝머쉰은 사실 현지 가격보다 좀 더 비싼 편입니다. 세금,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그런데, 코아트 가격으로 톱니가 14 개인 모델은 19,000 원짜리 싸구려부터 120,000 원짜리 중가형까지 있고요, 톱니가 16 개인 모델은 20 만원 넘습니다.)

(3) 지판의 두께를 보세요. 저가 악기는 로즈 지판이고, 중가 이상의 악기는 에보니일텐데요 ... 재료를 아끼면서 만든 기타는 지판의 두께가 5 mm 혹은 그 미만입니다. 얇은 지판은 제작자가 얼마나 재료 사용에 인색했는지 보여줍니다.

(4) 1 프렛 바로 윗쪽의 줄 걸리는 부분 ... 너트를 보세요. 너트에 여섯 개의 홈이 파져 있고, 그 홈에 줄이 걸립니다. 그 홈의 간격을 가급적 자로 재어 확인해 보세요. 줄과 줄 사이의 간격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면 ... 제작자의 '성의'를 의심해야 합니다. 또, 1 번 줄 걸리는 홈에서 너트 하단까지의 거리와 6 번 줄 걸리는 홈에서 너트 상단까지의 거리도 일치하는지 체크하세요. 제가 관찰한 저가 악기들을 보면 1 번 줄 홈이 너무 아래쪽으로 파여져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러면 왼손이 자꾸 지판에서 미끄러지면서 삑사리가 납니다. '성의'를 들여 만든 악기는 가격대에 상관 없이 정확하게 계측합니다.

(5) 프렛이 얼마나 균일하고 예쁘게 박혀있는지 확인하세요. 우선, 눈으로 모든 프렛이 네크에 가지런하고 예쁘게 박혀있는지 보시고, 다음으로 네크 상단 (포지션 마크 있는 부분)을 1 프렛부터 12 프렛까지 손가락으로 죽~ 훑어보세요. 손가락이 걸리거나 아프면 ... 제작자의 '정성'에서 감정을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1 번 줄 아래 부분도 훑어보시고요.

(6) 제작자에게 네크를 무엇으로 보강했는지 꼭 물어보세요. 요새는 저가 악기도 거의 보강합니다. 보강을 안 한 네크라면 제작자의 '성의' 부족입니다.

(7) 트러스로드의 유무. 울림통 구멍쪽으로 네크를 봐서 트러스로드가 있다면 가급적 구입하지 마세요. 트러스로드를 사용한 악기는 정밀한 계측 없이 일단 네크부터 끼워놓고 트러스로드로 줄높이 조정해서 세팅한 악기입니다. 클래식기타에는 비추입니다. (* 트러스로드: 쇠막대기에 육각나사 붙어있는 것입니다.)

(8) 울림통 바인딩의 재료.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면 비추입니다. 저가 악기라 플라스틱을 쓴다는 말은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40 만원짜리 악기에도 나무 바인딩을 쓰는 제작자가 많습니다.

(9) 울림통 안을 들여다 보세요. 가급적 밝은 조명과 함께, 또 가능하다면 이빨 들여다보는 치과용 거울을 가지고 들여다 보세요. 내부 보강목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다듬었는지 꼭 체크하세요. 초보자라면 보강목이 '제대로' 깎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강목이 '예쁘고 정성스럽게' 깍이고 다듬어졌는지는 체크할 수 있습니다. 울퉁불퉁 깎이고 거칠게 다듬어진 보강목은 제작자의 '정성'을 보여주는 흔적입니다.

(10) 보강목 재료들이 원목의 '좋은 부분'을 잘라낸 것인지 짜투리 나무 조각인지도 확인하세요. 먹다 남은 찌꺼기 음식과 새 음식을 바로 구별할 수 있듯이, '새 나무'인지 '짜투리 나무 조각'인지도 보면 대충 압니다.

(11) 보강목 주변으로 접착제가 삐죽삐죽 나오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실제로 제작자들 입장에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접착제가 삐죽삐죽 새나왔다면 ... 감점을 조금 하셔야 합니다.

(12) 칠이 울림통 안쪽에서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체크하세요. 울림통 안쪽까지 칠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칠이 끝나는 지점 ... 그러니까 사운드홀 바로 가장자리 부분에서 대충대충 마무리한 경우와 신경 써서 마무리한 경우는 초보자라도 보면 압니다.

그 밖에도 재료의 상태/등급 등으로 악기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 이런 것들을 판별하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관계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오늘 이 글의 목적은 제작자의 '정성'을 가늠하게 해 주는 12 가지 척도를 제시하여 ... 연주 내공 떨어지고 함께 동행할 고수도 마땅치 않은 많은 초심자들이 좋은 악기를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처음 말씀드렸듯이 ... '정성'을 기울인 악기가 '좋은 품질'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물론, 위의 모든 조건을 잘 충족시키려면 악기 가격이 최소 100 만원 정도는 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A사의 30 호 악기가 위의 조건 중 8 가지를 충족시켰고, B 사의 30 호 악기가 위의 조건 중 6 가지를 충족시켰다면 ... 초보자 입장에서는 A 사의 악기를 선택할 이유가 생깁니다. 어찌 되었건 저 한 사람의 경험에 근거한 의견일 뿐이니 ... 그냥 참고만 하세요.

- JS  
Comment '3'
  • 동네아저씨 2007.03.02 23:27 (*.108.105.179)
    여기는 커뮤니티 공간이므로(저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A사와 B를 밝히셔도 될듯 싶습니다. 나쁘다고 써놓면 해당 제작사(자)는 기분이 나쁠지 모르지만 좋은제품을 소개한다면 상관 없지 않을까요? 꽤 민감함 부분이라 조심스럽긴 하겠지만요.
  • 2007.03.03 20:37 (*.134.101.133)
    그런건 상관없을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참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리플이 적네요;;
    시간내서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情 - 2007.03.03 21:30 (*.230.19.76)
    참 좋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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